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내 몸은 개피곤

2022. 11. 26. 15:12카테고리 없음

우루과이전 마치고 일행 일부가 좀 뻗었습니다. 경기 후에 경기장 빠져나오는 길이 완전 극악의 밀집과 무한대기의 반복, 빽빽하게 밀집된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후덥함과 낯선 냄새, 쉬지 않고 들려오는 낯선 수다. 그 상태로 한 시간을 밀리듯이 이동한 후에야 메트로를 탈 수 있었습니다.

공짜가 많은 월드컵입니다. 경기장에서 양쪽 국가의 국기와 깃발을 나눠줍니다. 꽤 큰 국기를 그냥 뿌려요^^

이게 또 한국에게 유리합니다. 카타르도 아시아는 아시아죠. 카타르 사람들 뿐만아니라 다양한 아시아 사람들이 일하는 곳입니다. 여기도 K-pop 팬들 무지하게 많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매우 높습니다.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은 기본 장착이고 한국사람들 보면 이 한마디라도 수줍게 던지면서 반가워하구요. 덕분에 태극기 두른 카타르 사람들 많이 만납니다.

국기를 공짜로 뿌리다보니 몸에 태극기 하나 휘감는거는 기본패션입니다.

울 마눌림 온 몸을 휘감은 태극기 보이시죠?

나름 준비해 간건데도 그닥 눈에 띄지 않아요.

가나전 보러 오시는 분들, 태극기 하나 휘감아도 전혀 튀지 않습니다.^^

좀 멀리 있지만 손흥민 몸상태부터 확인!

마스크 쓴 모습이지만 몸 놀림은 아주 가볍고 힘이 넘쳤습니다.

경기에서도 맹활약! 국가대표 선수, EPL 득점왕을 하는 선수입니다. 육체와 정신이 우리같은 보통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강인한 사람이겠죠.

아직 100%는 아니겠지만, 이렇게 경기를 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오프닝 셀러브레이션을 하는데.... 지난번 미국:웨일스 경기에서 봤던 대형 피파컵과 불꽃쇼를 하지 않네요?

나름 볼만한 퍼포먼스였는데... 아쉽습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 비해 많은 한국팬들이 찾았습니다.

이제는 붉은악마 원정단보다 개인별로 직관하는 팬들이 훨씬 많은 것도 큰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붉은악마 응원석이 아닌 일반 관중석에 앉아 있으면 약간 외로웠거든요.

이번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는 외로움 따윈 없습니다.

정말 많은 한국팬들이 우루과이 전을 보러 왔습니다!

 

경기 후,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우리 잘했죠?

선수들이 경기장을 돌면서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퇴장했습니다.

이건 인사라기 보다는 팬들과 선수들 사이의 교감입니다.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경기를 치렀지만, 팬들 또한 정말 공을 들여서 여기까지 왔거든요.

경기 결과와 내용을 떠나 이런 교감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됩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때까지는 우리 선수들도 휙하고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살짝 아쉬웠죠. 인사를 못받아 서운한게 아니라 선수들도 그런 교감을 통해 기쁨과 위로를 나눌 수 있을텐데, 그걸 그냥 흘려버리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우루과이 선수들은 경기 끝나니 그냥 쌩~하고 들어가네요.

그 만큼 경기가 맘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힘든 경기였을 거에요. 경기장에서 봐도 우리가 훨씬 힘있게 몰아부쳤거든요.

잡을 수도 있었는데...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근데요, 여기 카타르가 음주에는 엄격한데 흡연에는 아주 관대합니다. (우리랑 좀 반대)

월드컵 경기장에서 담배를 필 수 있다니!

몰래 짱박혀서 피는 게 아니라 대놓고 재떨이까지 있습니다.

 

경기장만 그런게 아니에요. 거리에, 그리고 광장에도 재떨이가 늘 있습니다.

흡연자에게 편하긴한데... 

이래도 되나? 여기서 펴도 되나? 옆에 아이들은 없나?

오히려 담배피는 제가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를 엄격히 금지하는 카타르.

경기를 잘 마친 후에는 시원하게 잔을 부딪치면서 그날의 무용담을 천배쯤 부풀려 떠드는 재미가 있어야하는데 말입니다.

 

아쉽지만 아침햇살 같은 것으로 건배를 대신합니다^^

최대한 기분을 내기 위해 막거리잔 만큼은 진심을 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