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의 자격, 성남이든 전남이든...
2009. 11. 24. 13:00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성남과 전남 경기의 승자가 포항과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놓고 한 판을 벌이게 되겠군요.
성남이 이길지 전남이 이길지...
단판 승부라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선수 구성이나 전력면에서 성남이 다소 우위에 있습니다.
특히 성남은 인천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최강 골키퍼를 2명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9대11의 절대 불리한 싸움에서도 승리를 따낼 줄 아는 저력을 가진 팀입니다.
그만큼 위기관리 능력과 기회포착능력, 경기 운영능력이 좋다는거죠.
인천이 상당히 거칠게, (인천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거의 축구경기이기를 포기했다고 볼만큼
거친 플레이와 신경전으로 성남의 플레이를 방해하려 했습니다.
언뜻 보면 그런 인천의 플레이에 말려서 성남이 선수 2명과 신태용 감독의 퇴장을 먹었다고 볼 수 있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볼 때, 성남은 퇴장을 먹으면서도 인천의 플레이에 맞서서 승리를 따냈으니까요.
(퇴장이 두려워서 인천에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단판 승부라는 것... 희생을 치르더라도 상대에게 밀리거나 페이스에 말려들어서는 안됩니다.
퇴장을 먹지 않았으면 최선이었겠지만, 퇴장을 먹더라도 승리를 따내는게 더 중요하지요.)
문제는 챔피언의 자격입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K-리그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전남이나 성남의 경기에서는
이기고자 하는 의욕은 보일지언정 챔피언의 자격은 볼 수 없군요.
최소한 상위팀들을 잡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고자하는 팀이라면
더 많은 것을 경기에 쏟아 부어야합니다.
마지막 단 한경기가 남은 것처럼 팀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성남과 전남은 정면승부보다는 이기기 위한 변칙작전에 너무 치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상위팀에 비해서 비록 전력이 딸릴지라도...
한 발 더 뛰고,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한 번 더 참아내고, 팀과 동료를 위해 나를 좀 더 희생하고,
더욱 강한 집중력과 상대팀을 압도하는 승리에 대한 갈망...
이런 것을 바탕으로 전력차를 극복하면서 정면승부를 벌일 때
팬들은 그 승리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설사 패했더라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위로를 보내며, 상대팀의 승리 또한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K-리그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전남, 서울, 성남, 인천의 플레이...
그 정도의 플레이로는 설사 K-리그 챔피언이 되더라도 충분한 박수를 받을 수는 없을겁니다.
공식적인 챔피언은 경기 스코어로 결정됩니다.
하지만, 그 챔피언이 팬 들의 마음 속에... 추억과 전설로 기억되는 챔피언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전남이든 성남이든... 포항과 맞서기에 앞서서...
두 팀의 경기에서 2009 K-리그 챔피언에 도전하는 진정한 챔피언 후보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후련한 감동과 명예로움 없이는 챔피언의 자격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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