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 여행

2009. 6. 11. 19:00월드컵 여행 - 2010, 케냐에서 남아공까지/여행 준비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화물선을 이용해 세계 일주나 장거리 여행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Freighter Travel'이라고 하는데, 주로 컨테이너 운반선을 이용한 여행입니다.

크루즈만큼 각종 편의 시설이 준비된 것도 아니고, 시간도 오래 걸리겠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느리게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화물선도 몇 명까지는 일반인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정 인원을 초과하면 여객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껏해야 10명 안쪽입니다.
그렇다고 공식적으로 일반 여행객을 위한 객실이 있는 것은 아니고
선주를 위한 객실이라든가 기타 목적을 위해 몇 개의 객실이 더 준비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숙식을 모두 제공하는데, 대략 하루에 100달러 정도 한다는군요.
여행 기간이 오래 걸리는 걸 감안하면 그리 싼 가격은 아닙니다.

물론 크루즈 여행보다는 훨씬 싸지만... 배낭 여행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지요.
긴 여행 기간이 필요하고, 또 그만큼의 여행경비가 필요한 만큼
액티브한 배낭 여행을 즐기는 청년들 보다는
시간과 돈에 좀 더 여유가 있는 은퇴한 중년의 여행객들에게 어울리는 여행일 것 같습니다.
아이가 좀 더 자라고, 나에게도 시간과 돈이 좀 더 허락된다면
아주 오랫동안... 바다와 하늘과 별을 실컷 즐기는 길고 무미건조하고 느릿한 여행을 즐겨보고 싶네요.

외국에는 화물선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도 있습니다.
각 에이전시마다 몇 개의 루트를 운영하는데, 전 세계 거의 안가는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가 배도 많이 만들고 전 세계를 넘나드는 해운업도 상당히 강하고
외국의 화물선 여행 에이전시를 보면 우리나라 해운업체의 배도 등장하는데...
아시아 같은 경우는 거의 전지역을 넘나드는 해운회사가 많은데...

우리나라 배를 타고 화물선 여행을 할 수는 없는지...
아니면, 우리나라에도 화물선 여행을 취급하는 에이전시가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데...

좀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