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31. 21:50ㆍ사는게 뭐길래/집짓기 & DIY
10년전 집 지을 때 함께 지었던 목조창고(농막)가 여기저기 낡고 삐걱거리고 우중충해 졌습니다. 당시에 워낙 급하게 대략 대충 속성으로 지은 탓에 모양새도 좀 맘에 들지 않았죠.
새로 지어야하는데.. 지어야하는데... 하면어 1년 2년... 그러던 중 언제나 그렇듯이 계기는 우연히 소주 한 잔과 함께 찾아오죠.
이런저런 얘기 중에 창고를 지으려는 생각을 말하게 되고,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친구가 내 손으로 집짓기에 필이 꽂히신 분이고, 몇년째 유튜브로 집짓기 영상 보면서 마음의 단련을 한 끝에 너무너무 실습을 해보고 싶은 상태! 바로 의기투합!
크기는 가로 4.8m, 세로 3.6m, 높이 2.4m~3.0m. 공법은 경량 목구조. 창고 안에서 목재를 이리저리 다루기 편하도록 천정은 약간 높게 잡았습니다.
"둘이 한 일주일 빡세게하면 되지 않을까? 집도 아니고 창고인데..."
집이 아니고 창고겸 농막이니 콘크리트 통기초는 너무 과하고 잡석과 시멘트 블록으로 기초를 잡았습니다.
시멘트 블록의 빈 공간은 나중에 몰탈과 잡석을 섞어서 보강했습니다. 40키로 몰탈 시멘트(레미탈) 5포 정도가 들어가네요.
수평 잡는데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깨너머로 배운것과 이론, 유튜브로 배운 것만으로는 역시나 한계가 있습니다.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땅 파고, 잡석 & 모르타르 채우고, 수평잡고, 빈 구멍 채우는데만 꼬박 이틀 걸렸습니다.
바닥은 2x6 방부목을 40센티 간격으로 잡았습니다. 중간부분이 처지지 않도록 따로 잡석과 자연석으로 보강을 했구요. 이건 비교적 수월하게 계획대로 진행이 됐습니다.
그리고 상판은 12mm 태고 합판으로 마무리. 기존 창고 지을 때도 태고 합판으로 바닥을 쳤는데 10년이 지나도 쌩쌩하게 버티더라구요. 방수 기능이 있어서 별다른 방수/방습 처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디디고 올라서보니 다행히 꿀렁거림도 없고 수평도 잘 맞았네요. 초보 작업자들의 결과물 치고는 제법 짱짱하네요. 요기까지 하는데 또 하루.
결국 기초랑 바닥하는데만 꼬박 3일 걸리네요. (중간에 몰탈 양생하는데 추가 이틀. 총 5일 걸렸습니다.)
일주일만에 완성? 그럼, 나머지 4일안에 완성할 수 있을까?
벽체 하루, 지붕 하루, 창호랑 외장 마감 이틀. 음... 이론과 계획으로는 가능할 것같기도 하네요. 단, 실수를 하지않고 오차도 없고 계획대로 일사분란하게 구글 스케치업에 그린 대로 착착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과연...
입으로는 경복궁도 지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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