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E 요코하마 원정

2025. 1. 28. 14:26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2024.11.27 요코하마(2:0)포항
많이 늦은 여행기. K리그를 즐기는 모든 팬들에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원정 여행은 남다른 재미가있습니다.
누군가 자기 팀과 함께 요코하마에 갈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경기 전날 도착하고 경기 다음날 하루를 더 보내는 3박 4일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요코하마는 두 번 째 방문입니다. 2016년 클럽 월드컵 경기를 보러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이전 여행기 요코하마 둘러보기~ Day & Night)

조깅으로 시작하는 하루

도착 첫 날은 대강 숙소 근처에서 쇼핑과 식사로 때우고, 경기 당일 아침은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
마침 날씨도 맑고 선선하고 조깅하기 딱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디 여행가면 조깅 코스부터 찾게 되네요. 컨디션도 올리고, 현지의 라이프와 풍경을 아주 가깝게 느끼고, 여행을 좀 더 유니크하게 만드는 데 러닝만한게 없습니다.


해변을 끼고 아카렌카 소고, 미나토 미라이, 야마시타 공원, 오산바시를 한바퀴 도는 약 6km 정도의 러닝 코스입니다. 요코하마를 방문하는 러너라면 꼭 한 번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

경기장은 신요코하마(新横浜)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요코하마 구시가에서 꽤 떨어져 있습니다.
시간과 거리가 좀 되지만 전철을 이용하면 찾아가는 데 별 어려움은 없습니다.

신요코하마 역에서 적당히 구글 지도도 보고, 주변 사람들 도움도 받고, 무엇보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유니폼 입은 사람들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경시장에 도착합니다.  

저희는 일찍 도착해서 쇼핑도하고, 저녁 식사도 하고, 커피도 한 잔 했습니다.

그냥 일본의 도시들은 우리에게 친숙하네요. 비슷한 외모, 비슷한 패션, 비슷한 거리.

앞에가는 저 팬들이 수원 삼성 팬들 같기도하고요. ㅎㅎㅎ

 

 


저는 모바일 입장권을 예매했습니다.  외국인은 모바일 입장권만 가능했거든요. 뭔가 기념품 하나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그런데, 경기장에 들어가니까 기념 티켓을 주네요. 요런 디테일 있는 배려와 서비스, 역시 일본이 이런거 참 잘하네요.
이런거 얼른 좀 따라했으면 좋겠어요.

수원 애들... 생각보다 얼마 안되네요.
ㅎㅎ 진짜 유니폼부터 응원 모습까지...  상대 팀이 요코하마 블루윙스인지 수원 마리노스인지 ^^

우린 훨씬 더 적은 인원. 100명이 채 안될듯?
사실 이 시기에 포항이 좀 어려웠죠.  K리그 경기에서 계속 부진했고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그때문에 요코하마 원정은 2군 내지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려야했습니다.

게다가 경기 당일 한국에 폭설! 비행편이 늦어지는 바람에 경기 시작하고 10여분이 지나서야 포항 서포터스의 메인 리딩 그룹과 악기, 깃발, 걸개가 도착했습니다.

시작부터 참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결국 0:2 완패. 종료 직전 PK 득점 찬스가 있었으나 고3 키커 김명준 선수에게는 좀 부담이 됐던 것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뛰는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큰 경험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다 잘 될거에요^^
한 줌 밖에 안되는 원정 팬들이었지만 다들 목이 찢어지도록 우리 팀을 외쳤지요.

결과가 아쉬울 뿐, 낭만과 보람은 충분히 챙긴 경기였습니다!

경기 후, 숙소 근처에 오니 대략 12시. 아직 영업중인 가게를 찾아 늦은 저녁에 한 잔하면서 마무리하면 좋겠는데
...
마침 몇 년  전 요코하마 왔을 때 우연히 들렀던 동네 맛집이 기억났습니다. 차이나타운 근처, 새벽까지 영업하는 중국집!

밤 12시 넘어 도착.  꽤 쌀쌀한 날씨였는데 탄탄멘이랑 야사이(야채) 라면 뜨끈하게 먹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산케이엔(三渓園) 반나절

요코하마의 주요 랜드마크는 지난 번 여행 때 거의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조깅하면서 한 바퀴 둘러보기도 했고요.

요코하마 시내에서 버스로 한 시간 쯤 되는 곳에 산케이엔이라는 유명한 일본식 정원이 있습니다.

정원 + 수목원 + 전통가옥 체험관으로 꾸며진 곳인데, 마침 날씨도 선선해서 돌아보기 좋았습니다.
한적하게 반나절 정도 산책하면서 돌아보기 딱 좋습니다. 요코하마의 11월 말은 한국의 단풍철처럼 날씨도 좋고 단풍도 예뻤습니다.

 

가마쿠라(鎌倉), 그리고 시라스동(しらす丼)

만약 제가 축구말고 다른 이유로 일본에 온다면... 그건 아마 가마쿠라와 시라스동(잔멸치 덮밥) 때문일겁니다.

슬램덩크, 바닷마을 다이어리, 츠바키 문구점 등 많은 작품의 배경 도시 가마쿠라. 그리고, 가마쿠라의 맛으로 잘 알려진 시라스동!

산케이엔 둘러보고 난 후, 오후에 가마쿠라로 갔습니다.

시간을 한 참 뒤로 돌린 듯한 감성과 바닷 마을의 석양을 잇빠이 붐어 내는 에노텐(江ノ電) 전철을 타고, 그냥 딴 거 없이 시라스동 먹으러요^^

가마쿠라는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이전 여행기 가마쿠라 & 에노시마, 타임머신 타고 슬램덩크 찾아가기)

 

마무리는, 맥주 🍺

아는 친구가 마침 그 시기에 도쿄 여행을 한답니다. 그 시기에 마일리지를 쓸 수 있는 호텔이 요코하마뿐이어서 잠시 요코하마에 머물게 됐답니다.

이제 나는 오후에 귀국해야하는데... 간만에 일본에서 만나는데 그냥 인사만하고 스쳐가기도 아쉽고, 맥주라도 한 잔 하고싶은데...

그래서, 귀국하는 날 아침에 요코하마 기린맥주 공장 투어!
1인 500엔이면 공장 투어와 맥주가 제공됩니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배우고, 오전부터 공장에서 갓 나온 신선한 생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궁극의 음주는 낮술인거 아시죠? ㅎㅎ
일본 여행, 요코하마처럼 맥주 공장이 있는 곳을 여행하게 되면 꼭 한 번 해보세요. 5천원에 신선한 낮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요코하마 원정은 마무리!

또 가고 싶은 아챔 원정 여행, 거기가 또 요코하마라면 그것도 참 좋겠네요!!

....... 그리고....

2024.11.26 출국
2024.11.27 요코하마 2:0 포항
2024.11.29 귀국

그리고... 귀국 하루 뒤!
2024.11.30, 상암월드컵경기장

포항 3:1 울산

우리 코리아컵 우승했어요^^
피곤 따위는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