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뭐길래/건달농부 건달농법(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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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질... 태풍이 남긴 흔적들
지난 주말, 태풍 둘(볼라벤, 덴빈)을 보낸 후 첫 나들이, 여느 때처럼 룰루랄라 흥얼흥얼 내려갔는데... 초보 건달농부의 옥수수 밭이 완전 개 작살이 났다! 옥수수들이 온통 휘어지고 꺾이고, 이건 뭐 도대체 성한 놈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밭에는 온갖 잡것들이(비닐, 페트병, 고무다라이, 박스, 모자, 페인트 깡통 등등) 너저분하게 흩어져있고... 아들놈은 어리둥절, 마눌님은 완전 어이상실.. 그 와중에 건질만한 놈들이라도 챙겨보려고 쓰러진 옥수수 더미를 들여다 보았더니, 태풍만이 범인은 아니었던 듯...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옥수수들은 하나 같이 짐승들이 먹다 남긴 흔적들이 보이고... 나쁜 시키들, 먹을 것만 잘 먹고 떠날 것이지... 거의 모든 옥수수들을 다 건드리면서 띄엄띄엄 먹다 남긴 흔절들만..
2012.09.04 -
옥수수를 수확하다!
그 동안 오이, 호박, 상추, 가지, 깻잎, 고추 등을 틈틈이 수확했는데 이번 주말에는 드디어 옥수수를 땄습니다! 시골에서의 진짜 밭농사 수준에서 본다면 완전 어린애 장난치는 수준이긴 하지만 주말 건달농부 수준에서는 가히 어마어마한 양! 약 5백알쯤 되는 옥수수를 심었고, 한 포인트에 두 알씩 심은 후 싹이 튼 후에 한 놈을 솎아주었으니 대략 200~250주 정도의 옥수수밭입니다. 물론... 건달농법이기 때문에 반타작 정도를 기대하는데... 그래도 대략 `100주는 되는 셈이니, 상당히 많은 양이지요. 대충 심고 대충 키우다보니 큰 놈 작은 놈 부실한 놈 튼튼한 놈 등이 제각각 섞여 있지만 그래도 자랄 놈은 자라고 익을 놈은 익어서... 어느덧 10톨 정도는 수확을 하게 되었네요. 옥수수 엄청 좋아라하는..
2012.07.30 -
긴 가뭄 끝에 받은 선물
참으로 긴 가뭄이었습니다. 주말에만 살짝 기웃거리는 건달농부로서는 이렇게 긴 가뭄에는 거의 속수무책! 게다가 농사 준비가 어설퍼서 땅도 기름지지 못한 지경에 농사짓는 기술도 완전 초짜니 더 말해서 뭐할까... 그냥 부지런히... 주말이면 잽싸게 내려가서 스프링클러 열라 돌리면서 물 뿌려주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그냥 대책 없이 건달농부 건들건들 두어달을 보냈더니... 그러다가... 긴 가뭄 끝에 단비가 한 번 내렸을 뿐인데... 다른 농부님들 밭과 비교해서 너무너무 더디게만 자라는 모습이 답답하기만 하고, 꽃이 피더니 작은 열매가 띄엄띄엄 보이는 것이 전부였는데... 단비 한 번 맞더니 세상이 확 바뀐걸까요? 1주일 후에 다시 찾은 밭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장맛비에 ..
2012.07.09 -
대충 심었더니, 대충 자란다!
유기농법도 아니고 자연농법도 아니고... 저는 지금 건달농법으로 농사짓고 있습니다. ^^ 대충 심고, 대충 뿌리고... 대충 물주고... 대충 잡초 뽑고... 그랬더니... 뭔가 대충 자라네요. ^^ (작물의 생명력에 무한한 존경을!) 방울 토마토. 모종을 심었는데, 개중에는 죽기 일보직전으로 말라 비틀어가는 놈이 있는가하면 또 개중에는 알맞게 열매를 맺은 놈들도 있습니다. 요놈들... 빨개져랴! 빨개져라! 대충 씨를 뿌려도 대충 잘 자라는 대표적인 효자, 상추와 쑥갓! 상추는 제법 아이 손바닥만큼 입이 벌어진 놈도 있어서 한 쪽 따서 먹었더니... 고소하고 쌈싸름하고... 오호라~ 씨 뿌리고 물 몇번 줬을 뿐인데, 이런 가뭄 속에서도 제대로 자라주다니!~ 흔히 먹을 수 있고, 쉽게 자라고, 보아하니 벌..
2012.06.04 -
언제쯤 먹을 수 있을까? ㅎㅎ
동네 아저씨들이 게으른 초짜 농부에게 추천한 옥수수 (미백 2호) "심은 다음에 비료 한 번만 주면 끝이야!" 그래서, 일단 500알쯤 심었다. 2주쯤 경과하니까 대략 50알 정도가 머리를 내밀었고, 개중에 큰 놈은 키가 이쑤시개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다른 동네 아저씨 왈, "퇴비하고 로타리 한 번 치고, 멀칭(비닐씌우기)해야 제대로 되지... 비 안오면 가뭄타고, 잡초도 감당 안되고... 어쩔려구..." 음... 쉬운게 아니었나? 뭐, 어쨌든 잘 모르겠다. 그냥 심으래서 심었고, 비료 줄 때 되면 비료나 줄란다. 거름 한 줌 넣지 않은 생땅에서 싹을 틔운 강한 놈들이다. 500알이나 심었는데... 그래도 몇 놈은 튼실한 옥수수를 달지 않겠어? 요놈들은 상추 (적치마 & 청치마) 적치마는 500..
2012.05.15 -
나무도 심고, 씨앗도 뿌리고
시골에 땅덩어리 하나는 마련해 놨는데... 뭔가를 심고 가꾸고 해야하긴 할텐데... 어릴적 시골살이를 해 보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어른들 농사 짓는 모습을 곁눈질로 본 것이 전부지요. 뭘 심을까... 아니, 뭘 심으면 비교적 손은 덜 가면서 약간의 재미, 소소한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동네분들에게 여쭤보면, 콩을 심어라. 들깨를 심어라. 옥수수를 심어라. 땅파서 알맹이(씨앗) 심고 비료 한 번 주면 된다. 그런거 키우는 건 일도 아니다... 라고 말씀을 하시지만 초보에게는 뭐 하나 쉬울리 없지요. 심는것도 일이고, 잘 크도록 돌보는 것도 일이고, 수확하는 것도 일이고... 그래서, 일단 만만하게 묘목 몇 그루를 심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묘목 10그루 정도를 심었습니다. 감, 미니사과, 앵두..
201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