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만은 없었던 UAE전 2대1 승리

2011. 10. 11. 23:50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모두들 비슷하지요?
이긴 것 좋고, 승점 3점 따낸 것도 소중하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뒷끝이 좀 남는군요.
아기자기 짜임새 있고 활발한 것 같지만 겉도는 플레이가 많고
짧게 짧게 이어진 듯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맥이 끊어지고
상대의 역습은 여러 차례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사실상 서정진-박주영으로 이어졌던 첫번째 골과 지동원의 헤딩슛 외에는 득점이 만들어 질만한 상황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머랄까... 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어느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나 할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긴 할텐데...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너무 오래가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기다리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답이 없다는 것이 좀 답답하지요.

하지만, 꼭 하나 짚어 보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펄펄 날았던 서정진은 무엇을 보여 줬을까요?
서정진 못지 않게 미드필드에서 활발히 넓은 영역을 누볐던 이용래는?

스펙 좋고 잠재력 높지만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해외파 보다는
지금 현재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K-리그 톱 클래스 선수들이 더 낫다는 반증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반박자 타이밍을 놓치던 지동원과 구자철.
비록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박주영도 마찬가지...
이 선수들은 몸으로 축구를 한 것이 아니라 머리로 축구를 했습니다.
몸은 반박자 정도 따라주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타고난 축구 센스로 그나마 이름값을 했다는 말이지요.

구자철과 박주영의 부상도 우연만은 아닐겁니다.
선수들 몸의 미세한 차이는 똑같이 맞부딪치는 상황에서도 부상으로 이어지기도하고 피해갈 수도 있습니다.
꾸준한 출전을 통해 몸과 감각이 단련되지 못한 상태에서는 후반 중반 이후 특히 이런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A-매치와 대표팀에서의 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해 보고자 하지만, 분명히 한계는 있는 것 같습니다.

수비라인의 문제가 좀 도드라져 보이는데... 뭐, 어쩔 수 없습니다. 기다리는 수 밖에...
어쩌면 내년 런던 올림픽을 통해서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기존 선수들과 감독을 믿는 수 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A-대표팀 성격상, 전술은 만들 수 있지만 선수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는 법!
선수를 만드는 역할은 홍명보의 팀에 기대를 해 볼 수밖에 없겠네요.

오늘의 선수 교체는 결과적으로 실패라고 보입니다.
2대0 리드 상황에서 손흥민과 이동국이 투입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추가 득점은 고사하고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지동원의 컨디션을 봤을 때, 2대0 리드 상황의 후반 적절한 타이밍에 손흥민을 교체 투입한 것은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하지만, 박주영이 부상당한 상황에서 이동국의 투입은 조금 의외였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미드필더 또는 이근호 같은 선수를 투입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2대0 리드 상황인 만큼, 좀 더 안정적으로 공격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는 선수를 넣던가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는 선수를 투입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동국을 후반에 투입한다는 말은 추가 득점보다는 반전을 위한 카드라는 말인데...
갑작스런 박주영의 부상으로 인해 조광래 감독이 순간적으로 당황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동국 또한 이번 경기에서는 반성을 좀 해야할 듯 합니다.
그 상황에서 교체투입 됐을 때는 추가골을 넣기 위해서 용쓰기 보다는 앞서 말한것처럼 팀의 공격 주도권을 더 강화하면서 최소한 추가 실점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조금 활발하게 앞뒤로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는 플레이를 펼쳤어야했습니다.
볼이 최대한 상대 진영에 머물 수 있도록 거칠고 수비적인 플레이도 마다하지 말았어야 했고
상대의 리듬을 끊는 반칙도 좀 했어야 했습니다.
본인도 그런 미션을 알았을텐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네요.
 
....

그나저나, 경기장을 찾았던 선덜랜드의 관계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도...

"기성용이 우리 선수였으면..."

"저어~기 7번 선수는 맨유의 Park 같은걸?"

"..........(지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