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 마라도나 vs. 2006 지단
2006. 7. 8. 22:56ㆍ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4.컴백 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통해 새로운 축구의 황제로 등극했던 마라도나.
공을 다루는 그의 기술 보다도 나를 매료시킨 것은
마치 신나는 놀이에 푹 빠진 아이처럼 천진스럽고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혀를 낼름 거리면서 공을 몰고 돌진하는 그의 환희에 찬 표정이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축구를 할 때, 공을 몰고 적진을 돌파할 때,
그리고 네트를 출렁이게 하는 멋진 골을 넣는 순간의 행복을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치는 사람 같았습니다.
마라도나의 플레이에서는 즐거움과 열정이 함께 어우러진
가장 행복한 사나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카니쟈라는 총알처럼 빠른 선수가 있긴 했지만
분명히 아르헨티나는 1986년처럼 강하지 않았습니다.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마라도나도 더 이상 60미터를 쉼 없이 질주하면서
잉글랜드 선수 다섯 명을 농락할 만큼의 힘과 스피드를 가질만큼 젊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의 팔뚝을 멋지게 장식했던 노란 주장 완장이었지요.
1990년 이탈리아에서 만큼은... 마라도나는 분명히 철부지나 유쾌한 소년이 아니라
팀의 모든 것을 이끌었던 든든한 주장이었습니다.
이 멋진 주장은...
예전보다 못한 팀을 기어이 결승전에 진출시킵니다.
결승전...
마라도나와 함께 유일하게 아르헨티나가 희망을 걸 수 있는 카니쟈는
결승전에서 뛰지도 못했고...
마라도나는 좀처럼 하지 않는 수비 반칙까지 해 가면서 독일을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그러다가... 독일에게 통한의 페널티킥을 내줍니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었을 때 애원하듯이 주심에게 항의하던 마라도나는 경고를 먹게 되고
양손을 위로 올리면서 뒤로 돌아
허무한 듯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결과는 1대0 패배. 독일의 우승...
우승을 한 독일 선수들이 우승 세레모니를 이어가고 있을 때...
카메라에 잡힌 마라도나는 TV 화면으로 보기에도 온몸이 크게 흔들릴만큼
어깨를 들썩이면서 크게 울고 있었습니다.
2위팀 아르헨티나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주장 마라도나는 눈물을 줄줄 흘리고...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시상대에 오르고
좀처럼 악수를 나누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던 마라도나는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들고 시상대 위의 아벨란제와 악수를 나눕니다.
저는 그 장면이 지금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 선수의 위대함이 팀을 결승까지 올려 놓았고...
그러나, 그 위대한 선수 한 명만으로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마라도나는... 스스로에게 분했을 것입니다.
"내가 조금 더 강했더라면..."
"조금 더 일찍, 내가 더 강했을 때 너희를 만났다면 나는 이겼을거야..."
"내가 그렇게 온 힘을 다했건만... 여기까지밖에 안되는가..."
눈물을 줄줄 흘리는 마라도나를 보면서
저는 마치 제가 마라도나인 것처럼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그리고...
눈물을 훔치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마라도나의 모습은
지금까지 제가 축구장에서 본 가장 슬프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가장 경건한 모습이었습니다.
....
2006년!
프랑스의 지단이 다시 한 번 예전의 마라도나가 되어 이탈리아와 맞서게 되겠지요.
한 쪽 팔에는 멋진 뢰블레의 주장 완장을 차고
해골처럼 바싹 살이 말라버린... 주름마저 잡힌 얼굴로...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가를
다시 한 번 보여줄 것입니다.
전력상 조심스럽게 이탈리아의 우세를 점치지만
이번 결승전의 주인공은 역사상 가장 품위있고 세련되게 축구를 했던
지네딘 지단이라는 위대한 프랑스 선수가 될 것입니다.
지네딘 지단이 마지막으로 뛰는 가장 위대한 경기를 보지 않고
8강까지만 보고 돌아온 것을 지금 무척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단은... 1990년의 마라도나처럼 울지 않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와 함께 승리하여 울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록 이탈리아에게 패하더라도 울지 않았으면 좋겠고...
설사 울더라도... 마라도나처럼 어깨가 들썩이도록 흐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를 좋아하는 모든 축구팬들은
너무도 슬픈 장면이 또다시 TV에서 봐야 할테니까요.
이기건 지건 간에
웃음 없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던 그 때처럼...
그저 조용하게 울음을 참는 꾹 참는 모습으로 퇴장하는 그의 얼굴만으로도
팬들은 충분히 슬플테니까요.
마라도나 만큼 독보적인 천재는 아니겠지만...
지단은 마라도나가 유일하게 가지지 못했던 기품을 가진 선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위대한 지단에게 박수를!!!
공을 다루는 그의 기술 보다도 나를 매료시킨 것은
마치 신나는 놀이에 푹 빠진 아이처럼 천진스럽고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혀를 낼름 거리면서 공을 몰고 돌진하는 그의 환희에 찬 표정이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축구를 할 때, 공을 몰고 적진을 돌파할 때,
그리고 네트를 출렁이게 하는 멋진 골을 넣는 순간의 행복을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치는 사람 같았습니다.
마라도나의 플레이에서는 즐거움과 열정이 함께 어우러진
가장 행복한 사나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카니쟈라는 총알처럼 빠른 선수가 있긴 했지만
분명히 아르헨티나는 1986년처럼 강하지 않았습니다.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마라도나도 더 이상 60미터를 쉼 없이 질주하면서
잉글랜드 선수 다섯 명을 농락할 만큼의 힘과 스피드를 가질만큼 젊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의 팔뚝을 멋지게 장식했던 노란 주장 완장이었지요.
1990년 이탈리아에서 만큼은... 마라도나는 분명히 철부지나 유쾌한 소년이 아니라
팀의 모든 것을 이끌었던 든든한 주장이었습니다.
이 멋진 주장은...
예전보다 못한 팀을 기어이 결승전에 진출시킵니다.
결승전...
마라도나와 함께 유일하게 아르헨티나가 희망을 걸 수 있는 카니쟈는
결승전에서 뛰지도 못했고...
마라도나는 좀처럼 하지 않는 수비 반칙까지 해 가면서 독일을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그러다가... 독일에게 통한의 페널티킥을 내줍니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었을 때 애원하듯이 주심에게 항의하던 마라도나는 경고를 먹게 되고
양손을 위로 올리면서 뒤로 돌아
허무한 듯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결과는 1대0 패배. 독일의 우승...
우승을 한 독일 선수들이 우승 세레모니를 이어가고 있을 때...
카메라에 잡힌 마라도나는 TV 화면으로 보기에도 온몸이 크게 흔들릴만큼
어깨를 들썩이면서 크게 울고 있었습니다.
2위팀 아르헨티나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주장 마라도나는 눈물을 줄줄 흘리고...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시상대에 오르고
좀처럼 악수를 나누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던 마라도나는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들고 시상대 위의 아벨란제와 악수를 나눕니다.
저는 그 장면이 지금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 선수의 위대함이 팀을 결승까지 올려 놓았고...
그러나, 그 위대한 선수 한 명만으로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마라도나는... 스스로에게 분했을 것입니다.
"내가 조금 더 강했더라면..."
"조금 더 일찍, 내가 더 강했을 때 너희를 만났다면 나는 이겼을거야..."
"내가 그렇게 온 힘을 다했건만... 여기까지밖에 안되는가..."
눈물을 줄줄 흘리는 마라도나를 보면서
저는 마치 제가 마라도나인 것처럼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그리고...
눈물을 훔치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마라도나의 모습은
지금까지 제가 축구장에서 본 가장 슬프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가장 경건한 모습이었습니다.
....
2006년!
프랑스의 지단이 다시 한 번 예전의 마라도나가 되어 이탈리아와 맞서게 되겠지요.
한 쪽 팔에는 멋진 뢰블레의 주장 완장을 차고
해골처럼 바싹 살이 말라버린... 주름마저 잡힌 얼굴로...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가를
다시 한 번 보여줄 것입니다.
전력상 조심스럽게 이탈리아의 우세를 점치지만
이번 결승전의 주인공은 역사상 가장 품위있고 세련되게 축구를 했던
지네딘 지단이라는 위대한 프랑스 선수가 될 것입니다.
지네딘 지단이 마지막으로 뛰는 가장 위대한 경기를 보지 않고
8강까지만 보고 돌아온 것을 지금 무척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단은... 1990년의 마라도나처럼 울지 않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와 함께 승리하여 울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록 이탈리아에게 패하더라도 울지 않았으면 좋겠고...
설사 울더라도... 마라도나처럼 어깨가 들썩이도록 흐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를 좋아하는 모든 축구팬들은
너무도 슬픈 장면이 또다시 TV에서 봐야 할테니까요.
이기건 지건 간에
웃음 없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던 그 때처럼...
그저 조용하게 울음을 참는 꾹 참는 모습으로 퇴장하는 그의 얼굴만으로도
팬들은 충분히 슬플테니까요.
마라도나 만큼 독보적인 천재는 아니겠지만...
지단은 마라도나가 유일하게 가지지 못했던 기품을 가진 선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위대한 지단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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