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5. 27. 09:07ㆍ월드컵 여행 - 2006, 독일까지 유라시아횡단/4.베이징(중국)
북경에 도착하니 송청운님이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중국 CCTV에서 취재를 나왔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2002년에 한국의 축구 성적과 붉은악마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모양입니다.
혹시 '치우미'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중국에서 열성적으로 팀을 응원하는 팬을 일컬어 '치우미'라고 합니다.
치우미를 대표하는 리강씨도 CCTV와 동행을 했습니다.
우선 북경역 근처에 송청운님이 마련해둔 호스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으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호텔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하지요.)
전날 저녁을 기차에서 컵라면과 맥주, 소주, 당나귀 고기, 호박씨, 오이 등으로
때웠고, 아침에는 식당칸에서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를 주문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반쯤 남겼습니다.
점심 무렵이 되니 배도 고프고 뭔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입맛도 땡기고...
일단, 북경에서는 무조건 송청운님에게 맡기고
송청운님이 안내하는 식당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송청운님이 안내한 곳은 북경역 근처에 있는 하더먼 호텔의 '편이방'이라는 식당입니다.
근사한 간판이 보이고 입구에는 안내판이 하나 있습니다.
(제 한자 실력이 넘 딸려서 답답합니다. 조금만 더 많이 읽을 수 있어도
중국 여행이 훨씬 편하고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놀기 위해서라도... 한자 공부 좀 해야겠습니다.)
그런데요... 그 안내판에 보면 '590주년'이라는 살벌한 문구가 나옵니다.
옆에서 송청운님이 말하기를... 개업 590주년 이벤트를 한답니다.
(허거걱!)
송청운님이 점원에게 뭔가를 열심히 주문을 했습니다.
송청운님 왈, 고기 요리도 있고 새 요리도 있고 해물도 있고 야채도 있다고...
아~주 명료하게 정리를 해 주시더군요.
(하나하나 설명 들으면 뭐함까? 주는대로 먹고 맛있으면 땡이지 뭐!)
하나 둘 요리가 나오더니 식탁이 접시로 가득합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오징어, 오리 간, 버섯과 청경채 요리, 그리고 베이징 덕 요리까지!
말 그대로 육해공군을 잘 버무려서 한 상을 차려 주었습니다.
처음으로 오리 간을 먹었는데, 고소하고 쫀득한 것이 맛이 좋았습니다.
간이 잘 되어 있어서 술안주 하기에 아주 좋을 것 같더군요.
(프랑스 사람들으 거위간을 즐긴다죠? 비슷한 맛일거 같은데...)
베이징 덕은 요리사가 직접 통으로 구은 오리를 들고 와서
손질을 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베이징 덕 비슷한 것을 먹어보긴 했는데
여기서 먹은 것에 비하면 오리 껍데기가 되게 바삭한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담백하게 하기 위해서 껍데기의 기름을 쫘~악 빼는 것 같고
이곳에서는 껍데기 기름이 진짜 베이징 덕의 맛이라고
기름기를 많이 살려두는 것 같아요.
처음에 껍데기를 한 조각 먹으면
물컹하게 기름기가 씹히는 기분이 입안을 느끼하게 하지만
소스를 곁들여서 먹으니까 특유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음식은 입에 잘 맞고 맛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중국집에서 먹을 때보다 맛있다고 하니까
아마... 중국이 식재료 값이 싸기 때문에, 싱싱하고 질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일거라고 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한국에서도 비싼 중국집 가면 맛있다는 이야기죠... 쩝!)
아....
먹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네요.
누구랑 먹었는지 이야기를 좀 할께요.
(인간이 이러면 안되는데 말이죠.... 함께 식사하면서 사람 만난 이야기는 안하고
밥 이야기만 계속 하고 있었네요. ^^)
혹시 '치우미'라고 들어 보셨나요?
중국에서 팀을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팬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서포터스라고 하는 사람들에 해당할겁니다.)
중국 CCTV의 PD 하시는 분께서
리강씨라고, 치우미들의 대표격인 분과 함께 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의미로 따져 보자면...
예전에 붉은악마 회장/부회장 했던 사람 둘이 월드컵을 보러 가는 길에
북경에서 중국 치우미의 대표를 만나서 양국의 축구 팬 문화에 대해 교감을 나누고
치우미의 격려를 받으며 여행길을 재촉한다... (캬아~)
함께 사진도 찍고, 리강씨가 준비한 선물도 받았습니다.
점심을 아주 근사하게 먹고
인철형은 맨 마지막에 볶음밥 하나 시키고...
(볶음밥이 맛있어서 같이 먹긴 했지만, 인철형 이번 여행에서 살빼기 쉽지 않을 듯!
낼부터 좀 굶겨? 흠...)
식사를 마치고...
인철형은 미리 약속된 중국 축구협회 취재길에 나섰고
저는 사진이나 좀 찍어줄 겸, 혼자 놀기도 뭐하고,
말도 안통하는 데 혼자 놀 수도 없고,
그냥 노는 거 보다는 중국 축구협회 함 들르면 뽀대도 좀 나고,
중국 축구협회가 좀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머... 말이 그렇다는 거지... 원래 같이 가는걸로 되어 있는거죠. ^^
개인적으로는 중국 축구협회가 별루 궁금하지는 않음다. ^^)
중국축구협회 이야기는... 쩜 있다가... 헥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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