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6. 22:13ㆍ사는게 뭐길래/집짓기 & DIY
좀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하네요. ^^
주말마다 시골집을 왔다갔다하는... 일명 5도2촌(5일 도시, 2일 농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봄-여름-가을은 자잘한 텃밭 가꾸기만으로 하루가 너무 짧았지만, 겨울에는 그닥 할 일도 없지요.
그렇다고 겨울에는 암것도 안하고 그냥 빈둥거리자니 몸은 근질근질 거리고...
이렇게 농사로부터 한 발 멀어지는 시기에 만만하게 생각나는 것이 목공 작업입니다.
그래서, 지난 겨울에는 집 뒤의 테라스 공간을 이용해서 작은 목공 작업실을 만들고 몇 가지 필요한 공구도 마련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올린 글. 여기 클릭)
작년에 위의 사진처럼 간단히 방풍 비닐을 둘러서 목공 작업실을 마련했는데, 이게 또 막상 올 겨울에 쓰려고 하니 살짝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무엇보다도 지난해 봄-여름-가을을 거치면서 방풍 비닐도 여기저기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영~ 볼품 없는 모양이 되어 버렸구요.
그래서, 지난 가을이 끝나갈 무렵부터 맘 먹고 작업실을 제대로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작업실과 작업테이블 등을 만드는 일은 재미도 있지만 저같은 초보 목공인에게는 매우 유익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공구 다루는 스킬도 키울 수 있고, 일종의 습작을 해 보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구는 좀 더 정교하고 숙달된 손길이 필요하겠지만, 작업실이나 작업 테이블은 약간 실수를 해도 좀 눈감아 줄 수 있으니까요.
우선 밖에서 바라볼 때 작업실의 너절한 모습이 보기 싫어서 뻥 뚫린 테라스 공간의 아랫부분을 루바로 가렸습니다. 공간이 작아서 루바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아서 인터넷으로 소량만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루바 작업을 하기 위해서 실타카도 장만했고요. (아... 이런식으로 목공 장비는 계속 늘어납니다. 이미 어지간한 가구 값을 넘어섰네요. T.T)
안쪽에는 접이식 간이 테이블을 달았습니다. 목공 작업할 때 공구나 부자재 등을 간단히 올려 놓을 수도 있고, 커피나 맥주를 올려 놓을 수도 있고. ^^ 따땃한 봄이 오면 의자 가져다 놓고 앉아서 분위기 맛깔스럽게 커피 한 잔 할 수도 있겠지요. 꽤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었고, 약간의 오차 때문에 땜빵한 곳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럽게 잘 나왔습니다.
칠 작업은 제가 시키지 않아도 아들 녀석이 아주 즐겁게 해 줍니다.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페인트칠 에피소드는 절대 뻥이 아닙니다. ^^) 4학년짜리 꼬마도 이럴 때는 제법 큰 도움이 됩니다. 따로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그냥 나무 느낌이 잘 살아나도록 투명 오일 스테인을 여러번 발랐습니다.
이렇게 해 놓으면 나무의 변형도 막아주고 비에도 견딜 수 있습니다. 돌아 오는 봄에 한 번 더 스테인 작업을 해야겠지만... 아들 녀석 살짝 꼬드기면 될 것 같습니다. ^^
원래는 창문과 출입문까지 할 예정이었는데, 거기까지는 시간도 허락되지 않고 실력도 딸려서 그냥 방풍 비닐로 나머지 부분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래도, 작년 겨울에 비해서 더 단단하고 깔끔하고... 제법 작업실 같은 모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뭔가를 만들겠다고 단단히 별렀는데... 막상 만든거는 별것 없습니다.
작업실 만드는데 너무 공을 많이 들인 모양입니다.
제대로 만든 것은 딸랑 요거!
전자 레인지랑 기타 간단한 전자제품 올려 놓는 바퀴달린 트롤리 하나입니다.
(아들 녀석이 나도 모르게 찍은 인증샷)
이것도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살짝 흔들리고 삐걱거립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때문에 못구멍도 좀 여러군데 뚫려있고 수평과 수직도 살짝 어긋납니다.
뭐...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기도하고... 만들면서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막상 해 보니 자신감도 점점 생깁니다.
요즘은 지난 봄에 만들다가 중지한 아일랜드 식탁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겁없이 큰 것 만들겠다고 덤볐는데, 제법 시간과 노력을 잡아 먹네요. 식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신중하게 작업할 수 밖에 없고 예민하니까요.
그 밖에 의자나 선반, 작은 탁자 같은 소소한 목공 작업들은 계속 있습니다. 한 번 모아서 정리를 해야겠는데... 막상 주말에 작업하고 일요일 오후에 집에 돌아오면 바로 누워서 나자빠지는 생활을 하게 되니, 사진 정리도 뒤로 미루고 블로그 관리도 뒷전이 되고 그러네요.
곧 봄이 오고, 그러면 또 서툰 농사 짓는다고 목공 작업은 다시 뒷전으로 밀릴텐데...
이번 겨울은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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