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포항(0:0)제주- 맨 날 이기면 얼마나 좋겠냐만...

2021. 4. 25. 01:04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전지적 포항시점의 관전기(집), 포항(0:0)제주, 2021.04.24(토), K리그1 Round 12


양팀 모두 좋은 컨디션, 상승 사이클에서 만난 것 같다. 승패를 떠나 3, 4위 팀간 경기 다웠고 지난번 제주에서의 대결보다 팽팽하고 양쪽 모두 내용이 좋았다.
원정에서 1점 챙긴 제주의 판정승이지만 포항도 좋은 경기력, 훨씬 균형잡힌 축구를 보여주었으니 크게 나쁜 결과는 아니다.

최소한 올해도 아챔 경쟁 정도는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고, 상대팀의 삽질과 우리의 반전 운빨이 따라주면 우승에도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고문이 다시 스멀스멀 시작되는건가? ㅎㅎ

A. 우승하자
B. 우승은 못해도 아챔은 나가자
C. 아챔은 못나가도 울산은 이기자
D. 울산에 지더라도 파이널 라운드 상위그룹에는 남자
E. 하위그룹으로 떨어지더라도 강등되지는 말자

위 5단계 천당에서 지옥가는 희망 바겐세일 플랜에서 A플랜과 B플랜만 유지하자구!

 

 


신진호 대신 이승모가 선발 출전

쉽게쉽게 잘 운영했다. 수비형 미들로 그렇게 잘해주면 딱 좋겠는데... 그러면 기성용 되는건데... 아쉽게도 공격에 비해 수비는 좀 안정감이 떨어졌다.


신광훈은 그냥 수비형 미들 해도 되겠다.

중심 딱 잡히고 좋네! 이수빈, 이승모, 신광훈을 적절히 돌려쓰는 미들 운영이 가능할 것 같은데, 신광훈이 뛸 때 수비안정성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와이프가 반대하지 않는다면 수비형 미들로 보직변경 생각해 보기 바란다.

 

고영준은 확실한 반전카드로 자리잡은 듯!

앞으로 팀 조직력이 더 맞아들어가면 어떤 팀을 상대로도 파괴력을 보여줄 것같다.


후반 30분경. 비록 골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이승모-고영준으로 연결된 패스와 슈팅은 올 시즌에 나온 가장 포항다운 연결이 아닐까 싶다. 제발 그런 모습 자주 보여주라.

전에는 한 경기에서도 몇 번 씩 나오던건데, 그걸 시즌 열 두번째 경기에서야 보다니... 올 시즌 참 어렵게 시작하긴 했나보다. 그래도 꾸역꾸역 잘 버티면서 순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게 다른 팀에는 없는 포항만의 가오빨이 아닌가 싶다^^

타쉬와 크베시치는 아직 동료들과의 호흡 이전에 완전한 지지(신뢰)를 받지 못하는걸까?

얘네들 교체 아웃 되면서 오히려 팀의 패스가 더 간결하고 빠르고 편해 보인다.


빠른 선수, 공격력 좋은 선수를 투입하면서 승부를 거는 타이밍이라 그럴 수도 있겠으나... 두 달이 다 돼가는데 아직 박자가 안맞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크베시치는 맨 마지막이 여전히 안좋다. 슈팅은 관중석으로 쏘고 마지막 패스는 우리편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는데 득점 위치에선 자리가 어긋난다.

타쉬는 슛을 너무 아끼는건가? 과감성이 부족한가? 스트라이커는 자세불문 위치불문, 반칙불사, 경고 불사, 오프사이드 불사, 대가리 빠개짐 불사의 정신 내지 득점을 향한 열망(골욕심)이 필요한데 선천적으로 그런 타입은 아닌듯하다. 아무래도 당분간 처진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윙 포워드들의 득점 기회를 높여주는 전략으로 가야할 것같다.

의외로 이광준이 요즘 괜찮다.

1대1 좋고 수비 집중력 좋고 빠르고 투지도 좋다. 잘하면 중앙 수비 한 자리 차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시즌에 가장 구멍이 큰 포지션이 김광석 하창래가 빠져나간 중앙수비인데 이게 또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는거다. 중앙수비 포지션에 어린 선수 앉히는 경우가 드문데, 이광준이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

이호재는...

개막전 인천전 때는 참 인상적이었다. 비록 패했지만 성남전에서도 투박하나마 교체 효과는 보였는데... 요즘은 이순신 장군 흉내를 내고 있다.

"나의 출전을 알리지 마라..."

쫌 과장하면 교체 IN 할 때와 교체 OUT 할 때 딱 두 번 카메라에 잡혔을거다.ㅜ.ㅜ

김기동 감독의 판단미스였을까? 이호재는 단순한 롱 볼 축구를 할 때는 교체효과가 있었지만, 지금 포항은 어느정도 조직력이 갖춰지면서 특유의 패스를 통한 돌파가 되는 상황이라 눈치 없으면 공과 따로 놀게 된다.
판단미스가 아니라면, 이호재로 하여금 이런 패턴에서도 제 몫을 해주기를 기대했으나 그에 미치지 못했으니 들어가자마자 나왔겠지... 어쨌든 롱 볼 위주의 몸빵만 잘하는 반쪽선수로 만족할 수는 없으니 이호재 스스로 배우고 적응해야 할 것 같다. 빨리 찾아 온 첫번째 기회는 놓쳤지만, 다음 기회는 꼭 차지하기 바란다.

상대팀이지만 남기일...

참 좋은 감독인 것같다. 여름에 선수 이탈, 체력적인 고비가 올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 팀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선수가 한 발 더 뛰면서 끝까지 균형을 유지하고, 특출한 원맨의 팀이 아닌 쉽게 지지 않는 원팀을 만들었다.

제주처럼 한 발 더 뛰는 팀과의 경기에서 짧은 순간의 방심, 머뭇거림, 컨트롤 미스는 정말 위험하다. 안일한 볼처리, 한 발 늦은 반응은 치명적이다.

특히 신광훈, 신진호 같은 베테랑들이 여유있는 플레이 하다가 그런 실수를 하다니... 오범석의 수원전 패스미스 이후 트라우마 생길 지경이다.

요즘 국내외 할 것 없이 축구 쫌 하는 팀들은 시종일관 경기장 전지역에서 압박한다. 포항의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런 상대의 스타일 앞에 밥상 차려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지... 노인네들(부장급 선수들^^) 각성이 좀 필요할 듯 하다. 애들이 보고있다. 우리 아들도 보고있다. 각성하자!

기타등등

  • 강상우 송민규 임상협 권완규 늘 하던만큼 했음 (과장급 선수들. 송민규도 포스는 과장^^)
  • 전민광은 역시 센터백 보다 윙백이 나음 ( 센터백은 이광준 > 전민광)
  • 강현무 3경기 연속 안정감 최고조
  • 팔라시오스는 공을 터치하긴 했던가?

...

이겼으면 3위로 상위권 안착, 중위권과 선긋기, 그리고 울산을 바로 아래서 압박할 수 있었는데...
아직 우리의 완성도가 딱 그만큼 부족하나보다. 그래도, 이런 경기를 홈에서 따내지 못한 것이 참 아쉽긴하다. 우리는 무, 수원은 승, 그 바람에 승점 동점. 다음 라운드 수원 원정이 더욱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