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성남(1:0)포항 - 이러다 강등? 에이, 설마...

2021. 11. 3. 16:43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전지적 포항시점의 관전기(집), 성남(1:0)포항, 2021.10.30(토), K리그1 Round 34


하위 스플릿의 첫 경기도 패하고 말았다. 시즌 초반에는 그래도 꾸역꾸역 3~4위권과 아챔 출전권을 노리던 팀인데, 지금은 하위 스필릿에서도 한 계단을 더 내려오고 말았다. 강등권 팀과는 아직 승점차가 있어서 현실적인 강등 걱정을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마음 한 켠에 강등의 공포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세상 일은 모르는 것이고, 우리가 연패하고 다른 팀이 연승하면 바로 입장 바뀌는 것이고, 시즌내내 불안한 전력에 피로까지 누적되면서 우리는 계속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고, 결정적으로 이런 우리를 상대팀이 만만하게 보기 시작하면 상황은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다.

골을 넣어라~~ 골!

성남과의 경기를 한 번 돌아보자. 성남의 홈 경기였지만 우리가 주도하는 경기였다. 비록 한 골을 득점하긴 했지만 성남 공격이 날카롭거나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결국 0대1 패배!
간혹 수비가 휘청거리는 장면도 나오긴 했지만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는 득점이다. 득점을 올릴만한 슛이 별로 없고, 그런 슛을 때릴 수 있는 마지막 찬스 만들기가 잘 안된다. 될듯될듯하면서 맨 마지막 패스가 부정확하거나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은 우리 선수들끼리 동선이 엉키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ACL 8강 나고야전부터는 뭔가 합이 맞는 우리의 플레이들이 나오는가 싶더니 그 다음 4강 울산전에서는 인생경기를 펼치던 팀인데, 그 이후에는 거짓말처럼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무겁고 판단이 늦다. 결정적인 타이밍에서 머뭇거리는 경우도 종종보인다.

이것저것 안풀리고 자잘한 실수가 많이 나오다보니 자신감이 많이들 떨어져있는 것 같다. 각 선수들이 좀 더 자신있게 움직였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슛, 그리고 슛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공격적인 전진 패스를 망설이지 않았으면한다. 빨리 판단하고 빨리 움직이고, 자신있게 볼 처리하고...

뭘 그리 쫄고 그러냐? 쫄보 축구해서 이기면 모를까, 차라리 과감하게 모험적인 플레이하면서 지는편이 낫지 쫄보짓 하다가 지면 더 약오르고 창피하다.

 

영 플레이어 5인방

이미 기대를 접은 외국인 선수들은 그렇다쳐도 신인 선수들이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부분은 많이 아쉽다.

물론 사정은 있을 것이다. 이승모는 제 포지션이 아닌 땜방 포지션에서 뛰고 있고 이수빈은 신광훈의 자리 이동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적었다. 이호재도 전반기는 거의 공쳤고. 그나마 고영준과 김륜성이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는데... 김륜성은 어느정도 자리르 잡은 것 같은데 고영준은 예나 지금이나 조커 반짝카드 역할밖에는 못하고있다.

고영준... 반짝이는 무언가를 가진 좋은 선수다. 작년 이맘때, 우리를 얼마나 설레게 했던 선수인지 모른다. 올 시즌에는 더 많은 출전 기회와 함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 더 많은 득점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 아니면 더 큰 자극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행히 이번에 황선홍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에 뽑혔다.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과 직접 어울리고 경쟁하면서 새롭게 정신무장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정상빈, 강현묵, 홍시후... 같은 또래, 비슷한 포지션,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들이다. 작년에는 고영준이 앞서 있었지만 지금은 저들이 앞서 있다는 것! 명심하자!

 

다행히, 홈에서 2연전

홈에서 우리보다 하위의 두 팀을 상대한다. 우리로서는 정말 다행스런 일정이다. 만약 여기서 성공적으로 승점을 쌓는 다면 강등권 걱정은 덜 수 있다. 그리고, 매우 어려운 원정길이긴 하겠지만 아챔 결승 원정을 떠나는 마음이 한 결 가벼울 것 같다.

스틸야드의 관중수는 성적과 비례한다. 방역수칙 때문에 적은 수의 관중들만 받을 수 있었음에도 적지 않은 관중들이 스틸야드를 찾았다. 하지만 어쩌면 다음 강원전에서는... 방역수칙이 완화되었음에도 눈에 띄게 관중수가 줄어 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고참 선수들은 알 것이다. 한없이 충성스럽고 미련하다 싶을만큼 기다릴 줄 아는 포항의 팬들이지만, 성적이 실망스러울 때는 매섭게 발길을 끊어버리는 팬들이기도하다.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으면한다. 그 관중들의 힘이 우리의 승리에 다만 1%라도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나는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고있다. 부디... 아직은 팬들이 매섭게 발길을 끊을 지경까지는 아니라고 믿고싶다.

....

여기에는 우리가 없다
여기서도... 맨 위는 우리가 아니네... ㅠ.ㅠ

 

이게 우리의 현재 성적표다. 내일의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 그보다는 내일 닥칠지 모르는 암흑을 걱정해야 할 때다. 

 

내년에 2부리그 선수할래, 아니면 1부리그 선수할래? 선수들아... 긴장해라... 집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