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그리고 레전드
2006. 11. 22. 10:09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포항 스틸러스
포항은 최근 성정으로 볼 때 소위 '명문'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마지막 우승이 14년 전일 뿐더러, 이동국 외에는 명성이 자자한 선수도 없다.
수원처럼 '레알'을 지향하는 팀도 아니고
서울처럼 막강한 연고 도시를 가진 것도 아니고
성남처럼 최다 우승에 빛나지도 못한다.
단 하나!
포항에게는 자부심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자부심의 속에는 '레전드'라 불릴만한 묵직한 선수들이 있었다.
최고의 스타건 어떻건 간에, 몸값이 비싸건 어떻던 간에
포항과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는 골수 포항의 선수들이 있었다.
이회택은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포항맨이었으며
홍명보 또한 해외 이적은 했을지언정 국내에서 포항 외의 유니폼을 입은 적은 없다.
박태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포항에서 뛰었으며 지금은 코치를 맡고 있으며
공문배 또한 포항에서 데뷔, 은퇴를 했고 지금은 산하 클럽을 지도하고 있다.
이런 자부심은...
성적이 아무리 곤두박칠 쳐도... 내가 아무리 오랫동안 포항 경기장을 찾지 않아도...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르더라도...
또렷하게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추억이며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오랫만에 찾은 포항 스틸야드라 할지라도
코칭 스텝의 벤치에서, 관중석에서, 경기장 입구에서 그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이면
바로 어제 일처럼 잃었던 전설을 금새 다시 찾을 수 있다.
황선홍과 홍명보
두 선수가 함께 뛰던 시절 포항은 정말 강했고 포항을 대표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보란듯이 둘은 마지막 순간에 대한민국 축구 사항 가장 영광스런 결과를
함께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좀 더 세월이 흐른 뒤에...
포항의 레전드 반열에 오를 이름은 황선홍이 아니라 홍명보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둘 다 일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국가대표로 훌륭한 업적을 이루었지만
마지막에 입은 유니폼의 색깔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라는 테두리에서는 두 선수 모두 레전드가 되겠지만
포항의 빨강-검정 유니폼과 오버랩시켰을 때는 홍명보가 먼저 떠오른다.
이동국
이동국의 이적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모양이다.
팬의 입장에서... 그 역시 포항의 레전드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부와 명예, 개인적인 영광을 더 크게 실현시킬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은 자유겠지만
때로는 그러한 실리에 앞서서 '명분'을 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때가 있다.
돈과 명예를 빼고 생각할 때... 비로소 가장 갚진 자신의 가치를 만들게 될 것이다.
많은 우승 타이틀과, 많은 연봉과, 많은 개인 기록과,
또한 그 만큼이나 많이 뉴스에 오르내리며 스타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팀이
이동국 앞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택했을 때...
20년 30년이 지난 후에 하나의 레전드로 기억되는 길은 그만큼 멀어질 것이다.
그의 기량과, 그의 발로 일구어낸 승리와 우승과 골들은 찬사를 받겠지만
'포항=이동국' 이라는 전설은 얻지 못할 것이다.
물론... 포항 스틸러스는 이동국을 위한 최선의 대우를 해 줘야 할 것이다.
그가 K-리그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주저 없이 그에게 최고의 연봉과 대우를 해 주기를 바란다.
최고를 값싸게 데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최고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 주는 것 또한 팬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아니겠는가!
최순호와 포항
과거...
최순호는 포항을 떠나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되는 다른 팀을 택한 적이 있다.
은퇴하기 몇 년 전에...
최순호는 그 팀에서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은퇴가 목전에 온 그에게 그가 요구하는 높은 연봉을 치를 팀도 없었다.
결국....
맨 마지막 순간에 포항은 최고 선수에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그를 다시 불렀다.
그리고 최순호는 성적과 활약 여부를 떠나서, 포항의 유니폼을 입고 은퇴를 하게 되었다.
그 역시... 은퇴의 순간을 포항에서 함께 했기에 레전드로 불릴만 하다.
그러나... 선수에게나 팀에게나...
영광과 화려함보다는 씁쓸함이 남는 결과였다.
포항이 최순호와 끝까지 함께 했더라면 더 아름답고 멋진 전설을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포항은 떠나는 최순호를 잡지 못한 채
기껏 맨 마지막 둥지만을 제공했는지... 지금도 안타까울 뿐이다.
최순호와 포항 (두번째 만남)
세월이 흐른 후에... 최순호는 다시 포항의 코치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얼마 후 감독이 되었다.
그러나... 최고의 스타 최순호였지만, 타이밍과 운은 잘 따라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선수 시절 '씁쓸한 레전드'로 은퇴를 한 것처럼
지도자로서의 최순호 또한 씁쓸하게 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은...
포항 스틸러스 사상 유례가 없이 임기중 감독교체를 통해 감독이 되었고
그 바람에 변변이 축하 인사도 받지 못한 채 감독이 되고 말았다.
(당시에 전임 박성화 감독은 극심한 성적 하락으로 인해 감독직을 중간에 그만두었다.)
감독으로서의 최순호는
마지막에 리그 준우승과 FA컵 준우승이라는 비교적 꿀리지 않을 만한 성적을 거두었다.
괜찮은 성적이었지...
하지만, 포항 팬들의 가슴을 쓸어 내려주지는 못했으니...
그것은 포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레전드들과 함께 일구어 낸 성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병지, 이민성, 우성용...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이루어낸 결과이긴 하지만
박성화 감독 시절부터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었던 그 누구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원 vs. 성남
2006 K- 리그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만나는 이 두 팀은 현재 최고 강팀임에 분명하다.
성남은 지금까지 이룩한 우승의 역사가 그 업적을 말해주고 있으며
수원은 창단시점부터 지금까지 'K-리그의 레알 마드리드' 다운 위용을 과시한다.
그러나...
레전드가 누구인가?
그 팀과 더불어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그 팀의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는 다른 어떤 유니폼도 어울리지 않는 선수가 누구인가?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일한 선수는 성남의 신태용 뿐인데
그는 지금 성남 속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
수원의 경우에도 황선홍이나 샤샤를 비롯해서 많은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렸었지만
내 기억에 그들의 파란 유니폼으로 영원히 기억될 선수는 박건하가 유일하다.
이제... 수원이나 성남 같은 최고의 팀이라면
그 팀에 걸맞는 레전드를 하나 가질만 하지 않겠는가?
포항처럼 과거의 향수에 빠져서 살라는 말이 아니다.
포항을 오랫동안 지켜본 팬으로서...
그 팀의 역사 속에서, 그 팀의 유니폼과 함께 각인되는 레전드야말로
그 팀을 가장 오랫동안 돋보이게 만드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기 때문이다.
수원이나 성남처럼 리그 우승을 다투는 출중한 팀에게
그러한 전설까지 더해진다면 더 없이 훌륭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피부색까지 파란 수원의 선수, 뼛속까지 노란 성남의 선수를 보여주기 바란다.
다시... 이동국, 그리고 포항
함께 전설을 만들자.
포항과 이동국이 합쳐져야만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전설을 만들자.
이 다음에.... 세월이 흐른 뒤에...
내 아들에게 빨강-검정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포항의 전설이 된 이동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축구를 잘하고, 골을 많이 넣고, 수 많은 팬들을 거느린 이동국이 아니라
포항 스틸러스의 모든 영광과 좌절까지 함께 했던 이동국을 보고 싶단 말이다.
이회택, 최순호, 홍명보...
그들보다 더 진한 포항의 레전드를, 내 생애 영원한 자부심을 하나 얻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어디 나 하나뿐이겠는가!
포항 스틸러스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의 소망이 나와 같을 것이다.
이동국은 최고의 선수다.
최고에게 최고에 맞는 대우를 아낌없이 해 주자.
그리고, 최고의 선수답게 최고로 멋진 전설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그러한 전설이 없다면...
성남이나 수원이 그들만의 전설을 하나씩 둘씩 만들어 나갈 때마다
포항 스틸러스의 팬들은 한조각 두조각 우리의 자존심을 잃어버릴 것만 같다....
역대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라이커, 최고의 선수라 자부하는 최순호가
처음부터 끝까지 포항의 유니폼을 입지 못했던...
그랬기 때문에 포항 최고의 전설같은 플레이어로 기억되기에는 2%가 부족했던...
그런 아쉬움이 다시 이동국에게서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포항은 최근 성정으로 볼 때 소위 '명문'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마지막 우승이 14년 전일 뿐더러, 이동국 외에는 명성이 자자한 선수도 없다.
수원처럼 '레알'을 지향하는 팀도 아니고
서울처럼 막강한 연고 도시를 가진 것도 아니고
성남처럼 최다 우승에 빛나지도 못한다.
단 하나!
포항에게는 자부심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자부심의 속에는 '레전드'라 불릴만한 묵직한 선수들이 있었다.
최고의 스타건 어떻건 간에, 몸값이 비싸건 어떻던 간에
포항과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는 골수 포항의 선수들이 있었다.
이회택은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포항맨이었으며
홍명보 또한 해외 이적은 했을지언정 국내에서 포항 외의 유니폼을 입은 적은 없다.
박태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포항에서 뛰었으며 지금은 코치를 맡고 있으며
공문배 또한 포항에서 데뷔, 은퇴를 했고 지금은 산하 클럽을 지도하고 있다.
이런 자부심은...
성적이 아무리 곤두박칠 쳐도... 내가 아무리 오랫동안 포항 경기장을 찾지 않아도...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르더라도...
또렷하게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추억이며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오랫만에 찾은 포항 스틸야드라 할지라도
코칭 스텝의 벤치에서, 관중석에서, 경기장 입구에서 그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이면
바로 어제 일처럼 잃었던 전설을 금새 다시 찾을 수 있다.
황선홍과 홍명보
두 선수가 함께 뛰던 시절 포항은 정말 강했고 포항을 대표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보란듯이 둘은 마지막 순간에 대한민국 축구 사항 가장 영광스런 결과를
함께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좀 더 세월이 흐른 뒤에...
포항의 레전드 반열에 오를 이름은 황선홍이 아니라 홍명보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둘 다 일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국가대표로 훌륭한 업적을 이루었지만
마지막에 입은 유니폼의 색깔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라는 테두리에서는 두 선수 모두 레전드가 되겠지만
포항의 빨강-검정 유니폼과 오버랩시켰을 때는 홍명보가 먼저 떠오른다.
이동국
이동국의 이적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모양이다.
팬의 입장에서... 그 역시 포항의 레전드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부와 명예, 개인적인 영광을 더 크게 실현시킬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은 자유겠지만
때로는 그러한 실리에 앞서서 '명분'을 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때가 있다.
돈과 명예를 빼고 생각할 때... 비로소 가장 갚진 자신의 가치를 만들게 될 것이다.
많은 우승 타이틀과, 많은 연봉과, 많은 개인 기록과,
또한 그 만큼이나 많이 뉴스에 오르내리며 스타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팀이
이동국 앞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택했을 때...
20년 30년이 지난 후에 하나의 레전드로 기억되는 길은 그만큼 멀어질 것이다.
그의 기량과, 그의 발로 일구어낸 승리와 우승과 골들은 찬사를 받겠지만
'포항=이동국' 이라는 전설은 얻지 못할 것이다.
물론... 포항 스틸러스는 이동국을 위한 최선의 대우를 해 줘야 할 것이다.
그가 K-리그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주저 없이 그에게 최고의 연봉과 대우를 해 주기를 바란다.
최고를 값싸게 데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최고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 주는 것 또한 팬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아니겠는가!
최순호와 포항
과거...
최순호는 포항을 떠나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되는 다른 팀을 택한 적이 있다.
은퇴하기 몇 년 전에...
최순호는 그 팀에서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은퇴가 목전에 온 그에게 그가 요구하는 높은 연봉을 치를 팀도 없었다.
결국....
맨 마지막 순간에 포항은 최고 선수에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그를 다시 불렀다.
그리고 최순호는 성적과 활약 여부를 떠나서, 포항의 유니폼을 입고 은퇴를 하게 되었다.
그 역시... 은퇴의 순간을 포항에서 함께 했기에 레전드로 불릴만 하다.
그러나... 선수에게나 팀에게나...
영광과 화려함보다는 씁쓸함이 남는 결과였다.
포항이 최순호와 끝까지 함께 했더라면 더 아름답고 멋진 전설을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포항은 떠나는 최순호를 잡지 못한 채
기껏 맨 마지막 둥지만을 제공했는지... 지금도 안타까울 뿐이다.
최순호와 포항 (두번째 만남)
세월이 흐른 후에... 최순호는 다시 포항의 코치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얼마 후 감독이 되었다.
그러나... 최고의 스타 최순호였지만, 타이밍과 운은 잘 따라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선수 시절 '씁쓸한 레전드'로 은퇴를 한 것처럼
지도자로서의 최순호 또한 씁쓸하게 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은...
포항 스틸러스 사상 유례가 없이 임기중 감독교체를 통해 감독이 되었고
그 바람에 변변이 축하 인사도 받지 못한 채 감독이 되고 말았다.
(당시에 전임 박성화 감독은 극심한 성적 하락으로 인해 감독직을 중간에 그만두었다.)
감독으로서의 최순호는
마지막에 리그 준우승과 FA컵 준우승이라는 비교적 꿀리지 않을 만한 성적을 거두었다.
괜찮은 성적이었지...
하지만, 포항 팬들의 가슴을 쓸어 내려주지는 못했으니...
그것은 포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레전드들과 함께 일구어 낸 성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병지, 이민성, 우성용...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이루어낸 결과이긴 하지만
박성화 감독 시절부터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었던 그 누구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원 vs. 성남
2006 K- 리그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만나는 이 두 팀은 현재 최고 강팀임에 분명하다.
성남은 지금까지 이룩한 우승의 역사가 그 업적을 말해주고 있으며
수원은 창단시점부터 지금까지 'K-리그의 레알 마드리드' 다운 위용을 과시한다.
그러나...
레전드가 누구인가?
그 팀과 더불어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그 팀의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는 다른 어떤 유니폼도 어울리지 않는 선수가 누구인가?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일한 선수는 성남의 신태용 뿐인데
그는 지금 성남 속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
수원의 경우에도 황선홍이나 샤샤를 비롯해서 많은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렸었지만
내 기억에 그들의 파란 유니폼으로 영원히 기억될 선수는 박건하가 유일하다.
이제... 수원이나 성남 같은 최고의 팀이라면
그 팀에 걸맞는 레전드를 하나 가질만 하지 않겠는가?
포항처럼 과거의 향수에 빠져서 살라는 말이 아니다.
포항을 오랫동안 지켜본 팬으로서...
그 팀의 역사 속에서, 그 팀의 유니폼과 함께 각인되는 레전드야말로
그 팀을 가장 오랫동안 돋보이게 만드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기 때문이다.
수원이나 성남처럼 리그 우승을 다투는 출중한 팀에게
그러한 전설까지 더해진다면 더 없이 훌륭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피부색까지 파란 수원의 선수, 뼛속까지 노란 성남의 선수를 보여주기 바란다.
다시... 이동국, 그리고 포항
함께 전설을 만들자.
포항과 이동국이 합쳐져야만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전설을 만들자.
이 다음에.... 세월이 흐른 뒤에...
내 아들에게 빨강-검정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포항의 전설이 된 이동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축구를 잘하고, 골을 많이 넣고, 수 많은 팬들을 거느린 이동국이 아니라
포항 스틸러스의 모든 영광과 좌절까지 함께 했던 이동국을 보고 싶단 말이다.
이회택, 최순호, 홍명보...
그들보다 더 진한 포항의 레전드를, 내 생애 영원한 자부심을 하나 얻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어디 나 하나뿐이겠는가!
포항 스틸러스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의 소망이 나와 같을 것이다.
이동국은 최고의 선수다.
최고에게 최고에 맞는 대우를 아낌없이 해 주자.
그리고, 최고의 선수답게 최고로 멋진 전설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그러한 전설이 없다면...
성남이나 수원이 그들만의 전설을 하나씩 둘씩 만들어 나갈 때마다
포항 스틸러스의 팬들은 한조각 두조각 우리의 자존심을 잃어버릴 것만 같다....
역대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라이커, 최고의 선수라 자부하는 최순호가
처음부터 끝까지 포항의 유니폼을 입지 못했던...
그랬기 때문에 포항 최고의 전설같은 플레이어로 기억되기에는 2%가 부족했던...
그런 아쉬움이 다시 이동국에게서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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