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가는 맛이라는데...
어릴 때... 12년을 춘천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20대가 시작되는 시기에 고향같은 춘천을 떠나서 멀리 포항으로 가게 되었지요. 당시 춘천-포항을 바로 연결하는 교통편이 없어서 서울을 거쳐서 포항에 가곤 했지요. 춘천에서 아침 일찍 기차나 버스를 타고 서울로, 서울에서 다시 포항행 고속버스로... 대강 8시간~10시간은 걸리는 길이었지만 경춘선 열차나 서울가는 버스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은 정말 근사했습니다. 특히, 아침 일찍 출발한 기차가 경강역을 지나 가평으로 넘어가는 다리를 건널 때면 곱게 피어 오르는 물안개, 살짝 얼음이 잡힌 강가나 호숫가에 쌓인 흰 눈은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그쯤 되면 슬슬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아침잠이 몰려오지요. ^^ 춘천을 떠날 때의 아련한 운치도..
2010.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