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 에노시마, 타임머신 타고 슬램덩크 찾아가기

2020. 4. 10. 17:17색다른 축구 직관 여행/클럽월드컵 - 2016 일본

2016-12-25

요코하마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보러가는 기회에 꼭가고 싶었던 곳이 있습니다.

가마쿠라,  그리고 에노시마!

우리 젊은 시절…  여자 친구 다음으로 우리를 설레게 했던 만화 슬램덩크^^ 그 슬램덩크의 배경 도시가 바로 가마쿠라와 에노시마입니다. 도쿄에서 2시간정도 걸리고 요코하마에서는 30분 정도 걸리는 바닷가 작은 도시입니다. ‘슬램덩크’라는 말만으로도 완전 두근두근두근…^^

우리가 어렴풋이 들었던 ‘가마쿠라 막부’의 그 가마쿠라 맞구요, 한 때는 막부의 심장이었겠지만 지금은 한가하고 조용한 작은 어촌마을이네요.

 

닥치고 "슬램덩크!"

때마침 학생들 하교 시간에 도착! 긴말 필요없음! 아래 사진 함 보세요~^^

마치 80년대로 돌아간 것 같죠? 통 넓은 검은 교복. 채치수, 송태섭, 정대만, 서태웅이 제 앞으로 걸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빨강머리 강백호는 없음^^)

이 학교… 슬램덩크의 팬이 살아있는 한 교복 절대 안바꿀 것 같습니다^^

‘가마쿠라고교앞’ 역이 있습니다.  슬램덩크에는 강백호와 북산고의 라이벌, ‘능남고앞’ 역으로 나왔다고 하네요.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모든 장면이 만화에 나오는 바로 그 하교길 풍경이네요. 강백호도 보이고 소연이도 보이고… 아래 사진에 멀리 보이는 섬이 ‘에노시마’이고 기찻길옆 해변은 서태웅이 조깅하던 그 해변이죠.

그리고, 슬램덩크에 나오는 결정적인 장면들!

여기가 바로 그 건널목입니다. 이미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 만화속 그 장면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전선, 전봇대, 신호등, 철길…  딱 그 모습 그분위기!

이건 머 완전 “심봤다!!!” ㅎㅎ

 

"바닷마을 다이어리"

슬램덩크와 함께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한 유명한 만화가 또 하나 있습니다. 지금도 연재중인 ‘바닷마을 다이어리’

부모들의 이혼과 사별 때문에 함께 모여 살게된 네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막내 여자아이가 축구선수^^)

책 표지 그림에 나오는 저 건널목…  아까 소개했던가마쿠라 고등학교 앞 건널목입니다^^

에노시마

저희는 요코하마에서 오후나라는 곳을 거쳐 ‘쇼난 모노레일’이라는 기차를 타고 에노시마로 갔습니다. 역에서 내리니 ‘BEACH’라는 앙증맞은 핑크색 표지판이 안내해 주네요^^

아들놈 가방 무겁다고 투덜거려서 관광안내소에서 코인 락커있는 곳을 물어봤습니다.

“한국분들이…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유메나 망가…” (유명한 만화…)

“ㅎㅎㅎ 슬라무 당크^^”

에노시마는 작고 예쁜 섬입니다. 신사가 몇 개있고 계단이 아주 많습니다. 몇군데 돌아볼려고 20분쯤 걸었더니 섬을 이미 반바퀴 돌았더라구요^^

섬을 반바퀴쯤 돌면 예쁜 옛날 거리가 나옵니다. 운치있게 차 한잔하면서 분위기에 흠뻑^^

가마쿠라-에노시마 지역을 운행하는 고풍스런 ‘에노텐’ 전철 타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역도 전차도 시간이 80년대 멈춘 듯, 만화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듯!

아… 이런 모습은 평생 바뀌지 않았으면~~

에노텐 전철, 에노시마역
에노시마역

 

에노시마역

 

먹자, ‘시라스동’

그리고 에노시마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나오는 ‘시라스동’

만화에서는 ‘시라스’를 잔멸치라고 했던거 같은데, 우리가 먹는 ‘뱅어’ 같네요. 그러니까 시라스동=뱅어덮밥 쯤 되겠네요.

마침 요즘이 제철 시라스를 맛볼 수 있는 계절인가봅니다. 거의 에노시마의 모든 식당에서 ‘나마(생)시라스동’을 팝니다. 대부분 가게에서 팔긴하는데… 도대체 어느 식당에서 먹을까…

그러던 중 에노시마역 벽에 붙어있는 작은 A4용지 발견!

"Kamome Kitchen"

카모메 키친?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ㅎㅎ 이것도 유명한 소설입니다. 핀란드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사는 일본 여자들의 이야기!

책에 나오는 그 카모메 식당은 아니겠지만, 우연한 발견 치고는 너무 반갑고 절묘해서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진짜 무작정… 그냥 삘 하나 믿고 찾아감^^)
길 물어물어 찾아간 작은 식당. 가정집 테라스 같은 곳에 테이블 세 개있는 단촐한 동네식당인데… 이건 완전 대발견입니다!

정말 맛있는 시라스동을 집밥처럼 먹을 수 있고 분위기도 너무나 편안합니다. 소설에 나온 것처럼 여자분 두 분이 운영하시는 듯한데, 그래서 식당 이름도 ‘카모메 키친’이라고 지었나 봅니다.

주인 아주머니 한분은 한국 보령에 가본적 있다면서 급 반가운 분위기! 일본 사는 누나나 이모네 집에 온 것같은 친근함!^^

나마시라스동, 카모메 키친

결국 ‘슬램덩크’와 ‘바닷마을 다이어리’ 때문에 찾았다가 소설 ‘카모메 식당’까지 만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마침 숙소는 옛날 분위기 물씬 풍기는 일본식 게스트하우스네요. 하루 종일 분위기 충만했던 곳 가마쿠라, 에노시마…

이런 곳에서는 그 동네 맥주 한잔 마셔줘야 제대로 마무리겠죠? (가마쿠라 맥주 & 에노시마 맥주)

아무래도… 언제고 다시 한 번 갈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모습이 그 때도 남아있었으면 좋겠네요. 정말 간절히…^^


깨알 정리

  • ‘오후나’역에서 ‘가마쿠라.에노시마패스’ 구입. 하루 동안 쇼난모노레일, 에노텐 등 무제한 이용 (6백엔/인). 쇼난모노레일은 공중에 매달린 전철임. 모노레일 타는 것만으로도 테마파크처럼 재밌고 경치 좋음. 창밖으로 후지산이 보이고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뷰!
  • Guesthouse Kamejikan에서 숙박. (심하게) 조용한 일본 가정식 게하 (1만2천엔/4인실). 토마토스프, 계란, 토스트로 구성된 아침식사 맛있음(5백엔/인 추가). 스텝들 영어 가능.
  • 에노시마역 도보 5분거리에 있는 Kamome Kitchen에서 식사. 가정집 같은 작은 식당. 깔끔하고 감성 넘치고 맛있음. (시라스동 1천엔 내외. 주변 식당에 비해 싼편임)
  • 에노시마 입구에서 신사쪽으로 올라가다가 오른쪽 길로 걸어가는게 편함.왼쪽으로 가면 계단 백만개^^ (유료 에스컬레이터도 있음 ㅠ). 작은 언덕 오르는 기분으로 쭉~가면 섬 한바퀴! 경치좋고 운치있는 산책길.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만화, 소설

슬램덩크(만화/애니메이션), 바닷마을 다이어리(만화/영화), 츠바키문구점(소설/영화)

- 츠바키문구점은 이 글에서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