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뭐길래(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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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의 2011 시즌이 끝났네!
반복되는 우승 문턱의 좌절 앞에서 단련이 될법도 한데, 이것 만큼은 정말 단련이 안됩니다. 물론 '달관'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전처럼 집착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죠. 아마도 내년이건 후건이건 이와 비슷한 기회는 또 한 번 찾아오고, 아니면 그 후에라도 기회는 올테고 우리는 다시 챔피언에 도전할테니까요. 우승도 정말 힘들지만, 언제나 우승의 희망과 가능성을 놓지 않을만큼의 정상권 전력을 유지한다는 것도 엄청 힘들다는 것을 아니까요. 박지성 같은 선수가 없어도, 이동국이 끝내 다른 팀에서 뛰어도, 김재성과 김형일이 군대에 가도... 어떤 상황에서도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살아남기란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그냥 '포항 스틸러스'라는 이름 값과 자부심만큼은 잃지 않는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참 힘들지요. 이 문제..
2011.11.27 -
포항이 울산을 이기는 방법, 짧고 굵게!
초반에 안풀린다고 성질내기 없기 초반부터 잘풀린다고 오바하기 없기 김신욱한테 신경쓰다 딴 놈에게 당하기 없기 곽태휘의 헤딩 슛 경계하기에 앞서, 그에게서 패널티킥 얻어 내기 설기현 불쌍하다고 너무 동정하기 없기 모따, 왼발만 쓰기 없기 황진성, 가끔 헤딩도 하기 아사모아, 자네도 가끔 헤딩 하기 슈바, 세레모니 궁리할 시간에 골 넣을 궁리 하기 김형일, 다른 사람 대신 싸우다 경고 먹기 없기 신형민/김광석, 결혼하기 전까지...... 꾹 참기! 노병준, 후반 15분에 황감독이 당신 까먹고 있으면 알람으로 깨워주기 김재성, 군대갈때까지 아직 세 게임 남았다는거 까먹지 않기 신화용, 팔 뻗으면 김신욱 보다 당신이 더 크다는 사실 잊지 않기 신광훈, 마르세유 턴 2회 연속 시도하지 않기 김원일/윤원일, 누가 ..
2011.11.25 -
이상한 축구리그의 자유축구협정
이상한 팀들끼리하는 이상한 축구 리그가 있었습니다. 이 리그에서는 홈 팀에게 매우 강력한 어드밴티지가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홈 팀은 벤치가 있지만 어웨이 팀은 벤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웨이 팀의 후보 선수들은 바닥에 앉거나 서서 경기를 봅니다. 팀에 따라서는 어웨이 팀에게 유료로 벤치를 제공하는 곳도 있구요. 입장료도 다릅니다. 어웨이 팀의 팬들은 2배가 넘는 입장료를 내야합니다. 그런데도 좌석은 2층의 구석진 코너에 딱 100명까지만 입장 가능합니다. 홈 팀에서 임명한 심판이 한 명 더 있어서 어웨이 팀의 반칙은 속속들이 찾아 냅니다. 이 심판에게는 주심에게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이 때 주심은 반드시 비디오 판독을 해야합니다. 물론... 홈 팀에서 임명한 심판이기 때문에 자기..
2011.11.24 -
수원과 울산 사이에서...
6강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수원과 울산 모두 탄탄한 전력이네요. 두 팀 중 어느 팀이 올라오더라도 포항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됩니다. 울산은 팀 전술 보다는 개인 전술에 더 무게가 있는 팀입니다. 김호곤 감독의 스타일로 보이는데... 잘 짜여진 전술이나 극대화된 조직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 본인들의 파워를 극대화하는 스타일이랄까? 엉성할 때는 "저런 선수들을 가지고 왜 이 정도 경기 밖에 나오지?"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물이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죠. 리그 막판부터 이어졌던 울산의 경기내용, 그리고 FC 서울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면 탄탄한 수비는 물론이고 상황 상황에 선수들의 임기응변이 좋고 득점 찬스에서는 '누군가'가 등장해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팀'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2011.11.23 -
야구의 롯데를 보면서 축구의 포항이 오버랩되네요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보다는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가 더 기억에 남고... 또한 더 가슴이 뭉클합니다. 제가 야구팬은 아니지만 심정적으로 롯데를 지지하는 모양입니다. 롯데와 SK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서... 포항 스틸러스의 팬 입장에서 알게 모르게 롯데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롯데라는 야구팀과 포항이라는 축구팀 또한 비슷한 색깔을 가진 것 같구요. 아마도 롯데 팬들의 평소 마음은? 우리는 확고한 지역 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팬들이 팀에 대해 가지는 자부심은 승리나 우승 보다도 더 큰 것입니다. SK의 꼼꼼한 야구는 너무 쪼잔해 보이고, 롯데의 시원시원한 스타일이 팬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지만, 막강 투수진을 보유하기 보다는 불방망이 타선으..
2011.11.02 -
이동국, 왜 대표팀을 포기하라는 거지?
"이렇게 기용할거면 차라리 이동국을 대표팀에 부르지 마라!" (이장님 말씀 ^_^) 저 역시 UAE전 마지막 교체 순간은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타이밍은 이동국이 들어갈 타이밍도 아니었을 뿐더러, 그런 용도로 이동국을 출전시킨다는 것은 그를 너무 홀대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으니까요. 이동국이 부상 후에 복귀했다면 컨디션 점검과 감각 살리기 차원에서 뛰게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요란한 이슈 속에서 급히 발탁한 것 치고는 상식 밖의 기용이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광래 감독의 결정사항입니다. 비록 잘못된 결정이라 할지라도 선수와 감독의 관계라는 것은, 아무리 평등하고 개방적이라 할 지라도, 경기중에 누구를 어디에서 어떤 역할로 기용하는 것은 감독의 권한과 책임이지요...
2011.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