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8. 18:29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Waldemar Lemos de Oliveira
(1954.06.05, 리오 데 자네이로 출생)
포항 스틸러스의 새로운 사령탑!
그의 축구를, 그가 추구하는 축구를 모르고, 그가 누구인지를 잘 모르지만...
"축구는 전쟁이 아닌 예술이다"
"전쟁에는 피해자가 있지만 예술은 그렇지 않다"
그가 거짓말장이, 말만 늘어 놓은 이빨꾼만 아니라면
포항 스틸러스의 새 사령탑을 맡을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그는 포항과 같은 검빨(Rubro-negro) 유니폼의 상징, 브라질 플라멩고의 감독을 역임한 적이 있다!
....
이 아저씨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사실 감독으로서의 성과가 그리 빠방하지는 않습니다.
브라질 청소년 및 올림픽 대표팀을 지도하여 남미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외에
프로리그에서는 2부리그 내지 하위팀을 주로 지도했습니다.
특히, 1부리그의 경우 한 시즌을 모두 채우지 못한 채
몇 개월 동안만 지도한 경력들도 좀 됩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플라멩고 감독 시절입니다.
2003년에 형인 오스왈도 올리베이라의 뒤를 이어 몇 달간 지도한 것 (11경기),
그리고 2006년에 다시 몇 달 (18경기)...
성적은 비교적 기대할만큼 냈지만 감독으로서의 수명은 짧았습니다.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무엇 때문에 붙박이로 성공적인 길을 달리지 못했을까요?
먼저, 성적 지상주의 감독이 아닌 듯 합니다.
리그 우승을 바라는 팀들은 이것저것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우승이 최고!
하지만... 이 아저씨... 자기만의 축구에 대한 고집이 강했던 모양입니다.
어찌보면 냉혹한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는 어울리지 않는... 축구 선생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윗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감독이 아닌 듯 합니다.
지도력은 있는 듯 합니다. 한 때 명문이었으나 하위권에서 뱅뱅돌던 플레멩고를 다시 중위권에 올리기도 했고, 브라질컵 결승에 올려놓기도 했으니까요.
구단 고위층을 말을 잘 안듣던가, 타협하지 않는 성격이던가, 정치력이 부족한 사람이던가...
또한,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처럼... 공부하고 몰두하며 지도하는 스타일이 강해 보입니다.
좋은 매니저이기 보다는 좋은 선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군"이기 보다는 "신사"가 어울려 보입니다.
카리스마와 파이팅이 넘치고, 너스레 떨줄 알고, 쇼맨십도 좀 있고, 정치력도 있고, 약간의 여우기질...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저평가되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어쩌면, 제대로 믿어주는 주인을 만나지 못해서 재야에서 썩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
과거 부천을 지휘했던 니폼니쉬가 연상됩니다.
비록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도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했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많은 부천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주었지요.
포항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브라질에서 온 니폼니쉬일까...
아니면... 지금까지 저평가 됐던 외유내강 실속파 승부사가 제대로 된 기회를 잡은 것일까...
물론, 포항 스틸러스의 팬들은 승리와 우승을 바랍니다.
하지만, 포항 스틸러스의 팬들이 진정으로 자랑스러워 하는 것
진짜 가슴에 품고 사는 자존심은
우리는 고고하고 명예롭고 정통성 있는 축구를 추구하기 때문!
새로운 Rubro-negro와 인연을 맺게 된 그와 함께...
올해는... 다 같이 예술 함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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