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편성에 대한 단상

2006. 2. 23. 14:38월드컵 여행 - 2006, 독일까지 유라시아횡단/2.육로원정 준비하기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한국이 스위스나 토고를 반가워 하듯이 그들도 한국을 반가워 할겁니다 ^^


이런것은 환상의 조 편성이 아닙니다.
한국을 상대로 얕보지도 않겠지만, 해볼만하다... 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월드컵에서는 쉽지 않은 승부를 가져올테니까요.
토고는 어떨까요? 그들 나름대로 첫 경기 상대인 한국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나쁜 조편성은 아니지만 환상의 조편성도 아니며, 그 이유는 우리조에 속한 나라들이 재수없게 강한 팀들이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압도할 수 있는 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조편성 자체는 좋게 나왔지만 그것을 정말 우리에게 좋은 조편성이 되게 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얼마나 준비하는가에 달려 있겠지요.


첫 경기에 대한 아쉬움


저는 내심, 첫 경기는 최강자(프랑스)와 가지기를 바랬습니다.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첫 경기에 나서는 컨디션과 정신무장은
하위팀들이 상위팀을 능가하며... 가장 많은 이변이 첫 경기에서 발생합니다.
통상 하위팀들은 상위팀에 비해서 긴 준비기간과 합숙기간을 통해 팀전력을 한껏 끌어올린 후에 월드컵에 나서는 반면, 상위팀들은 길어야 2주 정도의 강화훈련 기간만이 허용되며 조별 예선 이후에 컨디션 싸이클이 맞추어지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첫 경기에 대한 부담과 경기장 분위기에 대한 부적응의 문제는 양팀이 함께 느끼게 되고 그런 요소들은 결국 두 팀간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별로 두드러지지 않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쉽지만... 조추첨 방식과 우리가 속한 그룹의 특성상 그렇게는 나올 수 없었겠지요.


토고가 다크호스가 아니기를!


이것 역시 첫 경기에 대한 아쉬움일 수 있는데, 우리의 첫 상대가 프랑스가 아니라면 토고(아프리카팀)가 첫 경기에서 프랑스를 상대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프리카팀들은 유난히 첫 경기에서 강한 상대와 좋은 승부를 펼칩니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낯설고 흥분된 월드컵 첫 경기가 부담 보다는 여러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신나는 잔치판으로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뭐... 그렇게까지 토고가 프랑스를 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하기 보다는...
베일에 가려진 팀이 돌풍의 주역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팀이 토고는 아니기를 바라는 생각이 더 강합니다.
다크호스 팀의 특징 중 하나가 첫 경기에서 강팀을 꺾어 버리기도 하지만, 조별 예선에서 다소 기복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첫 경기에서 토고를 만난 것이 그나마 나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토고를 껌으로 본다는 우스꽝스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첫 경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나중에 다크호스로 출연한 토고를 상대하는 것 보다는 첫 경기에서 만나는 것이 낫습니다.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정면승부를 펼치는 것이 더 낫다!


일본은 어떤가?


우리보다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그다지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닙니다.
일본이 브라질을 만나는 것과 한국이 프랑스를 만나는 것에 차이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습니까? (^.^)


오히려 일본의 불행은 호주가 될 수 있습니다.
호주는 대륙 특성상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월드컵 출전 기회를 적게 가졌을 뿐이지 실력에서 떨어지는 팀은 아닙니다.
특히... 일본팀은 힘과 스피드의 공세에 약합니다. (아마도 한국에게 너무 시달려서 그런가 봅니다 ^^)
정면으로 힘의 대결을 펼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으로서는 일본 고유의 조직력과 세밀함으로 맞서게 될텐데, 그 전력이 호주의 힘과 스피드를 누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기간이 있으니 준비하기 나름이겠지요.


16강은? 그 이상은?


저는 내심... 16강이 문제지 16강에 올라가면 8강 진출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고 생각합니다.
16강에 오르게 되면 H조의 1위 또는 2위와 맞붙게 되는데...
H조는 스페인, 우크라이나, 튀니지, 사우디 아라비아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는 조별 예선 보다는 8강 진출을 위한 최상의 배정을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6강 진출을 목표로 잡고, 또한 16강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 16강은 진출한다고 가정을 하면... (^.^)
저는 한국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오른다고 전망하고 싶습니다.
16강도 어려운데 8강은 무슨 8강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16강에만 오른다면 8강까지 갈 확률은 2002년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를 이기고 누구와 비기고?


이것은... 월드컵 1승이 아쉬울 때, 그리고 어떻게는 1승 1무를 해서 16강에 턱걸이하고자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의 전략입니다.
그리고, 이런류의 시나리오는 실제 경기내용에 나쁜 영향을 미치면 미치지 좋은 영향은 절대 미치지 않습니다.
이 따위 시나리오로 선수들 현혹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프랑스에도 전력투구 하고, 토고에도 전력투구 해야지... 다른 수가 뭐가 있겠습니까?


만약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서면서 그따위 생각을 한다면 우리는 16강은 커녕 초반에 고꾸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그보다는 8강까지 온 힘을 다 쏟아 붓고 죽는다는 전략이면 좋겠습니다.
즉, 예선 3경기와 16강까지 딱 4 경기를 전력투구할 수 있는 체력적인 무장을 하고 첫 경기부터 딱 4 경기만 빡시게 전력투구했으면 합니다.


토고를 잡고, 프랑스와는 비기고 (안되면 최소실점으로 지고),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승부를 본다... 라는 식의 시나리오는 전혀 가망성이 없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는 첫 경기를 비기기만 해도 경우의 수 따져보게 됩니다. 경우의 수 따지지 말고, 매 경기를 이기겠다고 덤벼야지요.)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그리고 딱 한 게임만 더 뛴다고 준비하면 어떨까요?
2006 월드컵은 모두 4경기 뿐이며, 보너스로 한 경기 더 할 수 있다고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올 것 같습니다.


왜?


제가 좀 무리를 해서... 한국팀의 8강까지 볼 수 있는 티켓을 준비했거덩요 T.T
우리나라 경기 티켓 가지고 딴 나라 경기 보면 얼마나 슬플까... 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