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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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동국에게 골을 강요하는가?
지난 주말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이동국의 플레이는 소위 '고만고만한' 수준의 활약이었다. 특별히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지도 못했고 득점에 근접한 슈팅도 없었으며, '이것이 돋보였다'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줄만한 플레이도 나오지 않았다. 우려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언론들이 "골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점을 너무 강조한다는 것이다. 물론... 스트라이커로서 골보다 더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없다. 나 역시 이동국이 하루 빨리 골을 터뜨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팬들도 그런 상황이니 이동국 본인이야 오죽 하겠는가? 그러나, 골 보다 먼저 생각할 것은 이동국은 아직 '후보 선수'라는 점이다. 이것은 실력여하를 떠나서 팀에서 현재 이동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좋은 후보 ..
2007.03.05 -
이동국의 데뷔전
이동국의 EPL 데뷔 경기를 보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었다. 1998년 처음 포항의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아니 그보다 먼저 그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기에 같은 시간에 벌어진 박지성의 경기는 안중에도 없었다. 분명 후반 중반 이후에나 그가 등장할 것이라 짐작을 했고, 어쩌면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밤 12시부터 채널 고정! 야쿠부와 비두카 먼저 이 두 선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놀랍게도 두 선수는 한국에서 이동국이 수도 없이 지적받던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늗 것처럼 보였다. 다소 풍만해(?) 보이지는 체격과 느릿한 움직임, 적은 활동폭과 수비가담... 그리고 한 술 더 떠서 마흔은 족히 되어 보이는 액면까지! (비두카는 그렇다치고... 야쿠부는 솔직히 과거 한..
2007.02.26 -
이동국은 잘 해낼 수 있을까...
우선 이동국이 유럽의 탑 클래스 리그에서 통할 선수인가 아닌가의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상위 클럽들의 경우, 세계 각국의 최고 스트라이커들이 집합하기 때문에 이동국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정말 힘들겠지만, 중하위권의 팀에서 통하지 않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잉글랜드 축구에서도 상하위팀간의 전력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맨유나 첼시, 아스날 같은 팀의 꼬바리 후보 스트라이커 조차도 중하위권 팀의 최고 스트라이커보다 나은 실력과 대접을 받는다고 볼 수 있으니까... 이동국은 박지성이나 설기현과 입장이 조금 다르다. 박지성이나 설기현은 측면 활동이 많은 공격수들이며, 골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 보다는 자기가 맡은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공격 주도권을 확보해 내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2007.01.23 -
포항, 그리고 레전드
포항 스틸러스 포항은 최근 성정으로 볼 때 소위 '명문'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마지막 우승이 14년 전일 뿐더러, 이동국 외에는 명성이 자자한 선수도 없다. 수원처럼 '레알'을 지향하는 팀도 아니고 서울처럼 막강한 연고 도시를 가진 것도 아니고 성남처럼 최다 우승에 빛나지도 못한다. 단 하나! 포항에게는 자부심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자부심의 속에는 '레전드'라 불릴만한 묵직한 선수들이 있었다. 최고의 스타건 어떻건 간에, 몸값이 비싸건 어떻던 간에 포항과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는 골수 포항의 선수들이 있었다. 이회택은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포항맨이었으며 홍명보 또한 해외 이적은 했을지언정 국내에서 포항 외의 유니폼을 입은 적은 없다. 박태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포항에서 뛰었으며 지금..
2006.11.22 -
Football is coming home, POHANG!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 특히 잉글랜드 축구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Football is coming home" 이라는 노래를 잘 아실겁니다. 지난 독일 월드컵 때, 경기장에서 경기시작 1시간쯤 전이면 어김없이 이 노래가 피치에 울려퍼졌고 관중들도 신나게 흥얼거리며 따라불렀던 바로 그 노래입니다. "축구가 고향으로 돌아온다네!" 여기서 '고향'은 잉글랜드이기도 하고 유럽이기도 합니다. 축구의 종주국이지만 월드컵 챔피언의 기억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고 유럽에서 탄생한 축구지만, 언제나 세계 랭킹 1위는 남미의 브라질입니다. 그렇기에... "축구가 고향으로 돌아온다네!" 라는 말은 "원래 축구의 주인인 우리가 다시 챔피언이 되자" 라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리듬도 흥겹고 제목도 멋지지만 가사 하나 하나를 ..
2006.11.09 -
First Touch!
선수들은 경기중에 자신에게 볼이 전달되면 그 볼을 안전화고 정확하게 받아서, 상대방이 건드리지 못하게 공을 제대로 간수하고, 자신의 다음 플레이를 연결시키기 위하여 방향을 전환하거나 위치를 돌려 놓고, 다음 플레이를 위한 목표와 구체적인 플레이를 결정한 후, 패스를 하던가 드리블을 하던가 슈팅을 하던가 하게 된다. 그러나, 현대 축구에서는 워낙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련의 플레이를 제대로 할 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톱 클래스의 선수들을 보게 되면 위에서 말한 여러 단계의 동작들을 거의 한 동작처럼 아주 매끄럽고 부드럽게, 그리고 능숙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핵심은 맨 첫번째 동작에 달려있는 것 같다. First Touch! 즉, 맨 처음 자신에게 공이..
200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