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3. 23:27ㆍ색다른 축구 직관 여행/EURO 여행 - 2016 프랑스
EURO 2016 조별 예선 끝! 이제 본격적으로 챔피언을 향한 토너먼트가 시작되는군요. 이제부터 우승팀과 3위팀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팀의 EURO 2016 마지막 경기는 지는 경기가 되겠네요 ㅠ.ㅠ (이미 지는 것 따위는 노 프라블럼, 충분히 행복한 팀들도 많겠지요^^)
EURO는 확실히 재밌습니다. 경기도 재밌지만 대회 속에서 즐기는 것은 더 재밌었습니다. 첫 경험이었고 몇 게임 즐기지는 못했지만 월드컵보다 재밌었습니다. 신나게 노는 것... 좋지요! 자기가 좋아할 수 있는 걸로 신나게 누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특권이기도 하구요.
유럽에서 하기 때문에 재밌을까? 그런면도 있긴 하겠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보다 재밌었습니다.
프랑스에서 하기 때문에 재밌을까? 글쎄요... 프랑스처럼 점잖은 개최국도 없을겁니다. 그들은 열광하거나 오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유럽 팀끼리 해서?
네...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여러 차례 EURO를 직관했던 지인의 의견도 그렇습니다. 확실히... 월드컵에 비해 유로가 더 흥미롭고 재미요소가 많다는데 의견일치! 잘 아는 애들끼리 익숙한 놀이터에서 놀아서 그런가봅니다.^^
다들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가까운 지역이고 국가간 교통망이 잘 되어있고 통합 경제권입니다. 오래전부터 축구를 통해 교류해 오면서 서로 닮아가기도 했을겁니다. 1등과 꼴지의 편차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요. 대부분의 선수들이 서로 인접한 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눈에 익은 스타들도 많겠지요.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속속 집결하는 팬들이 만들어 내는 흥겨운 분위기와 긴장감, 그리고 경기 당일이면 어김없이 경기장 한 쪽을 꽉 채우고 열기를 뿜어내는 양 팀의 팬들. 비슷한 문화, 비슷한 언어, 비슷한 얼굴들... 축구가 발생한 곳 답게 축구로 모든게 설명되는 그들만의 분위기...
이런 대단한 이벤트를 특별할 것 없이 차표 한 장, 축구표 한 장 손에 들고 즐길 수 있으니 대회가 흥겹고 사람이 넘쳐날 수 밖에요! 제 3자인 저도 즐거운데 참가국 팬들은 얼마나 흥분되고 재밌을지!!!
우리 대표팀이 EURO 2016에 나간다면?
우리도, 아시아도 유럽처럼 할 수 있을까?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당분간은 어렵겠죠. 그리고, 잘 준비하고 투자하고 활성화한다고 해도 당분간 이후의 또 당분간은 여전히 그 차이를 따라잡기 힘들겁니다. 다른건 몰라도 축구에 있어서는 유럽에 속한 나라라는 것, 그리고 유럽인이기 때문에 누리는 태생적 특권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재미있는 EURO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다른 나라들 끼리의 경기입니다. 그 수준이 높고 재미있는거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우리 팀이 저 속에서 뛴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축구란 것이 내용만 보는 것은 아니잖아요? 내가 그 속에 있고, 그 팀이 나의 팀일 때 훨씬 큰 재미가, 감동이, 아픔이 깊이집니다. 정말 재미있는 EURO지만 내 몸에는 약간 어색한 남의 옷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샘납니다. 축구의 발상지, 켜켜이 쌓인 대립과 화합의 역사, 그 속에서 축구로 다져 온 문화는 단시간에 따라잡을 수도 없을뿐더러 따라잡는다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원래 축구는 그들의 것이니까요. 오랜 시간 그들의 역사와 함께 다져지고 다져지고 또 다져졌고, 촘촘이 붙어있는 그들은 쉽게 대립하지만 쉽게 공유할 수도 있으니까요.
"아시안컵도 유로처럼 할 수 있을까?"
유럽의 축구와 축구 문화를 보고 배우고 모방하면서 우리도 뭔가 비슷하게 다가가긴 할겁니다. 잘 기획하고 준비하고 여기에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분명히 더 재미있고 더 흥행하는 아시안컵을 만들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큰 벽도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역사와 문화가 차지하는 벽이겠지요. 애초에 축구가 탄생하게 된 배경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후 축구의 모든 진화과정을 몸소 겪은 유럽 축구의 역사를 따라갈 수는 있겠지만 그들과 같은 정도에 도달하기에는 너무 먼 곳이기도합니다.
무엇보다도 유럽과 아시아는 많이 다르지요. 같은 규칙을 놓고 경기를 하지만 그 내용이나 즐기는 방법, 문화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축구를 더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로 같은 아시안컵을 기대하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 이 말을 들으면 슬퍼할 사람들이 몇 명 떠오르네요.^^)
축구실력은 상대적으로 많이 근접했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자된 것처럼 축구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문화 경험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더 자주, 더 여러 사람에게 이 재밌는 세상을 경험하도록 꼬드길거구요^^
노는 것과 나쁜 짓은 몰려서 해야 재밌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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