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말리고 싶었겠지만...

2009. 5. 25. 15:14사는게 뭐길래


시대의 문제를 공론화 하는 사람, 시대에 순응하지 않고 반항하는 사람들,
주류와 보수의 가치 보다는 소외된 사람들과 미래의 가치를 위해
주류와 보수를 향해 덤벼든 사람들...

대한민국 헌법의 문헌적 맹세를 도구로 힘을 과시하던 사람들에 대항해서
헌법의 그림자에 갇힌 사람들을 위해 법의 문제를 꼬집고 금기에 도전한 사람들...

...

그들의 씨를 말리고 싶었겠지?

하지만... 당신들, 실수한거야...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면 알게 될거야...

당신들이 말려 버리려했던 그 사람들 속에서,
더 단단한 씨앗이 영글어가게 만들어 버렸다는 걸 알게 될거다.

...

모두 국민을 두려워 한다고 했다.

한 사람은 국민의 두려움을 알기에 자기를 낮췄고
다른 한 사람은 국민이 두려워 각종 법장치와 방패, 곤봉, 물대포, 방탄버스, 컨테이너 박스로 중무장을 했다.

두려워하는 것은 똑 같지만...
두려움을 알고 몸을 낮추는 사람에게는 불평불만과 각종 싫은소리, 여러가지 참견이 끊이지 않았지만...
두렵기 때문에 씨를 말리고 꽃을 꺾으려는 사람에게는 저항과 투쟁만이 따라 올 것이다.

한 사람은 투쟁과 저항을 통해 국민과 어울려 보았기 때문에 민중의 힘에 대한 진정한 두려움을 아는 것이고
다른 사람은 스스로 잘나서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민중의 두려움을 모르는 것 같다.

한 사람은 민중을 대화의 대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민중의 시위를 의사 표현의 하나로 받아들이지만
다른 사람은 민중을 무지랭이로 보기 때문에 조종하고 통제하고 일방통행식 대화만 한다.

...

휴일 내내 이 채널 저 채널 돌려가면서 뉴스와 속보를 보고 있는 나...
그 옆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7살짜리 아들 놈이 색종이를 오려 가면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여러가지 자동차 모양을 색종이로 오려서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들 녀석...
뭔가를 계속해서 오려댄다...

"이건 운구하는 들것이야."
"이건 노무현 대통령 리무진 영구차야."
...
죽은 사람이 타는 차와 산 사람이 타는 차가 다르다는 것은 알지만
사람이 죽는 다는 것은 알 턱이 없는 어린 녀석에게는 신기한 자동차로만 보이겠지...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왜 죽어야 했는지,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나와 너에게 물려준 가치가 어떤 것인지,
정의로운 사람들을 지지하지 못하고 돕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네가 더 철이 들고, 세상의 이치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라야
네가 보았던 TV 속의 영구차와 눈물의 의미를 제대로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네가 TV 속에서 보았던 리무진 영구차속의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빠처럼... 지지할 줄만 알고 지켜줄 줄 모른다면
그것도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꼭 이야기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