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1. 08:49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2024.11.30, 코리아컵 결승, 포항(3:1)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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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라는 영광을 누릴 수 있는 팀의 팬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또는 그냥 태어난 고향처럼 운명적인 인연으로 한 팀의 팬이 된 우리들. 제 주변의 팬들 대부분은 팀을 선택했다기 보다는 어떤 계기나 인연을 통해 그 팀과 얽힌 사람들입니다.
젊은 시절을 포항에서 보낸 인연으로 포항 스틸러스의 팬이 되었고, 다행히 가끔은 우승이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팀의 팬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크게 팀을 아끼고 사랑하지만 우승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팬들도 주변에서 많이 봅니다.
그들은 또 제가 모르는 그들 나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겠지만, 어쨌는 우승을 하고 주목을 받고 남들 앞에서 으스댈 수 있는 이 기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포항 스틸러스보다 더 많은 우승, 더 큰 대회의 우승, 더 자주 우승하는 클럽들이 있지만 언제나 깊은 스토리를 만드는 우리의 우승에 늘 최고의 자부심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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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들 들어 이런 식이죠. 2024 K리그 우승 팀 울산, 포항 스틸러스의 최대 라이벌, 하지만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못이긴 상대, 게다가 시즌 막판 바닥으로 떨어진 경기력과 패배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의 집념으로 무장한 팬들이 서울 상암에 구름처럼 집결했습니다.
우리 팬들과 선수들 모두 경험으로 아는거죠. 토너먼트의 결승전은 우승할 의지와 자신감, 그리고 하늘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팀이 이긴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0대1로 끌려가는 경기였지만 이대로 진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겁니다. 이게 포항의 가장 큰 장점이죠. 클럽과 선수들, 팬, 포항 시민들. 가장 중요한 어느 시점에는 모두가 딱 하나만 생각하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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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략 30년 전에 포항 스틸러스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경험한 굶직한 우승들이 대략 10개가 될까요?
우승을 하려면 무엇보다 축구를 잘해야지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뭐랄까... 항상 우승의 순간은 극적이었던 것같습니다.
늘 뭔가 고비를 하나 넘어야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어떤 순간 누군가의 번뜩임이 있어야하고, 정말 티끌까지 끌어 모으는 간절함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안타까운 시간을 버텨내고, 끝까지 자신감과 집중력을 내려놓지 말아야하고, 약간은 하늘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울산의 슛은 골대를 맞고 나갔지만 정재희의 슛은 굴절되어 골이 되었습니다. 김인성이 호날두처럼 날아서 헤딩 골을 꽂아 넣는 모습이 거기서 나올 줄 누가 알았을까요?
리그 우승을 하기에는 우리가 부족했습니다.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면서 우리와 같은 통산 5개의 별을 수집한 울산에게 2024년은 정말 기념비적인 시즌이었을겁니다.
하지만, FA컵 우승이 주는 맛이 있습니다. 결승전이라는 예고된 진검 승부에서 이기고 우승하는 짜릿함이 있거든요.
게다가 상대가 울산이잖아요. 10번을 내리 지더라도 11번째 경기는 다시 50대50. 그게 동해안 더비니까요.
상대가 울산이었기에 오히려 포항에게 우승의 기운이 온 것같기도합니다.
아주 오래 기억될 우승이었습니다.
이제 곧 새로운 시즌이 시작됩니다. 이번 시즌에도 느낌이 좋습니다. 포항이 리그를 우승하고, FA컵 3연패, 그래서 두 번째 더블을 달성하고, 아시아의 챔피언까지 먹을 것같은 징후가 벌써 백만개쯤 보입니다. ㅎㅎ
기쁜 일이 많을 것입니다. 때론 힘들고 어렵겠지요. 하지만, 늘 그랬듯이 우리는 더 높은 곳에 있을겁니다!
2025년에도,
포항은 변함없이 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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