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7. 05:30ㆍ월드컵 여행 - 2014 브라질/9.리오 데 자네이로
리오 데 자네이로에 다녀왔는데 리오의 랜드마크나 다름 없는 구원의 예수상 관련 글을 포스팅하지 않았더만 예수상은 보러가지 않았냐고 묻는 분들이 좀 있네요.
당연히 보려갔죠.^^ 크고 웅장한 구원의 예수님 잘 뵈었구요^^
그날 오후에 이파네마 해변에 놀러 갔다가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하는 바람에 기분 잡쳐서 리오 관련 내용은 나중에 포스팅하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정작 구원의 예수상 본 것을 빼먹은거죠.
하긴 뭐, 워낙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월드컵 기간 한국 사람들만 수백명은 다녀갔을거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에 구원의 예수님 많이 출연하셨을 것 같네요.
구원의 예수상, 사실 크고 웅장한 것 말고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구원의 예수상이 멋있다기 보다는 그 곳에서 내려다보는 리오 데 자네이로의 풍경이 멋져서 리오를 방문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곳을 찾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리오의 어지간한 곳에서는 구원의 예수상이 다 보이기 때문에 랜드마트 역할을 하는 것 같구요.
예수상이 워낙 크기 때문에 예수님 전신 샷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들 바닥에 누워서 쌩쑈 해가면서 전 난리를 치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전신 샷 하나 찍을만 하면 누가 휙 지나가고, 찍을만 하면 휙 지나가고... ㅎㅎ
그래도 사람들이 적당히 눈치보면서 누가 사진찍고 있으면 잠시 멈췄다 지나가거나 뒤로 돌아가는 정도의 매너는 서로 보여주더라구요. ^^
당연히 저도 함 눠워서 찍어봤죠. 그런데... 조금 내려가면 눕지 않고도 전신샷 잡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괜히 바닥에 누워서 쌩쑈만 했습니다.
(아래 사진. 누워 있는 사람들 옆에 희고 예쁜 다리는 우리 마눌님 다리^^)
처음 리오의 코파카바나 해변에 갔을 때는 솔직히 왜 리오가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지 떨떠름했습니다.
그냥... 외국인들이 대부분인 해운대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구원의 예수상에 올라가서 리오를 내려다 봤을 때, 리오가 정말 아름다운 항구라는 걸 느낄 수 있었지요.
멀리 보이는 해변과 봉긋봉긋한 섬들이 그림처럼 예쁩니다.
해변에 지금처럼 높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기 전에는 더 아름다웠겠죠?
지금은 해변에서 예수상 쪽을 바라보면 높은 건물들만 보이지만, 옛날에는 해안에 배를 대면 예쁜 산들도 보였을테구요. 리오 데 자네이로, 세계 3대 미항 맞는거 같습니다.^^
리오에 대한 기억은 사실 별로 좋지 않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오피셜' 택시라는 이름으로 자꾸 비싼 택시 권할 때 기분 상했고, 호텔에 더블룸 예약했는데 우리 아들 딸려 왔다고 1박에 80불 더 내라고 해서 소리소리 지르면서 호텔에서 한바탕 싸웠고(결국 내긴 했지만), 이파네마 해변에서 카메라 소매치기 당하면서 머리 끝까지 성질 올라왔었습니다.
다행히 보조 카메라라서 대부분의 사진은 잘 간수할 수 있었지만, 그날 오후에 이파네마에서 정말 기분 좋은 시간 보내면서 찍은 행복한 사진들은 잃어버리고 말았지요.
(카메라 훔치는 새끼가 돈 훔치는 새끼보다 훨씬 나쁩니다. 추억과 기억을 훔쳐가니까...)
이런 도시... 저는 꽃뱀 같은 도시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예쁘지만 위험이 도사리고, 그러면서 나를 유혹하고... ^^
월드컵 기간, 리오의 바가지 요금은 많은 축구팬들에게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숙박비, 항공료 모두 살인적이었고 시내 곳곳의 요금들도 대부분 올려 받았습니다.
마치 도시 전체가 짜고 여행객을 주머니 털어 먹으려는 것처럼 말이죠.
반면에 월드컵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제공될 기본적인 정보 서비스나 편의 제공은 상당히 실망스러웠구요.
참 아름다운 도시인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리오 데 자네이로!
제게는 꽃뱀 같은 도시로 남을 것 같습니다.
리오를 내려다 보시는 구원의 예수님, 나쁜 새끼덜 좀 어떻게 해 주세요 ㅠ.ㅠ
그 새끼덜 없으면 정말 꽃 같은 도시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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