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9. 19:08ㆍ색다른 축구 직관 여행/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2019 싱가포르
2019-07-21
아랍거리 오전 산책, 모스크 체험
과음 다음날은 늦잠이 필요하지만... 놀러오면 나도 모르게 부지런을 떨게 됩니다. 게다가 낮에는 날씨가 너무 덥기 때문에 어디 놀러 갈거면 오전에 움직이고 오후에는 숙소에서 쉬는게 낫습니다.
숙소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호스텔 식사. 식빵, 잼, 버터(마가린?), 커피, 시리얼, 우유로 전혀 해장에 도움 안되는 몇 가지를 먹는 둥 마는 둥. 아침은 대충 입에 묻히기만 하고, 맛있는 것은 나가서 먹어야죠. ^^
리틀 인디아 근처에 "아랍거리(Arab Street)"가 있습니다. (도보 10분? 15분) 약간 아랍풍의 분위기가 날건지 말건지하는 정도지 전혀 아랍스럽지 않습니다. (아랍 가본적 없음 ^^) 아랍사람들 별로 안보이고 중국인 한국인 많이 보이는... 약간 무슬림스런 느낌 정도?
그래도 아랍거리 일대에는 아랍풍(으로 예상되는) 음식점과 카페들이 많이 있고, 히잡을 쓴 여자나 챙없는 모자 쓰고 수염 기른 남자들이 식사를 하거나 차 마시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냥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하지만, 아침에도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고... ㅠ.ㅠ)
아랍거리의 랜드마크는 "마지드 술탄(Masjid Sultan)"이라는 무슬림 사원(모스크)입니다. 가까운 전철역은 잘란브사르(Jalan Besar). 어제 싱가포르 프리미어 리그 축구경기 보러 갔던 잘란브사르 경기장도 그 근처. 모든 것이 그리 멀지 않아요. ^^
마지드 술탄은 외부인에게도 개방되고 사진 촬영도 허용됩니다. 생애 처음.... 모스크에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입장 무료)
그렇다고 그냥 마구 들여보내지는 않습니다. 반바지, 민소매, 짧은치마 입장 불가! 입구에서 다리나 노출된 곳을 가리도록 치마 같은 것을 빌려줍니다. 여자들은 가운 같은 것을 나눠주고요. 쬐금 자세는 안나오지만... 이런 코스프레 재밌습니다. 워낙 더운 동네라 반바지 위에 얇은 치마 하나만 걸쳐도 덥덥습습하지만 즐겁게 착샷!
기도하는 공간에는 무슬림 신자들만 입장 가능하고 여행객은 밖에서 구경만 가능합니다. 마침 두 청년이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네요.
자세히 보니 경건하게 기도만 하는건 아니네요. 소리는 안들리지만 둘이 잡답도 하고, 자세도 한 번 풀어보고, 서로 기도하는 모습 찍어주기도하면서... ㅎㅎ 사람 사는게 다 똑같죠. 세상 교과서처럼 진지하게만 살면 피곤하지... ㅎㅎ^^
모스크 구경하고 잠시 숨고르며 터키식 커피 한 잔! 에스프레소보다 좀 더 거칠고 탁한 맛, 여기에 극강의 단맛을 내는 터키식 과자를 안주삼아 잠시 휴식. 아직 크게 덥지는 않아서 그늘 아래는 선선한 편입니다만, 햇빛 받는 곳으로 나가면 금새 뜨거워집니다.
커피 한 잔 하고 약간 남는 시간을 이용해 근처 거리를 좀 더 걸어보고, 살짝 덥다싶은 시점에 눈에 띄는 향수가게. 문앞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화려한 컬러에 여인들 무장해제. ^^
향수, 아로마 오일 등을 다양하게 팝니다. 마눌님 말로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하네요.
"가격 괜찮네?" (즉, 하나 사겠다는... ㅎㅎ)
점심은 칠리크랩 @ Newton Food Centre
싱가포르에 가면 칠리크랩 맛있다는 소리 여러번 들었습니다만, 문제는 가격이죠. 1인당 5만원 정도라고 했던가? 솔직히 1인당 5만원에 맛 없으면 그게 바가지지...하면서 갈까말까 고민했는데, 현지에 살고있는 분이 좋은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가게를 알려주네요.
"뉴튼 푸드 센터에 있는 27번 가게"
뉴튼 푸드센터 버스 정류장에는 "Newton FC"라고 써 있습니다. 축구팬들은 무의식적으로 "FC"만 보면 축구팀(Football Club)부터 떠오르는 버릇이 있는데... 여기는 그냥 푸드 센터^^
근데요... ㅎㅎ 27번 가게 완전 한국 가게에요. 주인 아저씨가 안테나 세우고 돌아보다가 한국 사람인듯 보이면 태극기와 크랩 사진을 양손에 들고 흔들면서 한글이 가득한 가게 간판을 가리킵니다.^^
칠리 크랩, 블랙페퍼 크랩, 볶음밥, 새우튀김 세트가 100 싱가폴달러. 일행 4명(여2, 남2) 먹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네요. 혼자가지 마시고 4명 엮어서 함께 가면 좋겠네요. ^^ 맥주와 음료수는 추가로 주문받고 따로 계산합니다. (주인 아저씨가 근처 가게에 대신 주문 넣어 줌)
가격대비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다만, 야외 식탁에서 먹어야하기에 에어컨 바람 없습니다. 그늘이긴 하지만 다소 덥구요. 맥주로 식혀가면서 적당히 즐길만합니다. 그래도 가성비 굿! 강추!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슈퍼트리 쇼
배불리 먹고 귀가, 샤워하고 낮잠. 살짝 기온이 내려갈쯤 다시 움직여 봅니다. 현지에 사시는 분이 또한 강력히 추천합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꼭 가봐라. 특히, 저녁에 펼쳐치는 수퍼트리(Super-tree) 라이트쇼는 꼭 보도록!"
그리고, 한 마디 덧붙입니다.
"쇼 끝나면 연락해. 술한잔 하고 들어가야지~^^" ㅋㅋㅋㅋ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딥따 큰 식물원입니다. 이 더운날 식물원 돌아 다니기 너무 힘들겠죠? 두 개의 큰 돔(Flower Dome, Cloud Forest)이 있는데, 돔 안에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입장료 내야합니다. 인터넷 예매 가능) 아니, 낮 시간에 돌아다닐 생각을 마셔요. 볼 것 많고 예쁘게 잘 꾸며 놨지만, 돔 안에 들어가면 시원하기도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거 되게 많습니다.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 중에는 단연 클라우드 포레스트 추천! 축구장만큼 큰 돔 안에 있는 인공폭포가 볼만한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가 연상됩니다.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국가라서 없는게 참 많을거 같은데... 뭐, 폭포가 없으면 어때요? 능력되겠다, 만들면 되지. ^^
돔 두개 돌아보고, 핫도그와 아이스크림으로 간단히 요기하고하니 슬슬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솔솔.... 수퍼트리쇼하는 시간에 맞춰 주섬주섬 수퍼트리 있는 쪽으로 이동합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여행객들이 주섬주섬 수퍼트리쪽으로 이동!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에서 "천공의 성 라퓨타"가 연상됐다면, 수퍼트리 그로브(Super-tree Grove)에서는 영화 "아바타"가 바로 떠오릅니다. 하늘 높이 판타지 영화에서나 나올 것같은, 안테나 같기도하고 맹그로브 숲의 나무를 거꾸로 꽂아 놓은 것 같기도 한 모습!
이게 말이죠... 어두워지면 완전 영화속 판타지의 세계가 됩니다. 그리고, 음악에 맞춰 불빛들이 춤을 추는 쇼가 시작됩니다.
아래 링크한 동영상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요한 시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에 맞춰서 춤추는 듯한 트리쇼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더위는 살짝 물러난 시간, 넓은 야외에서 즐기는 무료 판타지 공연! 당연히 강추!
마무리 한 잔! 클라크 퀘이 & 레벨33
수퍼트리 쇼는 여행객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현지인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쇼가 끝난 후에 모두들 움직이기 때문에 전철역까지 가는 길이 꽤 혼잡하고 시간이 걸렸습니다.
약간 늦은 시간이지만, 예정대로 술 한 잔하고 마감해야죠? 싱가포르에 사는 지인에게 전화했더니 "클라크 퀘이(Clark Quay)"로 오라네요. ("클락퀘이"라고 하는것 같기도하고, "클라키"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강변을 따라 술집과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고 간이 공연장에서 라이브 공연도합니다. 한마디로... 더운 여름밤에 강바람과 야경 즐기면서 먹고 마시기 좋은 곳!
일단 눈에 띄는 멕시칸 바에 들어가 찡하고 시원한 마르가리따 한 잔! 그리고, 친구랑 합류!
마무리는 스카이 라운지에서 온갖 맥주 샘플러 늘어 놓고 마시기 ^^ "레벨33(Level 33)"이라는 곳입니다. (33층에 라운지가 있음)
33층 테라스에서 마리나 베이의 끝내주는 야경을 보면서 맥주 한 잔. 그리고, 담배도 한 대! (야외에서 흡연 가능^^)
꽉 찬 하루... 싸돌아 다니며 먹고, 놀고, 마시고... 재밌긴한데 많이 힘들어요....
휴가가 이렇게 빡세면 안되는데... ㅎㅎ
팍 쓰러져 자고, 내일은 신나게 손흥민이랑 호날두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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