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에 마루 깔기 - 진짜 마룻바닥!!

2011. 9. 9. 13:23사는게 뭐길래/집짓기 & DIY

집 지을 계획을 잡으면서, 2층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다락공간 정도로만 생각을 했습니다.
어릴적 다락방에 대한 추억도 있고, 다락은 연면적에 포함이 안되는 일종의 서비스 면적이라는 장점도 있고요.

하지만, 그냥 제대로 2층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왕 사용할 공간이라면 더 높고 넓게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마눌님이 뭔가 만지작 거리는 취미를 좋아하는데, 다락보다는 제대로 된 2층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거든요.

그 다음은 난방!
2층 바닥에도 난방을 넣을 것인가... 난방을 넣는다면 보일러로 할까, 아니면 전기 난방필름으로 할까...

최종적으로 2층은 바닥 난방을 넣지 않기로 결정!
어차피 2층은 생활공간 보다는 주로 작업공간 내지 여가공간으로 이용할 예정이니까요.
대신, 손님들이 자고갈 일이 생길 경우에는 잠시 전기장판을 사용하는 정도가 될 듯 합니다.

난방필름으로 할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계속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라면 보일러든 난방필름이든 바닥 난방을 하면 좋겠지만
저희의 사용 목적과 집의 좋아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고려할 때, 그냥 완전 마룻바닥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리하야! 2층은 진짜 원목 마룻바닥으로 쫘~악 깔았습니다. ^^


 

제재소에서 목수님들이 일일이 이쁜 놈들로 골라서, 누가 채갈까봐 일찌감치 장만해 놓았던 마룻바닥 자재들.
곱게 모셔뒀던 놈들을 2층으로 올린 후에, 먼저 레이아웃을 잡아봅니다.
못을 박고 고정시키기 전에 자재를 배치해 보면서 어떻게 마루를 깔 것인지 가늠해 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이어지는 부분을 어느정도 엇갈리게 잡을 것인지, 가로 세로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머릿속에 그려진 이미지 대로 한 번 펼쳐보는 것입니다.


 

마루 시공하는 중간모습입니다.
위의 왼쪽 사진은 1층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사진처럼 2층 바닥을 이루는 나무와 바닥 장선이 그대로 보입니다.
실제로 보면 은은한 나무색과 무늬, 곧게 뻣은 장선이 정말 예쁘지요.

그런데, 나무라는 것이 처음에 아무리 정밀하게 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수축도 되고 뒤틀리기도합니다.
없었던 틈이 생기기도 하구요.

2층을 원목 마룻바닥으로 할 경우, 2층에서 걸어다니면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것.
경험하신 적 있는지요?
그래서, 2층 마루를 깔 때 바닥 장선 위에 탄성이 있는 본드를 바른 후에 마룻바닥을 고정시킨다고 합니다.
이 본드는 굳어서 딱딱해지는 것이 아니라 고무처럼 탄성이 생긴다고 하네요.
실제로 밟아 보니 진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더라구요.


 
 


전체적으로 요런 모습 되겠습니다!
아직 난간을 설치하지 않아서 추락 위험이 살짝 있긴 하지만, 나무로 말끔하게 차려진 마루를 보니 어릴 때 살던 집의 마룻바닥처럼 느낌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룻바닥에 뭔가가 자꾸 쌓일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가급적 오래도록 나무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찾아온 손님들을 위한 공간으로 일부를 쓰고, 마눌님 취미생활하기 위한 공간으로 또 쪼개고, 아들녀석 뒹굴며 장난치는 곳이 되기도 하고, 제가 한가롭게 누워서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공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작은 공간에 이걸 다 배분할 수는 없을테지만... ^^)

...

저희가 짓는 집은 내부가 거의 대부분 나무로 마감됩니다.
은은한 나무의 냄새, 자연스러운 색깔과 무늬, 따뜻한 질감...
나무의 장점이 참 많은데, 당연히 단점도 있겠지요.

우선, 목수의 손이 참 많이 갑니다.
하나하나 자르고 구멍 뚫고 못질하고...
게다가 위에 무엇을 덧씌우거나 감추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비용도 Up T.T)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다라 나무는 변합니다.
그게 나무고, 그게 목조주택의 본질이라고 목수님들이 이야기합니다.
수축되고 휘어지기도하고, 습기에 약하고, 벌레에 약하고...
여러가지 보완 장치를 하겠지만 나무의 그런 성질을 이길 수는 없겠지요.
또한 그렇기 때문에 주인의 손길이 계속 가게되고...

이런저런 단점도 있겠지만, 우리가 살면서 그것을 감당할 수 있다면
나무가 주는 장점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삐걱거리는 소리조차도 집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면 그리 거슬리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들 녀석과 개구쟁이 친구들이 굵은 싸인펜으로 쓱쓱 그림이라도 새겨 놓는다면...
그 때는 좀 눈에 불이 켜질 수도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