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페테르부르크 도착

2020. 4. 22. 09:14월드컵 여행 - 2018 러시아/01.상트 페테르부르크

2018-06-15

약 10시간의 비행끝에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몇몇 한국 축구팬을 볼 수 있었고, 입국 심사를 받으면서 이란 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로지 축구 하나로 말 통하는 나라 이란. (영어가 짧은만큼 대화도 짧게 ^_^)

“한국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다구. 알고 있지?”

“응. 알아. 테헤란에도 서울로가 있지. 물론 너희… 케이로스 알겠지? 주먹감자 때문에 기분 나빴다고…”

“알쥐! 으~~ 케이로스… 그래도 니덜이 잘하길 바래. 내일 모로코랑 경기있지? 우리도 그거 보러 갈꺼야.”

“니덜… 어느쪽?”

“ㅎㅎ 당연히 너희 응원하지~~”

 

늦은 시간 도착, 찌든 몸땡이, 1시간 이상 걸리는 입국 대기줄에서 하릴없이 이란 팬들과 농담 따먹기한 후 드디어 입국!

상트 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워낙 늦은 시간이라 일행들과는 바로 숙소로 찢어졌습니다.

친절한 자원봉사 아가씨 덕분에 수월하게 택시를 잡고 숙소로 갔습니다. 직접 가격을 알아보고, 택시 타는 곳까지 데려가서 기사에게 우리 숙소까지 정확히 알려주더군요. 덕분에 저희 가족은 750루블(1만원 약간 넘음)이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가격에 택시를 탔는데… 일행들은 다소 비싸게 택시를 탔다고하네요.

월드컵이 이렇습니다. 준비가 잘 되었네 어쩌네, 안전하네 그렇지 못하네 말들이 많은데 막상 현지에 도착하면 놀러 온 우리도 설레지만 우리를 맞이하는 현지 사람들도 함께 설레고 있다는 것!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백야(White night)의 도시입니다. 밤 11시에도 하늘은 아직 초저녁같습니다. 그냥 그대로 나가서 한바탕 놀까 싶었으나… 대충 거리 모습을 보니 이미 한산해진 모습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의 몸땡이가 쉬고 싶어라… ㅎㅎ

숙소는?

3일 밤을 보낼 작고 아담한 객실 3개 정도의 작은 가족 호텔. 3인실(더블 1 + 싱글 1). 작은 화장실 딸림. 방 밖에 커피&차,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포크-나이프-접시 등 구비. 조식 포함(아침식사는 숙소에 딸린 카페에서 제공). 전철역 도보 5분. 시내 중심가에서 살짝 벗어난 곳. 

늦은 시간 체크인한 러시아 말 모르는 손님을 위해 30분 가깝게 손짓 발짓해가며 친절하게 설명한 아저씨 덕분에 비로소 안락함을 느낍니다. 월드컵 기간에는 숙박요금이 2배 이상 인상됩니다. 그렇다고 2배나 되는 돈을 지불할 수 없으니, 조금은 불편하지만 가격에 맞는 숙소를 골라야지요.

도심이나 관광지에서 조금 멀지만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 다소 낡고 작은 지역호텔이지만 깔끔하고 친절하다고 알려진 곳. 시설이 다소 부족하긴하지만 친절한 스탭들이 있고 숙소 주변에서 손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 의외로 이런 숙소들이 꽤 있을뿐만 아니라 색다른 경험과 만족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아날로그적인 향기가 물신 풍기는 영수증 같은걸 열심히 써내려갑니다. (날짜와 금액 외에는 해독 불가! 리셉션 아저씨는 영어 1도 못하는 상황에서 손짓 발짓 구글 번역기 적절히 활용)

그리고, 열심히 뭔가를 설명합니다. (내가 이해한 핵심은…)

“내 이름은 이고르. 밤이고 낮이고 상관없어. 노 프라블렘. 도움이 필요하면 방문 똑똑하고 ‘이고르’하고 부르면 돼~”

“고마워요. 근데, 담배는 밖에서 피면 되나요?”

“나가자. 같이 담배 한 대 하자.”

ㅎㅎ 이러면 급 친해지는데…^^ (이 때, 비장의 무기 시전! 서로 담배 바꿔피기 ^_^)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아침!

2~3시간이나 잤을까? 몇시간 못자고 눈이 떠지네요. 백야의 도시… 새벽 4시인데 날이 훤~하게 밝았습니다. 숙소 앞에서 담배 한 대 피면서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첫 아침을 맞습니다.

그나저나… 하루를 늦게 시작하는 러시아 사람들은 9시 넘어야 아침 식사를하고, 오후 2시에 점심 식사를 한답니다.

잠시 눈을 좀 더 부쳐야 오늘 하루를 달릴것 같네요.

숙소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오전에는 티켓 센터에 가서 예약해둔 입장권(모로코:이란)을 찾고, 오후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내 나들이, 저녁에는 경기를 보고, 술도 한 잔 해야겠고… ㅎㅎ

신난다~ 이제부터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