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비아 빈트후크 도착!

2010. 6. 6. 00:03월드컵 여행 - 2010, 케냐에서 남아공까지/4. 나미비아


[6월 2일]

짐바브웨를 떠나 나미비아의 빈트후크에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버스와는 차원이 다른 남아공의 인터케이프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비교적 편안하고, 인터넷으로 예매도 가능하고, 스텝들도 친절하고 좋습니다.

저는 빅폴 타운에서 버스에 탔는데,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리빙스톤에서 타더군요.
리빙스톤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 저한테서 월드컵 티켓을 사기로 한 사람들을 만난거에요!
한국 여행자를 만나니 반갑고, 월드컵을 보러 간다니 더 반갑고, 그것도 나랑 티켓을 주고 받기로 한 사람을 만나니 더욱 더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일단 셋이 뭉쳐서 움직이기로 했고 지금 셋이서 함께 빈트후크 숙소에 있습니다.

버스 괜찮죠? 2층 버스인데 1층에는 4인용 테이블도 있습니다. 버스 꽁무니에 짐을 싣는 트레일러를 따로 달고 달립니다.

나미비아 국경 넘은 후, 국립공원 지역 통과할 때는 방역을 위해서 잠시 버스에서 내립니다. 간단히 소독약(?)에 적신 스폰지를 밟고 지나가면 됨!


대충 잠베지강 쯤 되지 않을까?



빈트후크는 지금까지 본 다른 아프리카의 도시와는 많이 틀린 느낌입니다.
도시가 깨끗하고 상당히 선진화된 느낌이 듭니다.
높은 건물은 몇 개 없지만 (땅이 넓으니까^^) 건물들은 대부분 깨끗하고 현대적입니다.

나미비아 입국 할 때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조금 더 까다롭게 검사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나미비아가 좀 더 제대로 입국 심사와 세관 검사를 한다고 봐야죠.^^
우리 일행 중 한 명, 월드컵 때 응원도구로 사용하려고 잠비아에서 북(젬베)하나 샀는데...
방역 처리가 되지 않은 동물 가죽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뺏겼네요... 쩝!

공무원들의 태도도 좀 더 진지하고, 잠비아 국경의 출입국 사무소와 나미비아 국경의 출입국 사무소는 그 뽀대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고...
아무튼, 지금까지 경험한 다른 나라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기차역 근처의 주류 판매점. 나미비아 맥주 6병 세트를 6천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여기 도착해서 사막 투어를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는데 수월하지가 않군요.
가격이 안맞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그나마 가격이 조금 괜찮은 것은 조금만 머뭇거리면 다른 여행자의 몫이 되고 마네요.

빈트후크에서 스와콥문트까지 가는 Desert Express 열차를 탈 생각이었는데, 막상 기차역에 가니까 당분간 운행을 안한다고 하더군요.
(6월 18일에야 운행을 한답니다.)
제가 기차로 여행하면서 기차에서 먹고 자면서 풍경 즐기는거 너무 좋아하고, 특히 Desert Express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프리미엄급의 서비스와 사막 투어도 포함되어 있어서 꼭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나미비아까지 왔으니 사막 구경을 꼭 해보고 싶긴한데... 방법을 좀 더 찾아 봐야죠.

...

저희가 묵고 있는 숙소는 Cardboard Box Backpackers입니다.
배낭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지요. 예약을 안하고 넘어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몇 개 있었네요.
스텝들이 매우 친절하고 좋은 숙소입니다.

Cardboard Box Backpackers에서 받은 아침상. 커피 & 팬 케익. 더 달라면 무한리필이라는... ^_^

저녁에는 이곳 숙소에서 브라이(Brai, 숯불구이쯤 되나?)를 해 먹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이곳 스텝들이 불을 피워주고, 나무가 다 타고나서 숯이 되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습니다.
고기는 7~8천원 정도 내면 한 사람이 먹기 충분한 양을 줍니다. (마트에서 직접 사가지고 와서 구워 먹는 사람도 있어요.)
그리고, 낮에 눈여겨 두었던 주류 판매점에서 나미비아 맥주 'Windhoek'를 사와서 브라이와 곁들여 먹었습니다.
모닥불 옆에 둘러 앉아 맥주나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별다른 투어 없이 그냥 여기서 이렇게 며칠 개길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모닥불을 피우고, 숯이 만들어지면 요렇게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 (1인분에 7천원쯤.)돼지고기, 소시지, 오릭스(이게 뭐지?), 등등...

여행중에 만난 용건 & 창수! 따땃하게 브라이 먹고 모닥불가에서 노닥거리는 중


요거이 나미비아 맥주, 빈트후크(Windhoek). 빈트후크는 나미비아의 수도입니다.



배낭 여행자들의 숙소라서 그런지 많은 재미있는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부터 캠핑카로 내려온 사람, 오토바이와 텐트로 여행하는 커플...
가장 인상에 남는 여행자는 캐나다에서 온 세바스티앙 부자입니다.
세바스티앙은 올해 21살인데 아버지와 함께 아프리카를 여행중이라고 합니다.

울 아들이 지금 9살...
이 다음에 우리 치우가 어른이 되었을 때, 세바스티앙의 아버지처럼 함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서 여행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과 떨어져서 여행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문득문득 가족들 생각 날때가 있습니다.
특히, 세바스티앙처럼 아버지와 함께 여행하는 모습을 보면 가족 생각이 더 납니다.
일주일쯤 있으면 만나겠지만, 마눌님이랑 아들놈이랑 같이 하는 여행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기도 하고...
반면에 이렇게 험한 여행길을 함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 그렇네요.

가운데 야구모자 쓴 친구가 세바스티앙(21살). 오른쪽 아래 구석에 무릎에 손 괴고 있는 사람이 세바스티앙 아버지 ^_^



별일 없으면 내일은 스와콥문트로 떠납니다.
비록 Desert Express는 아니지만, 여행자들이 탈만한 기차는 있네요.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10시간 정도 달려주는 황당한 센스를 발휘하는 기차이긴 하지만...
나미비아의 창밖 풍경을 천천히 즐겨볼 생각입니다.

PS)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여행자들의 화제도 대부분이 월드컵입니다.
어디서 왔냐고 물은 다름에는 월드컵 보러 가는 길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TV에서도 월드컵 이야기가 많이 나오구요.
멋진 축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