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세네갈전에서는 뒤집는 모습을 보고싶다.

2009. 10. 14. 15:10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세네갈이 최정예 구성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닌만큼
평가전 상대로서 제 구실은 충분히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허정무 감독은 약간의 실험을 할 듯 합니다.
선수들 포지션에도 변화를 주고, 새롭게 출전 기회를 잡는 선수의 폭도 조금 더 넓어질 듯 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우리가 경기를 주도해 나가긴 하더라도
세네갈이 한 칼 있는 공격력만 갖추었다면 전반전에 먼저 실점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프리카 팀들이 언뜻보면 전술적 짜임새나 선수들의 움직임이 허술해 보이지만
역습상황이나 상대팀의 빈 곳이 두드러져 보일때는 높은 득점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회 포착 능력, 순간 스피드, 개인기가 좋다고 특징을 요약할 수 있겠네요.)
당연히 실험적인 상대방에게 한 방 카운터 먹이기 좋은 스타일입니다.

솔직히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상황이 왔으면 합니다.
1대0으로 끌려가는 후반전에 우리팀이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 나가는지를 볼 수 있거든요.
허정무 감독이 이런 상황에서 선수교체와 포메이션 변경을 어떻게 가져가는지 보고 싶고
또한 선수들이 어떻게 감독의 의도대로 경기를 다시 찾아올 것인지도 보고 싶습니다.
세네갈이 우리보다 완전히 한 수 위의 팀이 아니라고 판단되기에
그런 상황을 경험하기에 좋은 상대라는 생각도 듭니다.

만약, 세네갈을 상대로 스코어가 끌려가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도드라질테니까
경기 승패에 상관 없이 좋은 평가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무조건 이기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때로는 끌려가는 경기도 해 보고, 그걸 극복해 보기도 하고, 반대로 끝내 극복하지 못하는 것까지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요.
특히, 평가전이라면 보다 많은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고쳐 나가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는만큼
가급적 다양한 전력의 상대로,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 보는 것이 좋겠죠.

그런 면에서 세네갈은 꽤 괜찮은 상대인 듯 합니다.
세네갈전 후에는 유럽으로 날아가서, 다른환경에서 우리보다 강한 팀들과 부딪쳐볼 기회가 있으니까요.

강팀과의 평가전이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맞지만
세네갈 같은 팀과의 경기도 훌륭한 경기 경험을 주기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약한팀, 대등한팀, 한 수 앞서는 팀, 월등히 앞서는 팀...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맛볼 때 우리도 강해지지 않겠습니까?

아프리카 팀을 경험하기 위한 것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평가전의 큰 목적은 우리를 진단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니까요.

오늘 세네갈과의 경기는...
그냥 이기는 경기가 아니라, 따라가는 경기나 뒤집는 경기를 한 번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