[15]인천(1:1)포항-거의 이길ㅃ... 무는 정말 싫어

2021. 5. 12. 18:38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전지적 포항시점의 관전기(직관), 인천(1:1)포항, 2021.05.11(화), K리그1 Round 15

오늘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마음으로, 포항을 포항이라 부르지 못한 채 간첩 직관!

원정석을 개방하지 않아서 그 곳에 앉을 순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원정석에 가까운 곳에 자리잡는다. 유치하지만 이러면 좀 더 위안이된다. 그리고 함께 암약하는 간첩들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동지애도 좀 느끼는거지!

 

 

 


스코어는 1대1, 게다가 리드를 빼앗기고 있다가 막판에 겨우 동점골 넣으면서 패배를 면했지만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 지난 강원전부터 안정된 경기운영, 우리만의 특징있는 플레이가 잘 나오고있다. 

우리가 선제 골을 넣었더라면, 아니면 더 빨리 동점골을 넣었더라면 승리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 강원전부터 꽤 괜찮은 경기를 하고있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자신감, 골을 넣기위해 끝까지 집중하는 모습, 원정경기 임에도 무승부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비록 여전히 무 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긴하지만 분명히 팀은 더 좋아졌다. 한 번 공격 올라가면 2차 3차 연속 슈팅찬스로 연결하고 있고 공격에서 세컨볼 따내기도 좋아졌다. 좌우 중앙, 크로스, 드리블 돌파, 찔러주는 패스 등 다양한 공격 콤비네이션도 보인다.

 

(언제까지 이런 말로 나를 위로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내용은 나빠도 이기는 경기가 내용은 좋은데 지는 경기보다 더 낫거든. 어쨌든, 내용도 나쁘고 경기도 지는 것보다는 원정임에도 비기는 경기, 게다가 내용까지 괜찮은 경기니까 많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왠지 위로를 찾는 것같은 이 씁쓸함이라니.. 쩝!)

 

 

 

중앙 미드필드 이수빈-신진호-크베시치

이들 트리오의 삼각형 역할분담은 이제 궤도에 올라온 것같다. 전방 압박, 흐르는 볼 차지하기, 볼 배급과 전환, 완급조절에 공수 밸런스 유지까지. 셋 다 많이 움직이고 패스 길목에서 지속적으로 공을 터치하는 스타일인데, 드디어 셋이 합쳐 3인분 이상의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신진호는 막판에 프리킥 득점으로 대체불가의 존재가치를 한 번 더 입증! 이제 그의 페이스로 포항의 경기를 조율하기 시작했다.

시즌 초에 가장 우려했던 수비와 중앙미들은 안정감이 확연히 높아진 것 같다. 수비와 중앙미들이 잡히면 일단 기본은 하고 들어간다. 아직 수비에서 작은 실수라든가 1대1 경합에 밀리는 모습도 보이지만 틀이 깨지지는 않을 것 같다.

 

 


마지막 퍼즐, 타쉬!

지금 이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타쉬의 득점뿐! 터질듯 터질듯, 터져라 제발 터져라 하고있음에도...

두 달 째 영점조정 중인 특등사수 타쉬님은 오늘도 골 없이 조기퇴근 하시고... 타쉬만 나무라기도 그런게, 타쉬에게로 가는 마지막 패스가 아직 거칠고 투박하고 엇박자가 난다. 공격진에서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다. 어쨌든... 골로 말해야 하는 자리가 스트라이커다. 타쉬가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비단 타쉬만의 문제가 아니다. 페널티 박스까지 간 후에 마지막 마무리가 안된다. 전반에만 여러번 찬스가 있었는데 득점에 근접한 슈팅은 제로! 리드 골을 넣었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였다. 결국 한 번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실점하면서 후반 종료직전 신진호의 골이 나올 때까지 완전 똥줄 축구를 해야만 했다. 

후반 실점 후 임상협을 투입하고 송민규를 중앙으로, 뒤에 고영준 들어오고 송민규 다시 왼쪽으로, 이승모 넣으면서 뻥축구 구사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했지만 오늘도 무 하나 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공격할 때 공중볼 경합에서 너무 못따내고 있는데, 그나마 공중볼 경합 능력을 가진게 이승모지만 연계 플레이와 다재다능한 기술은 타쉬가 확실히 위에 있다. (요럴 땐 왜 그렇게 상대팀에서 뛰는 김광석만 보이는지... ㅎㅎ)

 

이승모는 이러다...

죽도 밥도 안될 수 있다. 이미 미들은 신진호-이수빈-크베시치로 그림 그려진 상황. 자칫 백업만 하다가, 그것도 결과물 없는 백업만 하다가 시즌 다 갈 수 있다. 안터지는 타쉬가 답답하긴하지만 이승모가 타쉬를 넘기에는 기량 차이가 분명히 있다. 타쉬가 아직 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인간성이 글러먹지 않은 한 1번 스트라이커는 그래도 타쉬다.

이승모는 아예 "나는 지고 있을 때 투입되는 백업이다" 복창하고, 같은 처지의 백업 고영준과 함께 만들 수 있는 패턴 플레이를 집중 연습하면 좋겠다. 둘이 함께 뛰면 선발 라인업과 확연히 다른, 빅&스몰 조합의 반전카드로 쓸만할 것 같다. 이승모가 경합하고 고영준이 줍줍하거나 공간 침투하는 식으로 좋은 그림이 나올 것같다.

...


개인 기량 보다 빠르고 정확한 패스와 공간 파고들기로 라인을 깨는게 포항 공격의 큰 줄기 중 하나인데, 아쉽게도 라인을 깨는 패스와 움직임이 아직 잘 안나온다. 그나마 지난 강원전부터 그런 시도가 점점 나오고 있어 다행이지만 여전히 미완 상태다. 이게 완성되고 타쉬가 제 역할을 할 때까지 우리 포항팬들은 빌어먹을 쉿 뻐킹 잣을 입에서 못 놓을것 같다.

일주일 빡세게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해 보자. 1mm만 더 정확하게, 10cm만 더 움직이면 될거같은데... 일주일 바싹하면 안될까?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마침 울산도 주춤하고있다. 우리가 비기니까 지들도 비기고 있네. 다음 수원FC 경기 잡으면 순위바꿈 놓고 한 판 붙을 수 있다. 그래! 동해안 더비는 뭔가 걸려야 재미가 있는거지! 울산아, 도망가지 말고 기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