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랑 버스로 남아공 가기 - 예상 루트

2010. 3. 12. 00:41월드컵 여행 - 2010, 케냐에서 남아공까지/여행 준비


이번에도 한 번...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느릿느릿... 월드컵 여행 함 할랍니다.
더 빨리, 더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많겠지요.
하지만... 달리는 기차에서 편안히 차창밖 풍경을 바라보면서...
때론 자고, 술도 한잔 하고, 책도 좀 읽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풍경을 즐기는 여유로움이 더 좋습니다.
새벽 이른 아침 차창으로 들이치는 햇살과 고요하게 깨어나는 아침 풍경도 잊을 수가 없구요.
그래서, 이번 여정에도 될 수 있으면 기차편으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여행 루트도 대략 잡혔습니다.
아프리카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루트이긴 한데, 열차랑 버스 출발 요일/시간 등을 따져서
기간에 맞게 구성하는게 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네요.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완성이 덜 되었고, 먼저 대략적인 루트를 올려봅니다.
세 가지 옵션이 있는데 아직 확정짓지는 못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이나 먼저 경험하신 분들께서 조언을 해 주시면 좋겠네요.




일단, 케냐 나이로비(Nairobi)까지는 비행기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지난 4년간 착실히 모은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로 항공권 해결했습니다.)

나이로비 ~ 빅토리아 폭포

나이로비에서 2박 정도 하면서 워밍업을 좀 하고... 여행 정보도 좀 더 수집할 계획입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몸바사(Mombasa)까지는 기차로 이동한 후, 몸바사에서 버스를 이용해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Dar Es Saalam)으로 이동합니다.
나이로비에서 다르에스살람으로 가는 버스편도 있지만, 케냐 기차를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어서요.

다르에스살람에서는 3일정도 머무르면서 세렝게티나 잔지바르(Zanzibar) 섬에 다녀올 수 있을 듯 합니다.
음... 끌리기는 잔지바르가 더 끌립니다.
"향신료의 섬"으로 여행자들에게 워낙 유명한 곳이고, 그룹 퀸(Queen)의 리더인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곳이지요.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아프리카의 야생동물들이 있는 초원을 지날테니... 그걸로 세렝게티를 대신할 수도 있고요.

다르에스살람에서 빅토리아 폭포가 있는 잠비아의 리빙스톤(Livingstone)까지는 탄자니아와 잠비아를 연결하는 타자라(Tazara) 열차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다르에스살람에서 카피리음포시(Kapiri Mposhi)까지 타자라 열차로 이동하고, 카피리음포시에서 열차를 갈아탄 후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Lusaka)를 거쳐 리빙스톤까지 갑니다.
(리빙스톤은 빅토리아 폭포의 잠비아쪽 도시이고, 다리 하나를 건너면 짐바브웨입니다.)
리빙스톤에서 3일정도 머무를 계획입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확정된 루트입니다. (출발/도착 일정은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요.)
그 다음에 어느 루트를 갈지가 아직 좀 고민입니다.

가지치기 1) 빅토리아 폭포 ~ 나미비아 ~ 남아공

가장 유력한 루트는 나미비아를 경유하여 남아공 케이프 타운을 거쳐 우리나라의 첫 경기가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리빙스톤에서 나미비아의 빈트후크(Windhoek)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습니다.
(인터케이프 버스: www.intercape.co.za)

빈트후크에서 며칠 머물면서 나미브 사막을 다녀오면 좋겠네요.
깨끗하고 청명한 붉은 나미브 사막과 밤하늘의 별들을 실컷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바다와 사막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스와콥문트(Swakopmund)에 다녀와도 좋겠구요.

빈트후크에서 케트만스호프(Keetmanshoop)까지는 나미비아 열차로 이동하고,
케트만스호프에서 남아공의 케이프타운(Cape Town)까지는 인터케이프 버스로 이동합니다.
이번에도... 빈트후크에서 케이프타운까지 가는 직행버스도 있지만...
나미비아 열차를 한 번 타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케이프타운에서 다시 인터케이프 버스를 타고 한국팀의 첫 경기(그리스전)이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Port Elizabeth)로 이동합니다.
케이프타운에서 포트 엘리자베스까지 기차편이 있긴 한데... 열차가 그리스전 열리기 바로 전날인 6월 11일 저녁에 있네요.

가지치기 2) 빅토리아 폭포 - 짐바브웨 - 남아공

두번째로 가능한 루트는 짐바브웨쪽 빅토리아 폭포에서 기차를 타고 불라와요(Bulawayo)까지 이동한 후에, 불라와요에서 버스를 타고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로 이동, 그리고 요하네스버그에서 버스 타고 포트 엘리자베스로 가는 루트입니다.

불라와요에서 요하네스버그는 그레이하운드(www.greyhound.co.za)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요하네스버그에서 포트 엘리자베스까지는 앞서 소개한 인터케이프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이 코스도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코스이긴하지만... 제게는 나미비아가 더 끌리네요.

가지치기 3) 빅토리아 폭포 ~ 보츠와나 ~ 남아공

마지막 옵션은 빅토리아 폭포에서 보츠와나의 프란시스타운(Francistown)까지 기차로 이동한 후, 프란시스타운에서 가보로네(Gaborone)까지 보츠와나 버스로 이동, 그리고 가보로네에서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요하네스버그까지, 요하네스버그에서 인터케이프 버스로 포트 엘리자베스로 가는 코스가 있습니다.

맨 처음에는 이 루트를 이용할 계획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빅토리아 폭포에서 가보로네까지 기차로 갈 수 있었다는데, 아쉽게도 작년(2009) 봄부터 프란시스타운-가보로네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었답니다.
먼저 여행하신 분들의 말에 따르면 보츠와나는 물가가 좀 비싸고 교통편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더군요.
그래서... 이 루트는 쬐끔 멀리 두고 있습니다만...
혹시 다른 정보 알고 계신분은 제게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

위의 루트로 여행을 한다면
케냐에서 포트 엘리자베스까지 가는데 대략 2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마음에 두고 있는 루트는 케냐-탄자니아-잠비아-나미비아-남아공 루트입니다만
먼저 여행하신 분들한테 조금 더 의견을 들어 보고 결정할 생각입니다.

월드컵 다 본 다음에는?

그냥...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 타고 후딱 한국으로 날아와야지요^^

PS) 혹시 같이 가실 분 있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