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농사 시작

2014. 4. 30. 19:31사는게 뭐길래/건달농부 건달농법

별거 하는 것도 없는데 철되면 또 농사를 짓네요.^^

나름 3년차 주말 농부가 됐습니다.


언제 무엇을 심을까... 답은 단순합니다.

"남들 심을 때, 남들 심는 걸 심는다!"

나름 이제는 동네 분들로부터 이런저런 조언도 들어가면서 짓게 되었네요.



우선, 올해는 감자와 옥수수를 먼저 심었습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산골은 새벽 기온이 낮기 때문에 모종부터 들고 덤비지 말고

땅속 작물을 먼저 심으라 하시더군요.

고구마는 조금 뒤에 심고, 감자와 옥수수를 먼저 심으라십니다.


작년에는 대충 멀칭(비닐덮기)도 하지않고 툭툭 심었는데, 올해는 멀칭을 했습니다.

잡초도 억제하고 수분증발도 막아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요즘 농사는 죄다 멀칭을 하지요.

게다가 저는 오는 6월에 한달가량 농사일을 접어야하는 상황인지라... 최대한 손이 덜 가도록 미리 준비를 해 둬야 하니까요.

조금 엉성하긴 하지만 대충 돌아보니 흉네는 좀 낸 것 같습니다.




올해 심은 모종들도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넷 적당히 뒤져보면 텃밭용으로 이런저런 모종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지요.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모종 주문을 많이 하기 때문인지 소량의 모종도 깔끔하고 탱탱하게 잘 포장해서 배송합니다. (재래시장보다 가격은 약간 비쌈)


청상추, 적상추, 잎들깨, 겨자채

오이, 호박, 참외

가지, 방울토마토, 찰토마토, 고추(풋고추용)

대파, 부추

바질, 파슬리


작년에 상추는 씨앗을 뿌렸는데... 수확까지 너무 시간이 걸려서 올해는 일단 모종을 먼저 심고, 뒤에 씨앗은 따로 뿌릴까 생각중입니다.




꼴에 이 작업도 3년째가 되니까 조금은 익숙해 지네요. 직접 경험한 것도 있고, 동네 어른들 하시는거 어깨 너머로 본 것도 있고...


퇴비를 널고, 땅 뒤집어 밭고랑 만들고, 멀칭 씌우고, 구멍 내고, 모종 심고, 흙 조금 보강하고, 물주고.


올해는 봄비가 적고 가뭄이 심했는데, 마침 저희가 모종 심을 때는 다음날 비 소식이 있어서 작업이 수월했습니다.


주말에 내려가면... 옥수수와 감자는 2주쯤 지났으니 싹이 좀 올라오는게 보일 것 같고, 상추는 제법 잎이 커져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요놈들! 딸기!

작년에 10주쯤 심었는데... 1년을 지나면서 왕창 번식을 했네요. 부근에 온통 딸기 꽃이 피었습니다.


꽃을 좀 따주어야 큰 열매가 열린다는데...

저희는 그런거 없습니다 ^^

열리면 열리는 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

친구들에게 이게 뭔지 아냐고 물었더니... 어느 한 친구는 고구마라는 엉뚱한 답을 하더군요 ^^


다른 친구는 고구마 꽃은 그렇게 안생겼다고, 자기가 농사 지어봐서 아는데 고구마 꽃은 하얗고 예쁜게 지천으로 핀다고... 근데, 사실은 알고보니 이 친구는 감자를 잠시 고구마로 착각을 해서

감자꽃을 고구마꽃이라 이야기를 했던거지요. ^^


...


작은 농사지만... 무언가를 심고 가꾸고 키운다는 것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주네요.

그리고, 이런 이야깃거리가 좋아서, 만들고 가꾸고 키우는 재미가 좋아서...

이렇게 농사 같지도 않은 농사를 또 짓는 모양입니다.


이번 연휴에는 고구마를 심어야겠습니다.

고구마까지 심으면 대충 올 봄에 심을 작물들은 마칠 것 같네요.

다른 좋은 작물들을 많이 추천 받았지만... 손바닥도 까지고, 힘들고 귀찮고... 마냥 놀고 싶고 ^^


올 봄 농사는 요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