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팍팍 내면서 러시아 월드컵 즐기기

2020. 4. 13. 16:57월드컵 여행 - 2018 러시아/00.러시아 월드컵 준비

2018-06-0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의 전력이 아직까지 영~ 불안불안합니다만, 그래도 월드컵은 월드컵입니다. 성적은 성적이고 축제는 축제지요. 사실 우리 축구의 실력이란 것이 세계 16강 수준까지는 안된다는 걸 인정한다면 16강에 올라가고 못올라가는 것은 축제를 즐기는데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 선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투혼이 넘치고 당당하게 세계적인 축구 강호들과 맞붙기를 바래봅니다. 16강 이전에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 넘치게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의 경기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그냥 소소하게 팬으로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고자 합니다. 축제의 현장을 찾은 다른 나라의 축구팬들과 재밌고 즐겁게 놀고 소통하면서 즐기고자합니다. 우리는 월드컵에 초대받은 몇 안되는 나라 중에 하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팬들은 충분히 우리 대표팀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뽐내고 즐길 자격이 있으니까요. (쫄지말고 거만하기!!)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기 위해서 몇 가지 패션 아이템을 준비했습니다. 직접 만든것도 있고 주문한 것도 있습니다. 한동안 집에서 꼼지락 거리면서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릴께요^^

먼저 기본 아이템! 대표팀 패션 코스프레! 일단 기본적으로 대표팀 유니폼과 깔맞춤 무늬맞춤 정도는 해 줘야죠? 레플리카는 너무 비싸고… 요런 느낌의 티셔츠 하나 장만해 갑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우리보다 춥습니다. 6월이지만 우리나라 5월 날씨이고 일교차도 심합니다. 흐린날이나 비오는 날은 더 쌀쌀하겠죠? 3차전이 열리는 카잔은 특히 더 쌀쌀하다고 하구요.

요런 날씨 핑계로 긴팔 티셔츠 하나 준비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왔다는 티 팍팍 내면서! (한장에 13,000원)

 

직접 만든 월드컵 여행 아이템

자~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한 기본 아이템 되겠습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딱 맞춤 스페셜 아이템들을 준비해 봤습니다. 러시아 국기는 백-청-홍 가로무늬입니다. 색깔 배열해서 아이템 준비하기 딱 좋습니다. 마침 우리 마눌님께서는 취미로 가죽공예 살짝 하시구요. 지난 브라질 월드컵 때도 축구공 팔찌 차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러시아 3색 팔찌 만들어 봤습니다. 평소에 남자 팔목에 차고 다니기에는 좀 튀지만 월드컵 때는 잘 어울릴 것같습니다. (직접제작. 재료비 11,200원)

러시아 국기 색깔이 요런거 준비하기 참 좋네요. 마침 우리 가족도 3명! 각자 백-청-홍 색깔로 깔맞춤 해서 차려입기로 했습니다. (슬슬 유치함을 즐기는 쪽으로 갑니다.^^)

날씨 쌀쌀할텐데… 집에 있는 바람막이 챙겨가려다가… 에라, 이왕 놀러 가는거 새로 깔맞춤해서 하나 장만하기로^^ (해외직구. 배송비 포함 각 30불….이라고 하는데 마눌님 자기꺼는 가격을 안알려주네요. 개인소장이라면서… 뭔가 많이 비싼 것으로 짐작됨)

하는 김에 요런 3색 깔맞춤 페도라도 하나씩. (각 10,450원)

페도라가 좀 밋밋하네요. 화끈하게 러시아 3색장식 추가했습니다. 헐 예쁘네요^^

만만한 스마트 폰 케이스에도 월드컵 냄새 풀풀 풍기는건 기본중 기본이구요.^^ (직구. 각 4,000원 정도)

음… 여기까지 하고 보니 이 짓거리도 재미가 붙더라구요. 뭔가 좀 더 확실하게 오버해 보고 싶은 충동을 못이기고… 아예 커스텀 티셔츠도 주문했습니다. (각 17,000원)

러시아 백-청-홍 3색 하나씩 챙겨입기로 했습니다. (엄마-아빠-아들) 그냥 티셔츠만 입기 밋밋해서 “러-시-아”라는 글자를 러시아어, 영어, 한글로 표시!

“우리는 한국에서 러시아로 놀러왔어요^^”

공대 나온 여자의 힘!

이런식으로 러시아 월드컵 아이템을 준비하다보니 저보다 마눌님께서 더 흥분하시네요. 역시 여자는 패션 앞에서 아드레날린이 상승하나봅니다. 러시아 3색 깃발에 확 꽂힌 우리 마눌님… 한동안 밀어 뒀던 가죽을 뒤적거리면서 3색 가죽을 부여잡고 몇날 며칠을 낑낑거리더니…

세상에… 역시 공대 나온 여자는 달라요! 이렇게 놀라운 걸 해냅니다!!!~

이건 차마 가격을 못 메기겠어요! 마눌님의 의지와 실력에 감동!~ 재료비는 65,000원이라는데, 이건 천불짜리라고 하고 싶어요! 어디서도 살 수 없는 아이템 입니다! ㅎㅎ

Fan ID 케이스

그리고… 마지막, 비장의 아이템…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다른 월드컵과 달리 팬 아이디(Fan ID)라는 것을 발급받아야합니다. 일종의 팬 신분증 같은 것인데, 월드컵 입장권 소지자들은 사전에 이 팬 아이디를 발급받아야하며 경기장 입장할 때도 목에 걸어야합니다. 그리고, 팬 아이디를 소지하면 개최도시의 대중교통과 도시간 특별 장거리 열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신분과 식별을 강조하는 KGB의 나라답게…^^)

그런데, 이 팬 아이디를 신청하는게 그리 간단하지가 않았습니다. 특히, 아이디에 프린트할 사진을 인터넷으로 업로드해야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퇴짜를 놓습니다. (배경이 진하다, 얼굴 식별이 잘 안된다, 너무 어둡다… 등등)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업로드에 성공하고 기뻐했는데… 막상 우편으로 팬 아이디를 받고 보니까 이건 뭐 외국인도 이런 외국인이 없네요. 다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사진보면 감추고 싶은 그런 느낌 있죠? 그거의 100배쯤 더 쪽팔린 사진이 프린트 되어 있더라구요. ㅠ.ㅠ

이걸 목에 걸고 다녀야한다니… 이걸 목에 걸라니…

저도 투덜투덜 거렸지만 울 마눌님께서 느끼는 불만은 다시 곱하기 100! 공대 나온 여자는 급기야 이런걸 만들었습니다!!! 국적불명 외국인 사진 감춰주는 팬 아이디 가죽 케이스^^ (재료비 각 5천원)

장담컨데… 현지에서 이거 보는 사람들 엄청 부러울겁니다. 함께 월드컵 준비하는 사람들이 보여준 팬 아이디 사진들이… ㅎㅎ 다들 국적불명의 외국인 사진들… 장난 아니거든요^^

위에 아이템들 풀 장착하고 착샷하나 찍어야하는데…. ㅎㅎ 그건 월드컵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번 월드컵 직관하면서 느낀 점!

팍팍 티내면서 월드컵을 즐겨야겠다!!!

곧 티 팍팍내면서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