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무료함 달래기

2020. 4. 27. 09:56월드컵 여행 - 2018 러시아/02.모스크바

2018-07-02

함께 월드컵 여행을 꾸렸던 사람들과 가족들 모두 고향앞으로… 둘 만 남았습니다. 7월 2일까지 함께 일정을 보내고, 7월 3일부터는 저 혼자 남습니다.^^

맨날 놀기도 힘들고, 맨날 맛집 찾아다니기도 귀찮은 그런날이죠. 계획된 하루가 아니라 오늘은 뭐하지? 오늘은 뭐먹지로 시작하는 그런 하루입니다.

10년된 모스크바 사람인양 숙소 근처 식당에서 보르쉬(러시아 수프)로 해장하고 볶음밥 비스름한 필라프로 아점 때우고 하루 시작!

오늘부터 16강 토너먼트가 시작됩니다. 뭐하긴 뭐해… 축구나 보면되지!

어디서 볼까? 팬 페스트가면 되지!

모스크바 팬 페스트는 우리가 참새언덕(Sparrow hill)이라고 부르는 곳에 있습니다. 모스크바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라네요. 밤이면 더 이쁘구요.

그래~ 거기루 가자! 프랑스:아르헨티나, 우루과이:포르투갈… 경기도 좋구나~^^

참새언덕… 일단 실망입니다. 낮이라 그런가? 더워서 그런가? 뭐, 월드컵 메인 스타디움인 루즈니키 경기장이 보인다는거 말고는 딱히 볼만한게 없네요.

원래는 참새언덕에서 한시간 정도 사진도 찍으면서 구경 좀 할려고 했으나… 10분만에 투어 끝! 주변에는 카페도 식당도 없습니다. 게다가 팬페스트 때문에 주변을 다 통제하는 바람에 노점상도 없고 차도 안다니고…

일단, 철수하기로! 마침 10분쯤 걸리는 곳에 쉬면서 맥주 한 잔 할만한 호텔이 있어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팬페스트로 오기로 했습니다.

호텔 로비에 편안하게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놨습니다. 우리는 안쪽에 있는 바로 옮겨서 자리를 잡고 좀 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갑자기 돌풍에 비바람에 천둥번개 몰아치고… 이래서 팬페스트 갈 수 있으려나?

결국 프랑스:아르헨티나 경기는 그냥 호텔 바에서 맥주 한 잔과 함께 보게 됐네요. 저 좋은 경기를 소파에서 심심하게 보다니.. 팬페스트였으면 훨씬 재밌었을텐데 말이죠.

일단 이 경기는 호텔 바에서 봤는데, 경기가 완전 꿀잼이네요! 프랑스 대박, 메시는 고향앞으로!

경기가 끝나니 비도 그치고 날씨가 괜찮아졌습니다. 맥주 한 잔 더 하고 우루과이:포르투갈 경기를 보러 다시 팬페스트로 나서는데, 팬 페스트에 있어야할 자원봉사자들이 우리쪽으로 걸어오네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어 물어봤더니 날씨 때문에 팬 페스트가 문을 닫았답니다. 비도 비지만 돌풍이 엄청 심했거든요. 우리는 실망 가득한데 조기퇴근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너무나 싱글벙글.... 뭐 이렇게… 심심한 날에 심심한 것 좀 때우겠다는데… 그걸 이렇게 안도와 주냐…ㅠ.ㅠ

할 수 없지 뭐… 어디 적당한 곳 잡아서 술 한잔에 축구나 봐야지…

그냥 그렇게 숙소 근처에 있는 큰 호프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손님 대다수가 러시아 사람들이란걸 빼면 서울 시내 어디쯤엔가 있을법한 큰 호프집에서, 서울에서 흔하게 먹던 안주를 시키고, 서울에서 같이 술먹던 사람과 술 한 잔 하는걸로 하루 마무리. 월드컵 보러 러시아 온거나 서울서 친구들이랑 보는거나 별 차이가 없는 하루네요.

어째 참새언덕부터 뭔가 생각과 다르더라… ㅠ.ㅠ

그래도, 경기가 너무 재밌었습니다. 두 시간 전에 쓰라린 패배를 맛본 아르헨티나 청년이 옆자리에 있어서, 함께 우루과이 응원하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6시간만에… 메시에 이어서 호날두도 고향앞으로~~

우린 숙소로… 아… 별로 한 거 없이 개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