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심고, 씨앗도 뿌리고

2012. 4. 16. 21:15사는게 뭐길래/건달농부 건달농법

시골에 땅덩어리 하나는 마련해 놨는데...

뭔가를 심고 가꾸고 해야하긴 할텐데...

어릴적 시골살이를 해 보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어른들 농사 짓는 모습을 곁눈질로 본 것이 전부지요.

 

뭘 심을까...

아니, 뭘 심으면 비교적 손은 덜 가면서 약간의 재미, 소소한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동네분들에게 여쭤보면,

콩을 심어라.

들깨를 심어라.

옥수수를 심어라.

땅파서 알맹이(씨앗) 심고 비료 한 번 주면 된다.

그런거 키우는 건 일도 아니다... 라고 말씀을 하시지만 초보에게는 뭐 하나 쉬울리 없지요.

심는것도 일이고, 잘 크도록 돌보는 것도 일이고, 수확하는 것도 일이고...

 

그래서, 일단 만만하게 묘목 몇 그루를 심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묘목 10그루 정도를 심었습니다.

감, 미니사과, 앵두, 모과, 매실, 살구, 석류 나무 묘목을 각 2그루씩. (한 놈 죽을지도 모르니까^^ 투철한 백업정신!)

 

혹독한 겨울을 잘 보냈는지 어쨌는지...

그래도 봄이 되니까 성질 급한 놈부터 작은 싹을 띄웠더군요.

아직은 앙상한 가지에 잎눈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을 뿐이지만, 대충 꽂아 놓은 나무에서 생명이 자라는 것처럼 반갑기만 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아직 잎눈이 나지 않은 것들도 있습니다.

놈들은 살았을까 죽었을까...

그래도 겨울 잘 나도록 짚을 덮어주기도 했으니 죽지는 않았으리라 믿어봅니다.

조금 더 지켜보면 알겠지요. ^^

 

언제쯤 열매를 볼 수 있을까요?

ㅋㅋ

뭐, 브라질 월드컵(2014년)이 열릴때면 열매가 맺힐라나?

그냥 내버려두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자라줄까?

모르겠네... ㅋ

 

 

내친김에 올 봄에 몇 그루를 더 심었습니다.

마침 집 가까운 곳에 블루베리 농장이 있더군요.

여름에는 블루베리 열매도 팔고, 봄에는 묘목도 파는 곳입니다.

전화로 문의를 하고 찾아갔는데 어찌나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시는지...

 

 

 

 1년, 2년, 3년, 4년, 5년생, ....

엘리자베스, 블루크롭, 브리지타, M3, ...

종류도 많고 크기도 다양한 블루베리 묘목과 나무들이 농장에 즐비했습니다.

벌써 꽃망울이 맺힌 놈들도 제법 보였고요.

 

 

 

 

심을 장소와 해발고도, 날씨 등에 대해서 농장 주인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에

비교적 초보자가 쉽게 키울 수 있으면서 내한성도 강한 품종, 일찍 수확하는 것과 늦게 수확하는 것 등을 섞어서 몇 가지 품종을 골라 주셨습니다.

저희는 2년생과 3년생을 각 두 종류씩 구입했습니다.

(자세한건 저도 잘 모릅니다. 혹시 묘목 구입하실 분들은 주인장님과 이야기하시는게 확실할거에요. ^^)

 

 

 

 

위 사진은 저희 시골 밭에 심은 모습입니다.

왼쪽이 블루크롭, 오른쪽이 브리지타라고 합니다. 둘 다 3년생!

그냥 흙밭에 심은 것이 아니라, 구덩이에 피트모스라는 것을 넣어서 심습니다.

(자세한 것은 전문가에게 문의 바랍니다. ^^)

 

3년생부터 블루베리가 열리기는 하지만 수확을 바라지는 말라고합니다.

올해는 깨끗하게 수확을 포기하고, 꽃이 피면 그냥 따버리는게 좋답니다.

그러면, 올해는 수확을 못하지만 내년에는 블루베리가 쑥쑥자라서 제법 수확을 할 수 있을거랍니다.

아쉽지만... 올해는 그냥 마트에서 블루베리 사먹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밭 한 귀퉁이에 몇가지 쌈야채를 심었습니다.

공대나온 남자는 밭갈고, 공대나온 여자는 씨앗심고...

대략 너댓평 되는 작은 면적인데도 2~3시간 땀 한 번 제대로 흘렸습니다.

 

제대로 자라줄지 어쩔지 모르겠는데...

올 여름에는 저희가 직접 키운 쌈 채소와 함께 삼겹살 구워 먹는게 소박한 목표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잘 크면 먹어줄께!!

 

뭘 더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