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직관 - 제대로 1승! 왜? 전주성이니까!!

2020. 4. 13. 15:09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U-20 월드컵,  대한민국 : 기니,  2017.05.20, 전주

U-20 월드컵 첫 직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지 않는한 굳이 찾아가서 볼만큼 재밌을것 같지는 않은 대회. 아~ 주 오래전 박종환 감독의 멕시코 4강 신화(1983), 포루투갈 황금세대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첫 축구 남북단일팀(1991), 브라질과 프랑스에게 개털린 쿠칭 참사(1997) 등… 이 정도가 그나마 크게 기억나는 대표적인 U-20 월드컵의 기억입니다.  그 외에는 말이 U-20 “월드컵”이지 월드컵은 고사하고 엔간한 A매치급 대회보다 못미치는 그냥 슬쩍 볼만한 청소년 체육대회 정도로 밖에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냥… 마침 우리나라에서 하는데 직관이나 함 갈까? 그래, 혹시 알아? 마라도나처럼 대회를 씹어 먹을 스타도 있을꺼고 우리 애들도 잘하잖아?

그래! 보러가자!!

티켓은 이미 오~래 전에 구입해 뒀지요~^^

 

전주 가기전 - 군산 나들이

성남(사는 곳)에서 전주까지는 2시간 30분. 그것도 길이 막히지 않을 때 얘기! 축구장 외에 줄 서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성격인지라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아침 늦잠을 즐기지만 축구보러 갈 때는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한 가족입니다. 각자 빨간색으로 깔맞춤하고 출발~^_^

일찍 출발하면 일찍 도착하겠죠? 일단 전주말고 군산으로 갔습니다. (전주는 이미 경험하기도 했고…) 날씨도 덥고… 뭔가 시원한거 찾았더니 군산에 유명한 메밀국수집이 있네요. “서울소바”
맛 좋고 가격 착하고 양 푸짐합니다^^
메밀국수, 메밀우동, 알밥 푸짐하게 시켜서 기분 좋은 점심!

원래는 점심 먹고 숙소 체크인하고 잠시 쉴려고 했는데… 3시 체크인이라 2시 30분엔 안된다고 하네요 ㅠ.ㅠ
그대로 발길 돌려서 바로 전주행~~~ (군산에서 전주 월드컵 경기장.  자동차로 1시간 이내)

우리 좌석은 N석. 홈팀(대~한민국)의 서포터들이 있는 곳이죠. 마침 입장했더니 붉은악마들이 응원 준비로 바쁩니다. 태극기 펼쳐보면서 자리 잡고, 북박자도 맞춰보고…. 15년전에 나두 저런 곳에서 저런거 하면서 있었는데… ㅎㅎㅎ
언제나 만나면 좋은 친구, 포항 스틸러스의 검빨과 시안블루 레플리카가 보여서 Zoom-in~~~^^

첫 경기는 아르헨티나 vs. 잉글랜드!

관중석은? 우리나라 경기가 아니라 그런가?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경기임에도 아직은 썰~~~렁~
축구는 아르헨티나가 하고 골은 잉글랜드가 넣더라구요^^
잉글랜드가 2대0 승리!
(하지만 실력은 아르헨티나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경기장에 그래도 잉글랜드 팬들은 띄엄띄엄 몇 명씩 있는데, 아르헨티나…. 단 한 명의 서포터가 (그다지…) 열심히 응원하네요~~ 저 축구팬은 이 경기를 보기위해 얼마나 먼 거리를, 얼마나 오랜 시간을 달려왔을까? 그 마음 충분히 이해, 그리고 무한 리스펙트!!!
나 혼자라도 오케이~ 이게 바로 서포터의 정-신!! ㅎㅎ

대~한! 민! 국!

첫 번 째 경기 끝나도 약 1시간 반의 쉬는 시간. 잠시 경기장을 나가 차에서 좀 쉬고 적당히 요깃거리 & 맥주를 흡입했습니다.

역시 개최국 경기입니다. 우리나라와 기니의 경기 시간이 임박하면서 경기장의 빈자리는 거의 다 채워집니다. 저는…  아르헨티나:잉글랜드 경기 보면서 조금 마시고… 중간에 쉬는 시간에도 조금 마시고… 알딸딸하게 우리나라와 기니의 경기를 시작했네요 ^^
(빨리 마시고 빨리 깨야 운전할 수 있습니다^^)

경기는 환상적이었습니다. 경기도 잘했고, 결과도 너무너무 좋았고(3대0 승리~ 대표팀의 이런 시원한 승리가 도대체 얼마만인지~ ㅎ

경기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습니다. 월드컵이나 유로 경기장 못지 않은 열기와 관중들의 리액션! 정말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여기는 전주거든요. 현재 K리그 최강팀의 홈 경기장인 전주성 아닙니까? 전주의 축구팬들… 최강팀의 팬들답게 정말 축구를 제대로 즐기네요!!

몇 번의 월드컵을 함께했던 와이프가 의미 심장한 말을 하네요.
월드컵에서 우리 경기는 대부분 지거나 비기는 경기였고, 지난번 브라질에서는 너무너무 위축됐었는데… (비록 U-20 이지만) 우리가 월드컵에서 이렇게 시원하게 이기니까 너무 좋다네요~^^

다시 군산

경기 마치고 다시 군산으로~ 숙소를 군산에 잡았거든요^^
업그레이드된 모텔보다 상냥한(?) 호텔에서 조촐하게 편의점 안주로 축배를 들고 하루 마감!

다음날, 일요일 아침에는 군산 투어!
비교적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한 군산의 모습이 참 편안하네요. 일제강점기 수탈의 본진(?)답게 일본식 가옥(“적산가옥”이라고 하죠. "적들이 만든 집")도 여럿 남아있습니다.

고층빌딩보다는 고만고만한 빌딩과 가게들이 늘어선 군산 중심가의 모습이 참 예쁘네요. 제가 느꼈던 어린시절(70-80년대)의 도시 모습도 많이 남아 있구요.

 

군산가면 무조건 이성당이라죠? 저희도 들렀습니다.
이성당 대표 상품이 단팥빵과 야채빵이라는데, 줄이 길어도 너~무 길어서 그냥 가볍게 포기!  (축구장에서도 줄서서 입장하는데 빵집에서까지 줄서기는 왠지 귀차….^^)

다른 빵들도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굳이 줄을 서지 않아도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습니다.^^
빵 몇 개 사고, 아들놈은 아이스크림, 엄마 아빠는 커피. 갑자기 더워진 날씨 때문에 돌아 다니기도 귀찮아서 그냥 이성당 2층에서 먹고 마시고 쉬고^^

 

근데요… 군산에 이성당 빵 말고 좋은게 하나 또 있었네요.
동양어묵이라고… (지도나 네비에는 “동양식품”으로 등록되어 있음)
군산 숙소 찾다가 우연히 알게된 가게인데 어묵이 되게 맛있어요^^

뽑은지 얼마 안되는 따끈한 어묵을 바로 먹었는데 쫄깃, 고소하면서 기분 좋은 생선 냄새랑 생선 기름기가 느껴지는… 어묵만 몇 장을 먹었는지 모릅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아주 소박한 가게입니다. 문을 열었는지 안열었는지도 모르겠고, 들어갈까 말까 한 번은 망설여지는 다소 황당한 가게. 우리도 잠시 망설이다 문은 열려 있는것 같아 빼꼼 열고 들어갔더니… 네… 가게 열려있고 아주머니가 안에 계십니다!!

바깥 모습은 다소 의심이 가지만 용기내 들어가면 맛있는 어묵을 황당하게 싼 값에 맛볼 수 있습니다. (얇은 납작어묵 천원에 10장! 가격이 너무너무 착합니다^^)

….

몇 가지… 이번에 전주에서 U-20 월드컵 보면서 알게 된 사실 몇 가지 소개합니다.

  • 원칙적으로 음식물 반입 안되지만 소량의 음식은 반입됩니다.
  • 소량? 예를 들어, 손에 들고 들어가는 음식은 뭐라고 하지 않네요.
  • 치킨은 안된다고 했는데… 경기장 안에는 분명히 치킨 상자 들고 다니는 사람 있었음 (한 버 쇼부쳐 보세요^^)
  • 더블헤더(한 번에 연짱 2경기) 경기라서 그런가요? 입장 후 나갔다 다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나갈 때 스탬프 찍어줍니다. 그거 보여주고 간단히 재입장 가능) 그러니까… 더블헤더 경기 볼 때, 첫 번 째 경기 끝나고 쉬는 타임에 밖에 나가서 한 그릇 먹던가, 한 잔 하던가, 잠시 눈 붙이던가… 이런거 가능합니다.
  • 월드컵과 비교하자면… 보안검색이나 경기장 운영은 아무래도 좀 느슨합니다. 덕분에 조금 더 편하게, 덜 빡빡하게 입장할 수 있고 경기도 그만큼 더 느슨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경기장내 매점에서 맥주, 음료수, 컵라면, 오징어, 쥐포, 과자, 핫바… 등등 간단한 요깃거리와 술안주 즐길 수 있습니다^_^

함 즐겨 보자구요~~
이번 금요일, 수원으로 출동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