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수확하다!

2012. 7. 30. 13:16사는게 뭐길래/건달농부 건달농법

그 동안 오이, 호박, 상추, 가지, 깻잎, 고추 등을 틈틈이 수확했는데

이번 주말에는 드디어 옥수수를 땄습니다!

 

시골에서의 진짜 밭농사 수준에서 본다면 완전 어린애 장난치는 수준이긴 하지만

주말 건달농부 수준에서는 가히 어마어마한 양!

약 5백알쯤 되는 옥수수를 심었고, 한 포인트에 두 알씩 심은 후 싹이 튼 후에 한 놈을 솎아주었으니

대략 200~250주 정도의 옥수수밭입니다.

물론... 건달농법이기 때문에 반타작 정도를 기대하는데...

그래도 대략 `100주는 되는 셈이니, 상당히 많은 양이지요.

 

대충 심고 대충 키우다보니 큰 놈 작은 놈 부실한 놈 튼튼한 놈 등이 제각각 섞여 있지만

그래도 자랄 놈은 자라고 익을 놈은 익어서...

어느덧 10톨 정도는 수확을 하게 되었네요.

 

 

 

옥수수 엄청 좋아라하는 아들 녀석!~

마눌님도 옥수수 엄청 좋아하고...

반면... 강원도 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는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의 구황작물(^.^)은 물리고 질리도록 먹었던 탓에 그닥 땡기지 않는 나 ^^

그래도 첫 수확의 재미는 사람을 살짝 흥분되게 만들더이다~

 

부모님과 함께 적당히 익은 옥수수를 골라 따고, 수염을 분리하고...

손자와 함께 옥수수를 따면서 팔순이 낼 모레인 할아버지도 잠시 소년으로 돌아간 듯이 즐거워하시고...

무엇인가를 내 손으로 직접 키우고 거둔다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옥수수 수염은 그대로 말려서 차를 우려 마시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시중에서 판매하는 옥수수 수염차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아서 팔면 이것도 시골에서는 돈 만들어 준다네요!)

 

옥수수는 바로 따서 먹을 때가 제일 맛있습니다.

탱클탱글 말랑말랑한 찐 옥수수의 맛~

 

옥수수를 보관했다 먹을 경우, 따자 마자 속 껍질이 좀 남도록 손질한 후에 바로 냉동보관하면

나중에 쪄서 먹어도 딸 때의 탱탱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울 엄마의 Tip ^^)

 

 

 

대략 세 품종을 심었습니다.

그 중에서 주종이 "미백 2호"이고, 가장 먼저 심은 놈이기도 합니다.

동네 어른들 말씀이, 그 동네에서는 미백 2호를 제일 많이 심고, 또 제일 잘 된다고 하시더군요.

 

막상 수확을 하고 보니... 조금 성급하게 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중에는 알갱이가 약간 작은 것도 있고...

수염이 조금 더... 까맣게 말라 붙은 후에 따야하는데, 급한 마음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리 ^^

(개중에는 심하게 작은 놈도 몇 있었고, 아들 녀석의 만행으로 어린 것들 몇이 알도 제대로 맺기 전에 비명횡사 ^^)

 

............

 

 

한 바탕 장마가 지나고... 따가운 햇살 속에서 모든 것들이 무섭게 익어갑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빨간 알맹이가 2~3개에 불과했던 방울 토마토들도 빨갛게 익어가고

고추도 제법 많이 열렸습니다.

상추는 걷잡을 수 없이 흐드러졌고...

 

 

심을 때도 대충 심고, 키울 때도 대충 키웠지만...

먹을 땐 제대로 먹어준다!!!

 

PS) 비료 살짝, 농약은 No~ 주렁주렁은 아니지만, 건들건들 따 먹을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