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예찬 - 의로운 몽골 사람들의 기사를 보면서...

2007. 4. 5. 20:30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4.컴백 홈

사실 몽골이란 나라에 대한 대부분의 지식은 국사책에 일부 나오는 '원나라' 이야기가 전부일겁니다. 그 외에는 그다지 흥미를 가진적도 없고, 특별한 애정을 가질만한 일도 없었겠지요.

작년 6월, 월드컵을 보러가는 육로원정길에 몽골을 경유하기 전까지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뿐만아니라 몽골은 그냥 지나가는 여정중에 며칠 묵으면서 말로만 듣던 몽골의 초원을 보고, 말 한 번 타면서 기분 전환이나 하자...
뭐 그 정도가 전부였지 몽골 사람들, 몽골의 문화 같은 것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닙니다.

아마, 몽골을 태그(Tag)로 표현한다고 해도 몇 개의 키워드 밖에는 쏟아내지 못했을겁니다.

원나라, 징기즈칸, 말, 나담축제, 울란바토르, 게르, 마유주, 고비사막, 고려침공...
(몇 개의 태그를 거치지 않아도 금방 바닥이 나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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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에 월드컵 육로원정 여행을 하면서 얻는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는 몽골이라는 나라를 직접 경험한 것이었습니다.
중국, 몽골, 러시아, 폴란드, 독일, 체코를 여행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 곳 또한 몽골입니다.

중국에서 몽골 넘어가면서 내몽골의 한 복판에서 진하게 고생을 해서 기억에 남고,
우리랑 비슷하면서 또한 다른 외모지만 어딘가 모르게 순박하고 정이 많은 얼굴이 기억에 남고, 물가가 싸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어려움이 없어서 좋았고, 테렐지 국립공원에서 실제로 말을 타보니 정말 하늘을 나는 것처럼 상쾌했고, 끝도 없는 초원과 하얀 눈과 시원하고 샛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와 총총한 별을 잊을 수가 없고, 우리나라처럼 어린이날(모자의 날?)이 있으며 어린이날에는 술과 담배를 팔지 않으며 차들이 모두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행하면서 그 날을 함께 축하한다는 점이 아주 인상이 깊었습니다.

요즘도 가끔... 함께 여행했던 인철형과는 언제 다시 몽골에 한 번 가자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나누기도 하고, 와이프에게도 아이와 함께 몽골 여행 한 번 가자는 이야기도 여러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시 한 번 몽골에 가보고 싶습니다.
다시 몽골에 가게 된다면, 이번에는 꼭 고비사막에 가서 깨끗하고 청명한 사막과 하늘과 별 뿐인 세상을 며칠간 경험해 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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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으로 끝이 없는 넓은 초원과 사막, 맑고 깨끗한 하늘, 그리고 그 속에서 자유롭게 말을 달리던 사람들이 바로 몽골 사람들입니다.
거칠고 투박할지는 몰라도... 그런 환경에서 세상과 하나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던 사람들이 사는 나라가 몽골입니다.

신도림 화재 현장에서 11명의 생명을 구한 몽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작년에 잠시나마 만나 보았던 선하고 순박하며 자유롭고, 그렇지만 어딘지 억센 강단(깡다구)도 있어 보이고, 한국을 '무지개의 나라(솔롱고스)'라고 불러주던 몽골 사람들이 더 가깝게 느껴지더군요. (기사보기)

저는 고작 며칠을 몽골에서 지냈을 뿐이니 아주 작은 부분만을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이면에 추하고 비열한 모습이 있을지도 모르고, 미안스럽게도 그 안에서 힘들게 뒹굴며 생활하는 몽골 사람들의 지친 모습까지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여러분이 죽기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에 몽골을 꼭 넣으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늘과 땅 뿐인 세상 몽골입니다.
그리고 그것뿐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몽골 사람들이고요.

화려한 유적과 멋진 경치보다도 훨씬 멋진, 하늘과 땅과 사람만 있는 곳의 때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