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야드, 이게 얼마만이냐!

2006. 10. 9. 10:25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이번 추석 연휴는 축구로 시작해서 축구로 끝났습니다.
화요일 아침 일찍 포항에 내려가서
오후에 열린 포항:부산 경기를 보면서 연휴를 시작했고
일요일 저녁에는 상암에서 한국:가나의 경기를 보면서 연휴를 마쳤습니다. ^_^

정말 몇 년만에 포항의 멋진 스틸야드를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내집 드나들듯이 출퇴근 하던 곳이었는데... ㅋㅋㅋ

무엇보다도...
이제 갓 축구장 나들이를 시작한 아들 녀석과
처음으로 함께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보게 된 것이 너무나도 기쁩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정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간만에 찾은 스틸야드! 듬성듬성 빈 자리가 많긴 했지만, 휴일을 맞아서 많은 포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언제나 느끼듯이... 이 곳은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장입니다.


헛! 내가 찾지 않던 사이에 전용 구장이 종합 운동장으로 바뀐것은 아니겠죠?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전용구장에 트랙이 설치되어 있군요... ㅋㅋ



바뀐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경기중에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들것 대신 전동 카트가 부상당한 선수를 모셔(?) 옵니다.



그런데, 본부선 맞은편은 빈 자리가 너무 많아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2층 스탠드에는 빨간 티셔츠를 입은 해병대가 앉아 있습니다. 해병대의 위장잠입과 은폐전술이 놀랍군요 ^_^



우리는 육군

해군운 여기에!



하프 타임. 이동국 선수가 팬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경기를 마치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른쪽부터) 박태하 코치와 형수님, 빅조크(상혁)와 그의 와이프 향주, 더 이상 고딩 소녀가 아닌 윤지와 선영이, 그리고 와이프와 서치우!



경기는 포항의 4대1 압승!
낮 경기는 오후 3시에 하기 때문에 저는 별 생각 없이 오후 3시에 맞춰서 경기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TV 중계 때문에 오후 2시로 경기 시간이 당겨졌다는군요!
경기장으로 출발할 쯤 뽀뽀의 프리킥 골을 먹어서 0대1로 지고 있는 상황...
부랴부랴 경기장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는 순간 '와!' 하는 함성소리... (음... 1대1 이군)
입장권을 사서 경기장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또 한 번 '와!' 하는 함성소리... (2대1 역전이닷!)
...
그리고... 후반에 다시 두 골을 더 넣어서 4대1 압승!

경기를 마친 후에 정말 정다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빅조크(상혁) 부부와는 이미 경기장에서 보자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함께 경기를 관전했습니다만...

경기 후에 선수단 버스 부근에서 약속을 하지도 않았는데
반가운 얼굴들을 우연찮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 서포터스로 만났던 선영이와 윤지는 벌써 대학을 졸업하고
숙녀(?)가 되어 있었습니다.

멀리서나마 가끔 소식을 전하던 빅조크 부부.
(이 두 사람도 포항의 서포터스로 만나서 결혼까지 골~인!)

그리고, 영원한 포항의 레전드 박태하 코치와 형수님!
(지금도 제 자동차의 운전석 시트는 '17번 박태하'의 유니폼입니다.)

....

경기장을 나와서...
오랜만에 만난 빅조크 부부와 커피 한 잔 하면서
그간의 밀린 이야기와 축구 이야기를 두어 시간 나누고 헤여졌습니다.
그동안 서울 생활에 너무 치어서 포항경기를 별로 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없는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좀 더 자주 포항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저녁에는...
박태하 형님 댁에서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소주 한 잔!
선수 시절에도 그랬지만... 언제나 사람 좋은 웃음으로 우리 가족을 맞아 주셨습니다.

지금 포항은 특급 스타 없이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태하 형님이 2군 코치 시절에 연마시켰던 선수들이 주역이지요.

파리아스 감독과는 한 살 터울.
두 젊은 코칭 스탭의 노력으로 이렇게 좋은 팀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성적이 이래 조으모 안되는데... ^_^"

별다른 빅 스타 없이 탄탄한 팀을 만든 것은
순전히 젊고 패기 있는 감독과 코치의 작품이지요.

다른 구단처럼 값비싼 선수들 잔뜩 들여오지 못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좋은 팀을 만들고 멋진 경기를 하고 있으니
구단에서 선수 영입을 안하려고 하면 어쩌냐는 기분 좋은 농담을 했습니다.

밤 늦도록 이야기하는 내내...
그 동안 코치로서 열심히 일한 보람과 자부심,
자신이 지도하고 발굴했던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 났습니다.

포항에서 나고 자라서, 프로의 시작과 끝을 포항 스틸러스에서 보냈고,
지금은 자신의 고향 후배이자 팀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는
진정한 포항의 레전드 박태하!

올해는 그와 함께 또 하나의 전설과 역사가 만들어 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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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다음날! (10월 4일)

포항을 찾게 되면 꼭 들르는 곳 중 한 곳이
포항 스틸러스의 클럽 하우스가 있는 송라 연습장입니다.

클럽 하우스도 돌아보고, 연습장의 파란 잔듸도 한 번 밟아보고
그리고... 바로 근처에 있는 월포 바닷가에서
바다 냄새도 흠뻑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들 녀석과 함께 송라 연습장을 찾았습니다.
선수단은 전날(10월 3일) 경기를 마치면서
곧바로 추석 휴가에 들어갔기 때문에 연습장은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마침 연습장도 비어 있어서
아들놈에게 축구공(스틸러스 사인볼)을 하나 던져주었습니다.
(천연잔디 구장은 잔듸 보호를 위해 개방이 안되지만,
인조잔디 구장은 개방이 됩니다.)

이 공을 어떻게 차라는 거지?



골 세레모니는 이렇게? (라데 처럼? ㅎㅎㅎㅎ)



점프는 박태하 처럼?



월포 바닷가. 엄마의 후까시가 대단하군!


간만에 다시 찾은 바닷가에서 너무 신나는 아들놈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와야지...



모처럼... 즐겁고 반가운 포항 나들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