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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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11일의 포항, 그리고 황선홍
1995년 11월 11일. 딱 15년 전 오늘이군요. 포항 스틸러스와 성남 일화(당시 일화 천마)가 K-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을 치른 날입니다. K-리그 팬들에게 역대 가장 드라마틱한 경기로 손꼽히는 바로 그 경기가 열린 날입니다. 물론, 저도 그 날 경기장에 갔었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축구를 보고 싶어하는 외국인 친구들까지 데리고 갔었지요. 분명히 포항이 이길 것 같았기에, 제가 좋아하는 팀의 우승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1차전을 1대1로 비겼기에 2차전 홈경기를 치르는 포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고 전력면에서도 황선홍, 라데, 박태하, 홍명보가 주축을 이루는 포항이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전반전은 황선홍이 2골을 넣으면서 완전히 포항의 분위기였습니..
2010.11.11 -
황선홍이 포항 감독으로 온다면...
부산과 계약이 종료되는 황선홍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행이 연일 이슈가 되는군요. 마침 계약이 종료되는 황선홍 감독, FA컵 우승 좌절로 인해 부산에 남아 있을 명분이 약해진 상황.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는 현재 감독대행 체제. 게다가... 황선홍은 자타가 공인하는 포항 스틸러스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 그림 상으로는 퍼즐이 딱 들어 맞는 모양이 나오는군요. 아직 초보 감독의 굴레를 벗지 못한 황선홍 감독이지만, 최하위권 부산을 지난 3년간 중위권 수준까지 올려 놓은 것으로 본다면 그의 지도력에 포항 스틸러스를 맡겨보는 모험 정도는 그리 무리가 아닐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포항 스틸러스 입장에서는 분위기 쇄신, 흥행성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만 하고 팀 또한 여전히 파리아스 이후의 리빌딩 작업이 진행되..
2010.10.28 -
축구팬의 눈으로 본 야구 한국시리즈
저는 축구팬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야구의 문외한은 아닙니다. 1969년생... 제 나이 또래의 남자들이 대개 그렇듯이, 초등학교 시절에는 박노준, 김건우, 류중일, 김정수, 선동렬이 뛰는 고교야구를 흠뻑 즐겼고 중학교때는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서 자랐습니다. 어린시절을 춘천에서 보낸 저는 불행히도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이었습니다.^^ 응원할 팀이 존재하는 것 자체로, 그 순간부터 아픔을 가져야하는 슬픈 팬의 추억이랄까... T.T 하여간, 인천을 연고로 하는 삼미 슈퍼스타즈였지만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인천이 아닌 춘천에서 홈 경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야구팬들도 축구를? 저는 평소에 거의 야구를 보지 않습니다. 그저 스포츠 뉴스로 전해지는 몇몇 헤드라인에서 흥미를 느낄 뿐이지요. 그렇지만 포스트 시즌 경기, 특..
2010.10.20 -
한국과 일본, 스타일을 서로 바꾼듯
한국팀과 한국팀, 아니면 일본팀과 일본팀이 경기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원래 한국은 빨리 뛰고 많이 뛰고 길게 차는 스타일, 일본은 작게 허물면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서로에게 변화가 생겼습니다. 일본팀은 지난 남아공 월드컵때부터 예전보다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조광래 감독 부임 후 꼬꼬마 땅볼축구를 많이 구사합니다. 그러다보니 양팀이 서로 아주 비슷한 스타일을 축구를 하게 되었네요. 양팀의 주 공격수인 박주영과 엔도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엔도가 한국형 공격수에 가깝고 박주영은 일본팀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하면 한국 축구가 스타일을 바꾸면서 진화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예전의 힘이 넘치는 모습을 조금 잃어버..
2010.10.13 -
고은(高銀) 시인과 축구와 K-리그
노벨 문학상 후보에 자주 올라가는 고은 시인. 수상이 유력하다던 올해에도 노벨상은 다른 작가에게 돌아갔습니다. 우리나라 문학 작품의 번역 문제도 있겠지만 외국어 번역을 말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은의 시를 얼마나 읽었을까요? 저도 분명 어떤 기회로든 고은 시인의 시 한 편은 읽었을 법 한데 단 한 편의 시도, 심지어 단 한줄의 싯구나 단 하나의 시어도 제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고, 많은 문학인들의 추천을 받고 있으니 시인의 시가 나쁘거나 평범해서가 아니겠지요. 전적으로 제가 그만큼 고은 시인의 시를 읽지도 기억하지도 않은 탓입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봐도 고은 시인의 시 한 편 기억하는 사람은 못찾겠습니다. 그러기에...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면 ..
2010.10.08 -
포항, 다시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어제(9월 15일, 수) 포항과 조바한의 아시아쳄피언스리그(ACL) 8강전. 포항으로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결과였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1대2로 패하긴 했지만, 원정경기에서 골득실 1점차에 득점도 하나 올렸으니 그리 나쁜 결과는 아닙니다. 포항 홈 경기에서 1대0으로만 이겨도 되니까요. 가장 반가운 것은 포항의 플레이 특징을 잘 살렸다는 점입니다. 포항이 가장 잘 나가던 2007~2009 시즌과 같이 빠르고 간결한 패스웍과 효율적인 경기운영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CL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어서 그런지 부담되는 이란 원정 경기에서도 90분 내내 포항의 스타일대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습니다. 부상이나 불필요한 경고도 없었고요. 파리아스 이후 레모스 감독을..
2010.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