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전경준 선수를 기억하세요?

2006. 10. 13. 14:10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오래전부터 포항 스틸러스를 지켜 본 팬들이라면
90년대 중반 포항에서 활약했던 등번호 11번의 전경준 선수를 기억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체격은 그리 크지 않지만
경쾌한 드리블이 일품이었으며 외모 만큼이나 공을 참 예쁘게(?) 찼던 선수죠.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거칠고 투박한 한국의 프로축구 판에서
유달리 곱고 섬세한 플레이를 하던 전경준 선수를 참 좋아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결혼식날(1998년 5월 17일, 일요일)
전북과의 홈 경기 때, 연장 골든 골을 넣으면서 최고의 결혼 선물을 주었던
바로 그 선수!

실력으로 볼 때는 언제든 국가대표 한 자리는 차지할만큼 출중한 선수였지만
그의 재능을 펼질 만큼의 기회는 주어지지가 않았지요.

.....

헌데 말입니다...
지난번 포항에 갔을 때, 박태하 코치로부터 우연히 전경준 선수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박태하 코치: "경준이 지금 싱가폴 리그에서 뛰고 있어!"
민간인 족쟁이 : "잉? 지금 현역으로 뛰어요? 벌서 나이가 서른 다섯은 됐을텐데?"
형수님 : "이이(박태하 코치)도 서른 넷까지 뛰었는걸요... ^_^"

.....

반갑기도하고 놀랍기도하고...
궁금하던 차에 인터넷을 뒤져보았더니
현재 싱가폴 프로리그인 S.League의 Home United FC 소속으로 뛰고 있군요.

간만에 만나는 이름과 사진을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사람은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전경준 선수!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지만
항상 건강하고, 항상 멋진 플레이 펼치기를 기원합니다!

Home United FC 홈 페이지 가기 | S.League 홈 페이지 가기

구단 홈 페이지의 소개내용입니다. 여전히 깔끔하고 Cool 한 모습이군요!

현재 11골로 리그 득점랭킹 8위! 5골을 기록한 선수 중에 박태원(Park Tae Won)이라는 한국 선수도 있습니다.

전경준 선수랑 박태원 선수 모두 Man Of the Match로 두 번씩 선정되었습니다.

전경준 선수가 뛰고 있는 Home United FC는 현재 리그 5위를 달리는 중!


...............

S.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는 전경준 선수만이 아닙니다.

- 배진수 Bae Jin Soo (Geylang United FC, 6, FW)
- 남웅기 Nam Woung Ki (Geylang United FC, 10, FW, De-registered)
- 전경준 Jeon Kyeong Joon (Home United FC, 14, MF)
- 안태혁 Ahn Tae Hyuk (Sengkang Punggol FC, 8, MF, De-registered)
- 박태원 Park Tae Won (Woodlands Wellington FC, 18, FW)

(누가 위 선수들에 대한 국내에서의 프로필 가지고 계신 분 없을까요?)

그리고... 싱가폴 리그에서 특이한 팀들도 있습니다.

Albirex Niigata FC - 전 선수가 일본 선수들입니다.
Sporting Afrique FC - 아프리카 선수들로만 구성 (대부분 나이지리아)

우리나라라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은 없군요 ^_^
한국 출신의 기업인 중에 든든한 후원자가 없어서 그런가?
아프리카팀, 일본팀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한국팀이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못지 않게,
마이너 리그에서 뛰는 그들도 모두 멋진 선수들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