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조지아 음식 먹고 “고려”까지?

2020. 4. 23. 14:31월드컵 여행 - 2018 러시아/02.모스크바

2018-06-19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늦게까지 진하게 한 잔하고 모스크바로 지금은 왔습니다. 쿨한척 하면서도 경기에 지면 살짝 기분 다운되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술이 다 떨어져서 민박집 냉장고에 있던 술까지 다 마셔 버렸네요. 민박집 아줌다는 돈을 지불하겠다는 내 말을 알아 들었는지, 연신 손을 내 저으며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술 좋아하는 나라는 이런 정이 있다니까~^^

모스크바에서 이틀을 보내고 멕시코전이 열리는 로스토프온돈으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이제 제법 러시아 현지인, 세르게이화 됐습니다.^^ 대강 러시아의 교통 시스템도 이해하게 됐고요.비록 경기는 졌지만 니즈니 노브고로드라는 도시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네요. 경기 일정에 맞춰서 퍼마시고 다니느라 예쁜 도시를 제대로 보지 못한게 많이 아쉽습니다.

숙소(Air BNB)를 떠날 때, 주인 아줌마가 사진 하나를 보여주네요.

“이거 너희 맞지?”

경기장 가면서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누가 그 중 하나를 welcome2018.com이라는 월드컵 페이지에 올린 모양입니다. 덕분에 끝까지 즐거운 추억을 가지고 니즈니 노브고로드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축구팬들을 위해 특별히 도시간 무료열차를 제공합니다. 경기 티켓이 있고 팬 아이디를 만들면 인터넷으로 쉽게 예약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용했는데 무척 쾌적하고 괜찮습니다. 무료라고 개무시하면 안되고요, 우리나라 KTX급입니다. (기차의 열차편명이 “FIFA”입니다.)

모스크바 도착해서 숙소에 체크인 하고나니 오후 3시쯤 되네요. 숙소는 1박 14만원하는 호스텔의 트리플룸인데 매우 작아요. 가방 눕혀 놓으면 방이 꽉 찰 정도^^ 아쉽지만 모스크바에서는 이게 최선이었습니다. 다행히 주인장 올가 아줌마가 참 친절하고 살갑게 반겨 주네요. 역시나 말은 안통하지만 정이 느껴져 좋습니다.

러시아에서 맛보는 조지아 음식

살짝 배고픈 시간이라 숙소 근처의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조지아 음식 전문점이 바로 숙소 옆에 있었습니다. 호스텔 문앞에서 담배 피면서 살짝 분위기 간을 봤더니, 왠지 그럴싸하고 괜찮은 식당 같더라구요. 가격도 살짝 봤는데... 고만고만^^

그런데, 조지아 음식이 참 맛있네요! 웨이터와 적당히 얘기를하고 만두 비슷한 것(힝칼리, khinkali)과 핏자 비슷한 것(하차푸리, khachapuri), 그리고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는데 모두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웨이터와의 영어 소통은 50% 정도였지만, 음식은 기대했던 그대로100%로 나왔어요!

저 식당에서 먹었어요. 누구 능력자있음 저 간판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엔 북한 음식?

숙소에서 잠시 쉬고 이번에는 저녁 먹으러 북한 식당으로 갔습니다.

최근 몇달새 남북 분위기 많이 좋아졌죠? 저희도 별다른 경계심이나 거리낌 없이 식당을 찾았고 식당에서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고려(КОРЁ)". 식당들어가기 전에 일명 세르게이 가족 인증샷 한 컷! (세르게이 주니어... 뭔가 불만 가득한 10대^^)

뭔가 이것저것 많이 먹었고요… 맛있게 먹느라 사진 별로 못찍었고요… 마지막에 평양냉면 먹고 왔습니다.

일행들이 찍은 사진 대신 올립니다. 우리가 아는 음식도 있고, 모르는 음식도 있고, 아는 맛도 있고, 모르는 맛도 있고... 근데, 다 맛있었어요. 여기 모스크바 맛집 인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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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페테르부르크랑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는 백야 때문에 밤이 짧아서 늘 잠이 부족했는데, 모스크바는 다행히 해가 좀 더 늦게 지네요. (9시쯤?)

다행입니다… 개피곤에 쩔어서 이제는 제발 한번만 푹 고꾸라져서 잤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내일 또 놀죠~^^

지금까지 잘 먹고 잘 놀았는데, 내일부터는 더 재밌게 잘 놀아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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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더 궁금하세요? 네, 맞아요. 서빙하는 직원들 미모 상당해요. 저 또 갈지도 몰라요.^^
(사진사는 배경화님. 테이블의 꽃은 이창희님이 동포들과 나누려고 준비한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