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6. 22:30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ACLE) 예선 마지막 경기는, 조호르 다룰 타짐(Johor Darul Ta'zim, JDT)과의 원정경기.
장소는 Sultan Ibrahim Stadium, Johor Bahru, Malaysia.
원정팀에게 악명 높은 경기장이죠. 그리고, K리그 팀들의 무덤 ㅜ.ㅜ
보아하니 포항 서포터들 중에서도 따라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한데... 이럴 때 따라가서 생색을 확!
ㅎㅎ 이런맘도 쬐금 있었지만, 그냥 나의 팀 포항 스틸러스를 따라가는 여행이라 오래전부터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좋아 죽는다는, 축구팬들이 꿈꾸는, 내 팀 따라 떠나는 여행!!!

인천 공항 면세점에서는 팩소주 1리터를, 싱가포르 창이(Chang-i) 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는 맥주 1리터.
이렇게 3일간 일용할 양식을 챙겨서...
가자, 조호르바루로~~~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조호르바루 숙소까지 택시로 이동했습니다.
100 싱가포르 달러, 대략 10만원쯤?
늦은 밤 도착이라 버스편은 없었고 경기 바로 전날이라 싱가포르에서 자고 넘어가기도 애매했습니다.
택시로 슝- 날아가니까 공항에서 숙소까지, 입출국 수속 포함 1시간도 안걸리네요.
(택시 예약 : http://sg2jb.com/)


조호르바루는 싱가포르에 비해 숙박을 비롯한 모든 것이 저렴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도 살짝 저렴하긴하지만 불편한 정도까지는 아닌 것같습니다.
조호르바루 중심가에서 1박 6~7만원 내외로 조식까지 제공하는 숙소를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적당히 그다지 모양 빠지지않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아침식사를 제공했어요.
(숙소 : Citrus Hotel Johor Bahru)
경기 당일 - 브런치 산책
경기는 저녁 8시니까 아침부터 낮까지는 시간이 널널했으나... 어제 늦게 잠자리에 든 만큼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게 되네요. 새벽 2시쯤 도착해서 여행 기분 낸다고 근처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에서 매우 라면스프 맛이 강한 현지식에 챙겨온 소주 한 잔 하고 잤더니 아침을 상당히 묵직하게 시작하게 되네요.
먼저 조호르바루에 도착한 포항 서포터 동생이 같이 브런치 먹으러 가자고하네요.


현지식 & 퓨전 양식 스타일의 브런치 레스토랑겸 카페인데, 한국 사람들 사이에 꽤 알려진 모양입니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옆 테이블에서 한국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일반 조호르바루 식당보다 살짝 비싼 수준이지만 그만큼 분위기와 맛도 훌륭했어요.
개인적으로 이 집 버거 강추!
( 식당/카페: The Replacement - Lodge & Kitchen)




저희는 JB Sentral 이라고하는, 말자하면 조호르바루 중심가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숙소 근처에 딱히 즐길만한 관광지는 없습니다. 대형 쇼핑 몰(City Squre, R&F Mall), 사원과 박물관이 몇 개 있고 저녁에는 꽤 큰 규모의 야시장(Pasar Karat)이 열립니다.
근처에 조호르바루 버전의 청계천이 흐르고 중심가 상권은 중국+말레이+인도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영어가 널리 쓰이지만 어렵고 복잡한 영어는 사용하지 않는... 한국 사람들에게 편안한 영어^^
적당히 눈에 익은 메뉴가 보여서 들어가면 중국집일 확률이 높습니다. ^^



조호르바루 방문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칠리 크랩 맛집이라네요. 일단 여기서 든든하게 먹고 경기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식당: Yi Jia Seafood)
뭔가 다양한 광동식 해물요리 맛집인거 같은데, 주인 아주머니인지 홀 서빙 이모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사람 최고 인기 메뉴를 쫘-악 추천하면서 이거 저거 콕콕 찍어 주더라고요.
그냥 찍어주는 대로 받아 먹으니 사람들이 너도나도 먹고 왔다는 그런 비주얼의 칠리크랩과 새우 튀김이 나왔습니다^^
맛도 괜찮고 가게 분위기도 깨끗하고 넓직했습니다.
조호르바루 중심가(JB Sentral)에서는 살짝 먼데, 저희는 마침 경기장 가는 길 중간쯤 되는 위치여서 오히려 편했습니다.
대중교통은 마땅치가 않습니다. 그랩(Grab, 택시 앱)으로 택시 잡아서 가는게 편합니다.
Sultan Ibrahim Stadium
아시아 축구팬들에게 꽤 알려진 경기장입니다.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축구 전용 경기장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울산 문수경기장이나 수원 월드컵경기장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경기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조호르 지역 클럽, 이날 포항 스틸러스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치른 클럽, 조호르 다룰 탁짐(Johor Darul Ta'zim, 짧게 JDT)의 홈 경기장입니다.
이 지역을 다스리는 술탄의 각별한 애정과 투자를 받는 팀이랍니다. 말레이시아 리그에서 거의 무패 수준의 전적을 자랑하는 최강 축구팀이고, 아시아 레벨에서도 힘 좀 쓰는 팀입니다. 그러니까, 어설프게 아랫동네 축구팀 아닌가 하면서 까고 들어갈 팀이 절대 아니라는거죠.
경기장에 도착하면 딱 느껴집니다. 매우 현대적으로 잘 지은 경기장의 위용에서 이 클럽의 범상치 않음이 느껴지고, 경기 1시간 반쯤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수많은 홈 팬들이 경기장에 모여있고 거리에는 경기장으로 향하는 오토바이와 차들이 가득합니다.
우리나라라면 이게 허용될까요? 시내에 전철은 없어도 삐까번쩍한 축구장은 짓는다고 한다면? 자신 없음^^




조호르바루를 찾은 한 무리, 아니 한 줌의 포항 스틸러스 팬들입니다.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스 연합 마린스의 서울 지부쯤 되는 '메트로 마린스'라는 서포터스 클럽의 4명 서포터가 Sultan Ibrahim Stadium에 왔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다른 서포터스 클럽 소속의 서포터를 포함하여 몇 명의 포항 팬들이 더 있었고, 현지 교민이나 여행자도 몇 명이 함께 했습니다. 대략 30명쯤?
이날 입장 관중이 3만 5천이라니까... 대략 일당천의 응원전을 해야했습니다. ㅎㅎ
음... 많은 분들이 물어봅니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숫자의 사람들로 응원이 되나요? 쫄리거나 무섭지는 않나요? 응원이 되기는 되나요?
그런거 전혀 문제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소수일 때, 더 큰 자부심과 결연함이 우리 자신을 마치 전사처럼 느끼게 해 줍니다. 더 당당하고 파워풀한 서포팅이 가능합니다. (다만... 일당백이면 어떻게든 비벼볼텐데, 일당천은 너무 벅찼어요 ㅎㅎ)
저희 일행을 포함해 대략 7~8명 정도의 전문(?) 서포터가 뭉쳐서 정말 신나게, 목이 찢어지도록 진심을 담아 응원했습니다. 경기장의 선수들에게 우리 목소리가 들리는지 안들리는지도 모른 채, 상대팀의 응원이 끊어지는 사이사이 최대의 데시벨로 소리를 지르는거죠. 신나게, 즐겁게, 위축 따위는 1위도 없이!!!
경기는 2대5로 대패! 잘 해 나가다가 마지막 순간에 실수가 겹치면서 순식간에 점수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고 우리도 어쨌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응원과 교감을 했기에 그냥 후련하게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2대5라는 스코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우리 선수들... 그래도 멀리까지 와주었다고 경기후에는 경기장 맨 꼭대기 구석탱이에 보일듯 말듯한 한 줌의 팬을에게 다가와 교감의 인사를 건네주네요. 그냥 경기 진것뿐이데 뭐가 미안하다고 연신 고개를 꾸벅거리는지...
여기까지 달려온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큰 선물인걸요. 오늘 하루, 이 먼 곳에서 포항 스틸러스로 충만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우리는 큰 자부심을 느끼는 거니까요.

또 한 번 외쳐보자!
"포항은 영원히 강하다!"
경기 다음날
역시나 늦게 아침을 시작하게 되었네요. 전날 경기 후 간단히 맥주 각1병씩 하고 귀가, 자기전에 소주 한 잔 더. 그렇다고 많이 마신건 아닌데... 경기장에서 에너지를 한 바가지 쏟은 탓인지 아침이 꽤나 힘들었습니다.
목소리도 맛탱이 감... ㅜ.ㅜ


정말 괜찮은 맛집을 하나 찾았어요!
가격 착하고, 음식 맛있고,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도 싹싹&친절, 현지맛 물씬 나면서도 세련된 느낌!
(식당/카페: Padi Kopitiam Jalan Trus, 坡地稻香咖啡)
에그 타르트랑 바나나 튀김이 유명하다고 했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이미 Sold out ㅠ.ㅠ
하지만, 다른 메뉴들도 매우 괜찮았습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즐겨 먹는 카야 토스트, 달달구리한 연유 맛이 나는 현지식 커피, 야채 튀김, 나시르막, 짜장면과 탄탄면의 중간쯤 되는 고소하고 짭짜름한 그 무슨 면요리...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숙소 주변 공원(청계천 비슷한 ㅎㅎ), 그리고 Pasar Karat(파사르 카랏) 야시장을 한 바퀴 돌고 마무리!
파사르 카랏 야시장은 규모가 제법 큽니다. 옷가지부터 신발, 악세사리, 음식, 기타 잡화 등등
딱히 살만한 것은 없지만 한 바퀴 돌면서 시간 보내기에는 괜찮았어요.
중간중간 몇몇 상인들...
"오, 포항!"
ㅎㅎ 그런거죠 뭐. 경기는 그냥 어제의 일이고 서로가 서로의 상징울 알아보면서 교감하는거죠.
"한국사람"이 아닌 "포항 스틸러스"로 인식되는 거죠^^
이제 집에 갈 시간
이제 조호르바르와 축구의 시간은 끝! 다시 싱가포르를 거쳐 집으로!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조호르바루 올 때는 택시로 왔는데, 갈 때는 기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조호르바루에서 창이 공항 또는 싱가포르의 시내로 가는 버스편이 매우 다양하고 편리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왠지 기차를 타고 가고 싶었어요.
기차 요금은 1인당 2천원이 좀 안되는 금액. 딱 국경을 넘는 5분 동안만 가는 기차. 조호르바루 출국심사장(JB Sentral) --> 기차로 이동 --> 싱가포르 입국심사장(Woodlands). 양쪽의 국경 포인트를 오가는 셔틀 트레인이죠.
장점은 저렴하고 빠르고 교통체증 없고 쾌적!
(기차편 조회/예약 : https://shuttleonline.ktmb.com.my/Home/Shuttle)



싱가포르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비행기로 귀국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적당히 가성비 좋은 숙소를 찾다보니 고만고만한 서민 동네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네요.
(숙소: Bright Star Hotel)
조호르바루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살짝 더 깔끔한 동네의 숙소인데 가격은 2배 (7만원 vs 14만원)
식당들도 마찬가지로 좀 더 깔끔하고 스타일리시하지만 가격은 살짝 업^^
하루니까 묵는거지... ㅎㅎ 조호르바루가 확실히 비용면에서는 훨씬 유리합니다.
만약 포항이 싱가포르 팀과 경기를 하게된다면 경기 당일만 싱가포르에서 보내고 나머지 일정은 조호르바루에서 보내는게 훨씬 저렴하고 재밌을 것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건 진짜 취향 나름!)

이러고 갔어요. ㅎㅎ
크게 짐이 안되는 선에서 장착 가능한 모든 포항 스틸러스 굿즈와 검빨의 상징들을 칭칭감고 덕지덕지 붙이고 떠나는 여행이었습니다.
포항 스틸러스가 있어서 가능한 여행, 그 포항 스틸러스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가능한 여행, 오로지 포항 스틸러스만이 의미있는 그런 여행.
그래서 참 즐거웠고 에너지 충만한 여행이었습니다.
2024-2025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 포항이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우리의 아챔 여정은 여기서 마치게 되었네요.
비록 아챔 엘리트는 아니지만 우리의 아챔 여정은 올해에도 이어질겁니다.
우리의 응원가 중에 이런게 있어요.
"저 아시아 끝이라해도 우린 달려갈거야~"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할 다음 여행은 어디가 될까요?
우리 또 달려가야지!!!
'축구가 뭐길래 > Steelers & Red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승을 한다는 것 (2) | 2025.02.11 |
---|---|
포항따라 ACLE 요코하마 축구여행 (1) | 2025.01.28 |
직접 만든 포항 스틸러스 굿즈 (0) | 2025.01.25 |
6연패 끝, 역시 포항답게! (2) | 2024.09.23 |
동해안 더비는 포항이 이겨야 제맛! (0) | 2022.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