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나들이 - 2009 K-리그 플레이오프, 포항:성남

2009. 12. 5. 00:38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그새 일주일이 지났네요.
그리고, 포항을 대신해서 2009 K-리그 챔피언을 차지할 팀이 내일이면 결정 되겠군요.
전북이 우승하기를 내심 바래봅니다.
그래도, 그들이 2009년 최고의 팀이었으니 마땅히 챔피언의 영광은 전북의 것이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성남이 이기더라도 그들 또한 챔피언의 자격이 있을 것 같네요.
지난주말 포항과의 경기까지는 다소 부족해 보였지만,
지난 수요일의 1차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성남 또한 훌륭한 팀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해 주었습니다.

지난 주말...
멀리 포항까지 달려갔는데... 비록 승리를 하지 못해 아까운 경기였지만...
늘 고향처럼 나를 반겨주는 포항이기에, 간만의 나들이는 즐거운 여행길이었습니다.


대개는 직접 운전해서 포항에 다녀오지만, 이번에는 기차로 갔습니다.
일요일 경기본 후에 운전해서 다시 올라오고, 그리고 월요일에 출근하기에는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치우가 KTX 타고 가자고 노래를 불렀답니다.
치우는 기차에서 도시락도 먹고, 숙제도 하고... 기차타고 가는 내내 신나서 쫑알쫑알... ^^
서울역에서 동대구역, 다시 포항역까지... 함께 웃으며 이야기하는 즐거운 기차여행이었습니다.


죽천회식당

포항에 가면 늘 들르는 횟집입니다.
포항 토박이인 저희 장인어른 잘 아시는 물횟집!

포항하면 유명한 음식?
겨울 과메기와 대게, 여름은 물회!

비록 겨울이지만 포항까지 왔는데 물회 한 그릇 안먹을 수 없겠죠?

저도 포항에서 12년을 지내는 동안 여러 물횟집 맛을 보았지만, 이 집이 제입에는 제일 맛있었습니다.
(저희 장인어른 끗발로 맛있었는지도 모르죠...ㅋㅋ)

포항 북부해수욕장 근처에 있습니다.
포항 시내쪽에서 북부해수욕장 들어간 후 쭈~욱 따라 올라가서 해수욕장 거의 끝쯤에 도달하면 보일겁니다.

늘 장인어른께서 회를 사주시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습니다.
(1만원 이었던 것 같네요... T.T)





물회 먹기 전에 나오는 (일명 쓰끼다시) 골뱅이도 맛있죠!


드디어 주인공 물회 등장!
이 집 물회에는 소라살이 들어 있어서 꼬득꼬득하게 씹히는 맛과 고소함이 일품입니다.
소라살 말고 가자미(도다리? 정확히 모르겠네...)가 함께 들어 있는데, 초장을 적당히 넣고 쓱쓱 비벼서...
취향에 따라 물을 부어 먹거나 그냥 먹습니다.
(지금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네요.^^)




아라비카

포항에 가면 항상 들르는 또 한 곳!
커피 전문점, 아라비카입니다.

상당히 오래된 곳입니다.
제 기억에 1990년쯤에도 들락거린 듯 하니, 대강 잡아도 20년은 됩니다.
그때 그 사장님이 그대로, 커피맛도 여전히 최고입니다.

포항에 가시거든...
싱싱한 해산물만 드시지 마시고, 아라비카에 가셔서 직접 로스팅해서 향이 풍부한, 그리고 솜씨 좋은 바리스타가 핸드드립으로 내린 훌륭한 커피도 맛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정성과 맛으로 20년을 지켜온 곳이니만큼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제가 나이가 든 만큼 가게도 나이가 들고 가게 주인장님도 흰머리가... ^^
맛과 정성은 그대로지만 세월은 빗겨갈 수 없는 모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케냐AA 한 잔하면서 오랜만에 와이프와 데이트 함 했습니다. (그 동안 치우는 외갓집에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있었고, 저와 와이프만의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

이렇게 토요일 저녁을 보내고, 다음날 경기장으로 갔습니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흑흑)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 앞에서 (모형 아님다! 진짜 트로피입니다!)

지난 주말...
비도 내렸고, 포항 날씨가 제법 쌀쌀했습니다.

치우도 스틸러스 머플러로 중무장!
머플러의 별이 네 개...
올해 다섯번째 별을 딸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꼭... 멀잖아...
치우는 다섯 개의 황금색 별이 그려진 머플러를 가지게 될겁니다!

그리 멀리 않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경기 시작하기 전에 서포터스에게 제일 먼저 인사를 하는 강철 사나이들...

올 시즌 챔피언에 도전하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쉽지만
올해에만 이미 두 개의 컵을 들어 올렸기에, 그리고 어느 시즌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준
우리 포항 스틸러스 강철 사나이들의 땀과 열정을 충분히 알기에...
한 시즌을 이처럼 아낌없이 보냈기 때문에
비록 스틸야드에서 패배를 했지만, 속은 후련하고 개운하네요.

파리아스와 우리의 강철 사나이들...

고개 높이 들고, 한껏 자랑스러워하세요!
올 한 해, 그대들은 아시아 최고의 사나이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아시아 최고 팀의 팬이 되었습니다!

올 한해는 우리에게 어느 해보다도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한 해가 아니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