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찾은 월드컵의 흔적

2006. 5. 22. 15:18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지난 토요일에는 간만에 포항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모교에서 20주년 기념 행사 및 연구실의 홈 커밍 데이 행사가 있어서
간만에 포항에 다녀오게 되었지요.

마지막으로 포항을 다녀온 것이 한 2년쯤 된 것 같습니다.
마침 포항과 부산의 경기가 있었지만
저녁에 일이 있어서 경기는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 바람에...
간만에 얼굴 좀 볼려고 했던 (정말 간만입니다...) 빅조크와 그의 와이프
그리고, 지금은 스틸러스의 코치가 되신 박태하 형님 얼굴도 못보고
전화로만 안부를 주고 받은게 전부였습니다.

낮에 잠시 시간을 내서 포항 스틸러스 구단 사무실을 찾았고
반갑게 맞아 주시던 이종화 주무님, 정교진 과장님, 유호성 대리님과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습니다.
(주무, 과장, 대리... 모두 예전의 직함입니다. 지금은 부장, 과장 이렇게 바뀌었어요.
그만큼 시간도 많이 흘렀고요. 그렇지만, 여전히 예전의 직함이 더 머리에 남아 있네요.)

현재 구단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고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포항의 명성을 다시 찾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아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팀의 프런트가 계속해서 일관된 노력을 기울이고
단순한 생색내기가 아니라
정말로 포항의 축구를 다시 강하게 하려는 마음이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자주 찾아가고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 게임이라도 더 포항 경기를 보려는 노력을
게일리한 저 자신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포항 구단에서는 박태하 코치께서 월드컵에 다녀 온다고 하시는군요.
그날 밤 늦게 통화가 되어서 밀린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벤치에 앉아 있는 코치 보다는
17번 유니폼을 입고 포항 스틸야드의 왼쪽을 쉴새 없이 넘나들던 모습만 선합니다.
(여전히 제 자동차의 앞좌석 시트는 박태하, 전경준입니다. ^^)

그리고...
제가 졸업한 모교의 연구실을 찾았다가 아주 반가운 것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떠난 지 7년이나 흘렀지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저의 흔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폰으로 찍어서 그런지 사진은 좀 꾸지군요 ^^)
2002년 월드컵 유치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을 하던 시기에
제가 우리 연구실 문짝에 붙여 놓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포항에서 월드컵을!" 이라는 스티커도 볼만하지요?
당시에 포항에서도 월드컵 개최 신청을 했지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10개 도시를 선정하는데 포항이 10위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떨어진 이유는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순위 여하에 상관 없이 월드컵이 개최되어야 할
명분을 사전에 확보한 도시들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연구실도 반갑고
또 연구실의 후배들과 교수님도 반가웠지만
사진의 스티커를 보던 순간이 젤 인상적이었습니다. ^^

추억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별 것 아닌 추억속의 작은 행동 하나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와 열정을 일으키기도 하구요.

어쩌면...
10년쯤 전에 붙였던 저 스티커가
지금 제가 민간인 족쟁이로 살아가는 시발점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스티커를 붙일 때는
2002년과 같은 결과의 100분의 1도 상상하지 못했겠지요...

아무리 작은 것, 보잘것 없는 행동일지라도
그것 하나마다 깊고 소중한 의미가 있다는 점!

여러분도 작은 것 하나 하나를 좀 더 소중히 여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