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9. 17:43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전지적 포항시점의 관전기(집), 성남(1:0)포항, 2021.08.07(토), K리그1 Round 23
암울한 득점력의 팀이 수비진의 결정적 실수 한 방으로 실점하여 결과는 0대1 패배. 득점이 안터질 때에는 수비로라도 버티면서 가야하는데 아슬아슬한 벼랑끝 경기마다 수비가 꼭 한 건씩 사고를 친다.
최근에 비록 득점이 빈곤하긴 하지만 경기 내용, 그리고 상대팀 성남의 저조한 경기력을 놓고 봤을 때는 수비 실수로 1골을 내줬더라도 남은 시간에 능히 2골은 넣을 수 있는 흐름이었다. 아니, 최소한 한 골 정도는 뽑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골대 강타와 VAR 취소, 골대를 빗나가는 슈팅만 있었던 무득점 패배였다.
살짝살짝 빗나가는 이승모와 타쉬
이승모는 오늘도 좋은 헤더가 크로스바에 맞았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유독 이승모의 좋은 슛들은 골키퍼 정면으로 가거나 골대에 맞거나 살짝살짝 골대를 빗나가는 불운이 반복되고 있다. 그만큼 이승모가 슈팅 찬스도 잘 잡고 슈팅도 잘 연결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강백호 타율 수준의 골 결정력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건 결코 불운이 아니다. 한 번이나 두 번은 불운이겠지만 그보다 많이, 자주 반복되는 것은 불운이 아니다. 이승모뿐 아니라 타쉬도 마찬가지다. 좋은 찬스에서 좋은 타이밍에 좋은 슛을 했음에도 골로 연결되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 골이 잘 터지는 선수들은 빗맞은 슛도 골이 되고 골대를 맞아도 안쪽으로 공이 떨어지고 골키퍼에게 맞아도 옆으로 굴절 되면서 들어가거나 세컨볼 찬스에서 득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다른 부분의 결함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슛 동작의 최후까지 집중하지 못했거나 자신감이나 과감함이 부족하거나 동작이나 파워에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본인들도 노력해야겠지만 주변의 동료, 코치들도 함께 고민하면서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다른 선수들도 마지막 패스의 정교함이나 슛의 마무리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훈련을 통해 해결하든 마인드 콘트롤이나 팀 토크를 통해 해결하든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
타쉬의 경우, 왜 계속해서 후반에 30분 정도만 뛰게 하는지 의아할만큼 몸 상태는 다 올라온 것 같다. 몸싸움 하면서 중앙에서 버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상대의 수비 간격이 느슨한 후반 중반쯤에 투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걸까?
요즘 포항은 전반에는 많이 뛰는 압박 축구, 후반에는 공간을 파고드는 스피드 축구로 이원화된 전략을 쓰는 것 같다. 확고한 스타팅 멤버가 구성되지 못한 팀 상황 때문일 것이다. 그 때문에 중앙 공격수 또한 이승모와 타쉬가 서로 다른 역할을 나누어 맡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최근의 몸동작을 보면 타쉬의 플레이에 더 날이 서 있는 느낌이 든다. 전반기에 비해 찬스 포착이나 슛, 동료 들과의 패싱이 훨씬 빠르고 자연스럽다.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이 주어진다면 골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팔라시오스와 크베시치, 임상협의 복귀가 이루어지는 시점에 맞추어 타쉬의 출전 시간이 더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구를 위한 VAR?
두 번의 VAR이 있었다. 한 번은 성남 수비의 페널티 반칙 여부, 다른 하나의 타쉬의 골. 두 경우 모두 VAR 판정의 이유와 과정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첫번째 페널티 상황 판단의 경우는 굳이 VAR를 했어야했나, 설사 VAR이 필요했다 하더라도 굳이 온 필드 리뷰(On-field Review)를 했어야했나 싶다. 심각한 상황도 애매한 상황도 아니었다. 그냥 경기를 계속 진행해도 무방했고 빨리 No penalty 판단을 내렸어도 됐다. 더위에 지친 선수들에게, 그리고 심판 본인에게 휴식 시간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VAR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두번째 타쉬의 골 취소 상황은 더 아쉽다. 무려 7분이 넘는 VAR 판독을 거쳐 노골이 선언됐다. 주심이 VAR 판정을 내리는 동안 중계진마저 횡설수설하면서 도대체 파울 상황이 뭔지조차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즉,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서 억지로 노골을 선언할만한 파울 상황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타쉬의 오프 사이드 반칙 선언과 함께 골이 취소되었는데, 판정의 과정과 결과 모두 명쾌하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경기 운영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그대로 득점이 선언됐어도 양팀 모두 별다른 문제 제기는 없었을 것이다. 0:1에서 1:1로 상황이 바뀌면서 경기는 더욱 달아 올랐을 것이고 양팀 모두 무승부 보다는 승부를 내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한 골이 더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납득이 안돼요 납득이!
타쉬의 골이 취소된 판정을 여러번 다시 보았다.
https://tv.kakao.com/v/421338066
성남의 팬이라면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할 것이고 이편도 저편도 아닌 축구팬들은 그냥 "결과는 모르겟고.... 뭐 저걸 가지고 저렇게 시간을 끌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포항 팬의 관점에서는 "이게 골이 아닐 이유가 하나도 없다!"
포항에게 불리한 판정이라 아쉽고 경기가 10분 가까이 중단되면서 경기의 흐름과 재미가 끊어져서 더 아쉽다. 비록 포항이 0대1로 지고 있었지만 포항의 공격 의지가 워낙 강해서 경기는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고 있었는데... 그게 참 아쉽다!
VAR에 대한 심판들의 판정 가이드가 좀 더 잘 준비되었으면 좋겠다. 명쾌하게 5분 이내에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다. 명쾌한 상황이 아니라면 골을 선언하고 흐름이 중단되는 것을 최소화 했으면 좋겠다.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경우라면 노골 보다는 골 판정을 내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VAR 판정 사례들을 따로 모아서 시즌후에 회고와 평가를 꼭 해봤으면 좋겠다.
VAR 판정이나 심판의 자의적 판단으로 인해 축구의 가장 큰 재미인 역동적인 긴장감, 그리고 축구의 꽃인 골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번 포항에서 열린 포항:성남의 경기에서는 종료직전 포항의 단독 득점 찬스가 전개되는 순간 휘슬을 불면서 경기를 끊었다. 이번에는 무려 7분간이나 경기를 중단한 끝에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심판만 믿는 오프 사이드 파울이 선언되었다. 좋은 경기 화면을 축구 팬들에게 1초라도 더 보여주지는 못할망정 끊고 자르고 잠시멈춤 누르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
이번 성남과의 2연전을 연승으로 이어갔으면 순위표가 참 예뻐질뻔 했는데... 치고 올라갈 타이밍에 제대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기만하다. 우리도 힘들지만 다른 팀들도 힘들다. 자꾸 전력 이탈이 생기는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상대 팀들도 같이 힘들어 할 때가 오히려 좋은 기회다.
다음 경기, 對인천! 홈에서 승3 챙기고 위로 좀 올라가자! 요즘 울산 애들 스트레스 없이 인생 너무 곱게 사는거 같지 않아? 빨리 올라가서 고생이 뭔지 좀 느끼게 해 주자...
아무리 헤메도 그렇지 6등이 뭐냐 6등이!
5등은 해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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