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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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그 놈 맘에 든다!
일본 선수들, 아니 어쩌면 일본 사람들에게 해당할 수도 있는데 항상 웃는 얼굴과 매너있는 표정관리 수줍은 듯 하기도 하고 소심한 것 같기도 하고... 한일전이 벌어지면 한국은 이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분위기로 덤비지만 일본을 보면... "우리는 그렇게까지..."라는 투로 약간 한 발 빼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경기에 진 후에도... 한국이라면 '제2의 국치일'이라는 식의 감정적 표현을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패배를 인정하는 듯 하면서도 속으론 그렇지 않은 묘한 이중성이 있습니다. 이치로... 이 선수는 아니더군요. 왜 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선수가 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30년 동안 일본을 이길 생각을 못하도록, 그렇게 열심히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이치로의 30년 망언..
2006.03.17 -
불멸의 박태하
공 잘차는 선수들 참 많이 봤다. 공 잘차서 유명한 선수들 많이 봤고, 유명하지 않지만 공 잘차는 선수도 많이 봤다.공 잘차서 경기장에서 펄펄 나는 선수들 많이 봤고, 공은 잘 차면서도 경기장에서 하염없이 죽쑤는 선수도 참 많이 봤다. 박태하!지금은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걷는 이 사람...심장이 터질때까지 뛰고 또 뛰고, 결코 은퇴라는 걸 모를것만 같던 그 사람...돌이켜서 한 번 생각을 해 본다.황선홍이나 홍명보만큼 스타도 아니었고 비슷한 포지션의 고정운보다 잘난 선수도 아니었다. 국가대표에 이름 석자 올렸지만 포항을 떠나서 또는 어지간한 축구팬이 아니면 그냥 이름 석자 흘리듯이 들어 보았겠지.그런 그가 왜 그렇게 좋았을까...생각해 보니까 형은 축구를 발로 하지 않았던거 같아.높이 솟구쳐 올라서 내..
2006.03.07 -
붉은악마와 칸타타 선언
붉은악마라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서포터스가 10년쯤 전에 PC통신 하이텔의 축구동호회를 기반으로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저 단순히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한 군무집단이 아닌 한국축구의 팬으로서 느끼는 절박함 그리고, 팬으로서 꿈꾸는 미래를 가슴에 안고 출발한 것이 바로 오늘의 붉은악마가 된 것이다. 지난 앙골라전 때의 검은 옷 시위의 논란을 보노라면... 안타깝다... 왜 붉은악마는 검은색 옷을 입었느냐고? 붉은악마의 초심은 어디로 갔냐고? 아래에... 1995년 하이텔 축구 동호회 시삽의 이름으로 발표된 '칸타타 선언' 이라는 글을 소개한다. 거창한 것은 아니다. 칸타타라는 이탈리안 카페에서, 동호회 회원들이 모여서 만든 동호회의 지향점과 강령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2006.03.03 -
3월 1일 앙골라전 스케치
경기장에 6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진입이 어찌나 혼잡하던지... 결국은 7시 30분이 돼서야, 길가 후미진 곳에 차를 댈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좀 더 일찍 경기장에 가기 때문에 별다른 혼잡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삼십분 출발을 늦췄다가 낭패를 보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 좋은 자리를 차지하다 지인의 도움으로 아주 좋은 자리에 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W-D 구역 앞에서 세번째 줄 한국팀 벤치 바로 뒤, 아드보카트감독의 눈높이에서 경기를 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화이팅과 함께 경기는 시작되고... 우리진영에서 선수들의 화이팅과 함께 경기를 시작합니다. 도대체 둥글게 모여서 무슨 이야기들을 할까요? 아마도 뻐~언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이겨야 돼, 알았어?..
2006.03.02 -
부천SK, K리그연맹, 그리고 포항스틸러스에 고하노니...
부천의 연고지 이전 사태를 접하면서 매우 허탈하고 배신감마저 느끼게 되더군요. 저는 포항의 팬이고, 포항은 연고지를 이전할 일이 없겠지만 부천의 일이 남의 일처럼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부천과 저와의 일말의 인연이라면, 초창기부터 목동 운동장에 모여서 함께 축구를 보고 즐기던 형이나 동생들이 부천 서포터로 또는 붉은악마의 일원으로 지금까지 계속 안부정도는 주고 받는 사이... 그 정도가 다겠지요. 제가 느낀 배신감은 연고지를 이전해서가 아닙니다. 구단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연고지를 이전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그러나, 부천의 일이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팬들의 존재에 대한 의식이 과연 이정도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단 부천뿐만 아니라 리그를 관할하는 연맹, 그리고 그 연맹을 ..
2006.02.23 -
지난 여름, 포항 스틸러스 송라연습장에서
지난 6월, 아기랑 아기 엄마와 함께 포항의 송라연습장에 갔었습니다. 선수들 훈련이며 연습경기며... 포항에 있을 때는 거의 출근부를 찍던 곳이지요. 클럽 하우스 1층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연습장은 정말 멋집니다. 멀리 바다가 보이고... 바로 앞에는 그림 같은 축구장이 펼쳐져 있고 그리고, 거기서 열심히 달리는 선수들이 있고... 한 잔의 커피와 함께 축구팬으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호사와 여유를 부리는 곳이었습니다. 이제는 그렇게 여유와 호사를 부릴 짬을 내기도 힘들고 어느덧 아기와 함께 그곳을 찾게 될만큼 나이도 많이 먹었습니다. 마침 일요일이서 선수들의 훈련을 볼 수 없었지만 아기와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날이 풀리고, 다시 잔디가 파랗게 올라오는 계절에 다시 한 번 아기와 함께 포항의 바..
2006.02.23