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강해졌군요

2010. 3. 28. 14:44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솔직히 지난해까지 귀네슈의 FC 서울을 우승후보로 올려 놓는 것에는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아무리 선수 자원이 풍부하더라도, 팀의 전체적인 플레이에 구멍이 하나 노출되면
시즌 내내 수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항상 기대만큼의 성적을 유지하기가 힘들지요.
설사 1-2위의 성적을 끝까지 유지하더라도,
라이벌전이나 큰 경기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승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년까지의 FC 서울을 보면서...
선수 구성이 다 좋은것 같으면서도 중앙 수비형 미들부터 그 아래의 수비라인까지는
다른 상위팀들에 비해서 그리 나아보이지가 않았습니다.

...

이번 시즌, FC 서울은 좌우에 최효진과 현영민을 영입했고 골키퍼에 김용대를 보강했습니다.
그리고, 그 효과는 포항과의 경기에서 100% 보여줬지요.
좌우 윙백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자리를 잡으니, 수비의 안정과 측면 공격력의 강화가 함께 이루어 졌으며
최전방에서 움직이는 데얀의 플레이도 더욱 위력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FC 서울의 공격을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데얀에게 투입되는 공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입니다.
데얀이나 이동국 같은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득점을 봉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요.
이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그들에게 투입되는 공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당한다는 말이 됩니다.
FC 서울을 상대하는 팀의 입장에서, 좌우의 최효진과 현영민을 모두 차단하기는 쉽지 않지요.
윙백 대 윙백의 1대1일 대결이 대등하거나, 아니면 수비력이 좋은 윙 포워드가 그 역할을 해 주거나,
활동량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보유해야 하는데...
그런 선수들을 보유한 팀... 쉽지않지요.

일단, 3월 27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탄탄한 팀전력이면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전력을 시즌내내 유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주력 선수들의 이탈이 생겼을 때도 다른 강자들과의 경기에서 팀 스타일과 전력의 변함이 없는가...
다시 말해서 스쿼드의 힘, 백업 멤버들의 힘에 따라 우승이냐 아니냐가 갈릴 듯합니다.

포항의 레모스 감독은 서울과의 경기에서 지고도 여유를 가졌습니다.
주전 몇 명을 빼고 나간 경기, 그것도 나무랄데 없이 탄탄한 전력을 보여준 서울과의 어웨이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더욱이... 포항 고유 스타일의 경기를 흔들림 없이 펼쳤다는 점에서 감독은 크게 자신감을 얻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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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이처럼 크고 작은 변화에 대해서 늘 일정한 경기력으로 대처가 가능한 것이 큰 강점이지요.
반면에... 좌우의 공격과 수비가 균형이 잡히지 못한 것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듯 합니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와 알미르가 큰 고비에서 확실한 득점력을 아직 증명하지 못한 것도 과제입니다.

FC서울은 포항과 반대입니다.
포항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 FC 서울의 강점입니다.
반면에, 포항의 강점인 일관된 경기 스타일과 두툼한 스쿼드는 FC 서울의 부족한 부분입니다.

어느 팀이든지 모든 것이 완벽하기는 힘들겠죠.
결국은 강점을 통해 약점을 최소화하는 팀이 맨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겠죠.

FC 서울도 우승에 도전하기에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특히, 포항과의 경기에서 비록 공격 찬스에서 몇 번의 실수가 있긴 했지만
수비라인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단 한번도 없었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더구나 다른 우승 후보들과 달리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대한 부담도 없습니다.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감독의 교체가 이루어졌고,
또한 실질적으로 전력이 향상되는 계기까지 마련이 되었네요.

올 시즌에 가장 성공적인 감독 교체와 선수영입이 이루어진 팀이 바로 FC 서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연히... 우승에도 한 발 더 다가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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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포항은?

작년에 비해 임팩트가 약합니다.
어떤 강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라도....
우리 포항의 스타일만 제대로 펼쳐 보이면 이길 여지가 있다는... 그런 파워가 아직 안보입니다.
그런 파워는 팀의 대표적인 선수를 통해 보여질 수도 있지만
진정으로 강한 파워는 팀웍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합니다.

팀 전체가... 자신팀만의 스타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죠.
이기느냐 지느냐, 우승이냐 준우승이냐의 문제가 아니가...
이런 레벨의 팀이 만들어진다면, 나머지 영광은 모두 따라 올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포항의 모습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