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잘하는 김남일 때문에 걱정!

2008. 6. 16. 13:52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허정무호 출범 후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두 가지 문제가 두드러집니다.
누구나 다 아는, 대부분의 팀들이 가진 문제점... ^^

찬스에서의 득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실점은 너무 쉽게 한다. ^^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하는 것은 일단 놔두기로 하죠.
비단 우리팀만의 문제도 아니며, 비록 득점력이 만족스럽지 못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바로는 한 경기에서 한골이나 두골 정도는 뽑아내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수비에서 너무 쉽게, 그것도 후반 20~30분 사이의 "침체기"에
어김없이(^^) 실점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대표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팀들이 이 시점에는 위기 또는 반전의 상황이 찾아오지요.

기본적으로는 최종 수비수 및 골키퍼 개인들의 기량문제가 크겠지요.
순간 판단과 협업, 그리고 1대1 싸움에서 한 발 밀리는 것,
골키퍼의 마지막 커버리지, 동료 선수들의 백업 등등...
하나하나 따져보면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일 것입니다.

...

저는 김남일의 플레이 변화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최근 김남일은 예전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활발한 공격 지원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드필드의 중심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고 있지요.

문제는 여기... 김남일이 다양한 공격옵션을 장착하게 되면서
오히려 마당발로 미드필드와 수비라인까지 아우르던 그의 수비 역할은 축소된 듯 합니다.
언뜻보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 김남일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보니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역할,
더 나아가서 위기 상황에는 최종 수비라인의 배후까지 커버해주던 모습을 보기가 힘듭니다.

강한 미드필드, 특히 수비형 미드필드 라인이 탄탄하면
쉽게 역습 상황을 맞거나 한 순간에 수비가 와해되는 일은 거의 벌어지지 않습니다.
최전방으로 한 번에 넘어가는 패스가 나오기 전에 봉쇄하거나
설사 패스가 살아서 나간다 해도, 1대1 방어에 나선 최종 수비수 뒷공간까지 커버하니까요.
또한 그렇기 때문에 최종 수비수들은 보다 자신있게 앞으로 나서면서 수비를 할 수 있지요.

...

김남일 선수 개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바뀐건지, 아니면 감독의 운영정책에 따른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최종 수비수들이 전진압박하면서 수비를 펼칠 수 없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커버해야 할 수비지역이 너무 넓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김남일이 공격적으로 나갈 때 그 빈 곳을 채워줄 파트너가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고요.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볼 때, 중앙 수비형 미드필드 자리에서 좀 더 중심을 잡아 줄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화려하게 눈에 띄지는 않는 자리지만, '살림꾼' 역할을 해주는 아주 중요한 포지션이지요.
특히, 팀의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포지션입니다.

지금까지는 골을 더 넣고 이기는 방식이었지만
월드컵 최종예선, 더 나아가서 본선에 들어갈 경우에는
몇 골을 넣는 것보다도 한 골을 지킬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최소한 0대0으로는 비기는 것이 아주 절실해 진다고나 할까?)

단순히 수비수 아무개가 문제라고 진단하기 보다는
팀의 전체적인 수비력이 뒷받침 되어야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그렇게 욕을 먹어도, 김상식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는 점을 주목해야합니다.)

김남일을 다시 전투적 터프가이로 되돌리던가
조원희나 황지수 같은 선수를 통해 역할을 분담하던가
아니면 제2의 김남일을 찾던가...
유상철한테 다시 빤스 입혀서 그라운드로 내보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