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일본 = 잉글랜드 vs. 독일

2006. 7. 12. 20:02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4.컴백 홈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같은 시기에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괴롭혔다는 역사적인 배경뿐만 아니라
축구에 있어서도 비슷한 색깔이 나타납니다.

독일과 일본은 고르고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잘 정돈된 팀웍에서 나오는 시스템 축구를 구사합니다.

반면에 한국이나 잉글랜드는 상당히 감성적인 축구를 하죠.
객관적인 전력에서 나오는 예측 가능한 경기력이 아니라
열정와 투지, 자존심, 단결.... 등의 정신적인 힘에 더 의존합니다.

일본이나 독일 사람들은 나와 어울릴 수 없는 동료라 할지라도
경기에서는 서로 팀웍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이나 잉글랜드라면 안뛰면 안뛰지 그놈하고 같이 하지는 않을겁니다. ^^

한국과 잉글랜드의 선수들이 보다 모험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반면에... 그렇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실수라던가
감정적인 대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팬 문화도 좀 비슷하지요.
서포터 파워로 치면 잉글랜드나 한국을 당할 수가 없습니다.
무질서하고 혼돈스러워 보이지만 뭔가 보이지 않는 힘이
서포터들을 일사분란하게 하나로 만드는 것도 비슷하고요.
독일이나 잉글랜드에 비해서 감정을 일순간에 폭발시키는 것도 비슷합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는
경기 내내 스탠드에 서서 끊임 없이 노래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것도 비슷해졌습니다.

독일이나 일본 팬들의 그러한 모습이 순간적인 응집인 것에 비하면
한국이나 잉글랜드 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아예 시작하기 전부터 서로 작정을 하고 자리에 섭니다.

(잉글랜드와 포루투갈의 8강전이 끝난 후에 만난 잉글랜드 아저씨는
한국에 비해서 잉글랜드 팬들이 오히려 경기에 몰입을 안하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한국의 서포터들은 경기내내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쉬지 않고 서포팅을 하는데 반해서
잉글랜드 팬들은 맥주를 마시느라고 정신이 없답니다. ^_^)

그렇다면 다른점은?

우선, 한국과 잉글랜드가 닮았다고 했는데... 오히려 잉글랜드가 섬 나라군요. ^^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독일은 끈임없이 반성하고 자신의 역사를 부끄러워 하지만
일본은 과거의 악행을 억지부리면서 미화시키고 갈수록 지랄을 하지요.

저는 일본이 왜 브라질 축구 따라하기를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따라야 할 나라는 독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착실하고 성실하게... 하나하나 내실 있게 다져 나가는 국민성도 비슷하고
기록하고 정리하면서 꾸준히 축적해 가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뛰어난 개인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잘 갖춰진 시스템을 좋아하는
성향도 비슷하지요.

그리고...
독일 사람들이 유럽의 주변 국가들에게 보여주는
자기 반성의 노력을 제발 배웠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