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2. 12:30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주변 정황과 여론이 사실보다 앞서가는 형편이 되니,
실질적인 문제해결은 우왕좌왕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파리아스가 포항에 남게 되더라도
팀이나 감독 모두 이런저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으니
하나된 팀으로 최상의 전력을 내기가 어려워질 듯 합니다.
그렇다고 파리아스가 떠나게 되면,
시즌 전력을 떠나서 톱니바퀴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없으니
지금 상황에서 포항은 내년 한 시즌은 땜빵 시즌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이네요.
포항 스틸러스로서는 먼저 파리아스를 끝까지 믿는지 아닌지를 확실히 해야할 듯 합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확실히 믿는게 가당키나 한 소리냐고 말하겠지만,
믿을 땐 확실히 믿어 주는게 포항만의 특징이기도 하니까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더라도, 믿을 때는 확실히 믿어주는게 맞겠지요.
즉, 파리아스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면... 그의 말대로 1년을 안식년을 주면 되는겁니다.
연봉과 처우가 문제라면 거기에 대해서 빨리 의견접근을 해야하구요.
지난 5년간의 신뢰를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고, 서로간에 숨길 것도 없다고 봅니다.
믿지 못한다면... 지금 바로 팀 리빌딩에 들어가는 것이
미래를 위한 가장 빠른 준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이런저런 추측이 난무하고,
감독과 팀 모두 상처를 입는 상황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년만 더 파리아스가 맡아 주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요?
단지 포스트 파리아스 체계를 준비하기 위해 1년의 시간을 벌어 놓는 것이 전부입니다.
서로간에 상처를 입고, 무엇보다도 신뢰에 금이 가는 상황에서는
지난 몇년간 포항이 보여준 "하나된 힘"을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의 포항은 돈 많이 들여서 몸값 비싼 스타 군단으로 전력을 만드는 팀이 아니라
하나된 목표와 단결력, 팀에 대한 자부심, 조직력을 바탕으로 전력을 만드는 팀이니까요.
만약 파리아스에게 1년만 더 맡아 달라고 할거라면
차라리 더 젊고, 더 가능성 넘치는 팀으로 리빌딩 하는 것이 낫습니다.
젊고 유능한 파리아스, 그리고 그와 함께 혼신의 힘을 다 해준 선수들이 있었듯이
다시 그렇게 준비하고 나아간다면 지금의 영광을 다시 못하리란 법도 없지요.
제가 순진한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계약과 조건으로는 최고를 만들 수 없습니다.
천하의 히딩크도 아인트호벤의 우승 외에는 4강과 결승진출까지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우승이라는 것, 최고라는 것, 모든 사람들에게서 인정받는 것...
그것은 계약이나 조건보다는 훨씬 고귀하고 순수한 동기가 필요합니다.
조건 없는 의지와 열정, 자신감, 신뢰와 단합이 필요합니다.
이미 파리아스는 조건과 계약으로 잡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포항이 그걸 만족시킬 수 있는 조건과 계약을 제시할 수도 없을겁니다.
더 이상 서로간에 상처를 내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지난 5년간의 시간을 돌이켜볼 때,
포항 스틸러스가 파리아스의 업적과 영광을 지켜줄 의무는 있으며
파리아스도 포항 스틸러스에게 그만큼의 의무는 있다고 봅니다.
서로의 영광와 업적에 더 이상의 상처는 없었으면 합니다.
믿음으로 기다리던가,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그냥 쿨하게 악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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